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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와 영천③]맨몸으로 탱크에 맞서는 국군… 나라위해 목숨 바친 무명용사 많아
신녕지구 전투
2020년 06월 26일(금) 08:21 1117호 [영천시민뉴스]
 
올해는 6·25전쟁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6·25전쟁은 우리 민족사에서 최대 규모의 재앙을 초래한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으나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와 자녀세대인 청소년들에게는 점점 멀어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옛이야기가 됐다. 안타깝게도 이제 전쟁에 참전했고 그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증인들도 고령으로 인해 생존자가 많이 남지 않았다. 전쟁 이후 태어나 대한민국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땀 흘린 주역들과 지금의 평화나 자유가 너무나 당연한 시대에 태어난 세대들이 공존해 살고 있는 지금, 70년전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 다해 싸워야만 했던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되새겨보고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더불어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는 6·25전쟁 당시 기울어가던 국가의 명운을 되살린 우리 영천대첩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놓은 책, 몸소 겪은 이들의 이야기와 전투사를 엮어 자료로 쓰기위해 1973년 영천군교육청(교육장 김해인)에서 개간한 ‘6·25와 영천’이라는 책을 입수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6·25전쟁 70주년에 즈음하여 지역의 전쟁사에 대해 재조명하고 또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도 미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중요한 노력이라 여겨서다. 총 10여 차례 걸쳐 연재형식으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며 내용은 70년대 당시의 국어표기법에 의거하고 있다. <편집자주>


↑↑ 신녕지구 전승비의 모습.
ⓒ 영천시민뉴스
“8월 하순 공산군 제8사단은 군위군 의흥 등지에서 국군 제6사단과 격전을 전개하면서 계속 남하하여 신녕 북쪽의 조립산 부근에 이르러서는 더욱더 치열하게 반격전을 가해 왔었지. 그러나 우리 제6사단도 전차 파괴 특공대를 조직하는 등 맹렬히 싸웠지. 그러니까 1950년 9월 4일 국군 제6사단과 사령부는 적의 전차가 전선에 자꾸 나타나 우리 국군의 공격에 지장이 많았으므로 특공대를 조직하여 공산군의 전차를 파괴하도록 제19연대에게 임무를 맡겼단다. 연대장 김익렬 대령은 전차가 몰려오는 길목을 점령하고 있던 제1대대장 허용우 소령에게 특공대 편성을 명령하지 않았겠니? 허 소령은 대대 내에서 특공대를 지원할 장교 한 사람을 선정하게 되었단다. 소위 이상의 모든 장교들이 서로 다투어 목숨을 잃을 것이 빤한 위험한 특공대 지휘를 희망하려한다. 허 소령은 가장 앞서 지원한 제1중대 제3소대장인 변규영 소위를 특공대장으로 임명하게 되었으며 대원으로는 사병 중에서 서로 ‘내가 가야한다. 아니야 내가 파괴할 테니’ 하고 앞서는 용감한 5명을 선발하였단다. 특공대는 3.5인치 로케트포 1문을 메고 수류탄과 폭약 그리고 소총으로 무장한 다음 9월 3일 밤 10시를 기하여 여덕동에서 도로를 따라 3km를 걸어 4일 새벽 3시까지 숨을 죽여 가며 집실에서 화수동 부락의 도로 교차점 깊숙한 곳에 숨어 공산군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이 특공대원들은 이미 목숨을 나라에 바칠 굳은 결의가 되어 있었단다. 서로 번갈아 쳐다보는 대원들의 눈빛에는 약속이나 한 듯 꼭 무찌르고 죽는다는 각오가 엿보였지. 아! 1분….

변 소위는 시계의 초점만 내려 보고 있었고 5명의 대원은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30초 이때였다. 요란한 괴음을 울리며 탱크 8대가 나타났지. 대원들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 했지. 손에는 땀이 쥐어지고 탱크는 화수교를 건너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대장님, 어떻게 합니까?” 한 대원이 수류탄을 불끈 쥐고 물었었지.
“아니다. 침착해!” 변 소위는 대원들이 흥분해 있는 마음을 가라 앉혔지.
복병이 잠복해 있는 것을 알 리 없는 공산군의 탱크는 교량을 모두 통과하였다. “사격 거리 15m 앞.” 요란한 소리를 내며 첫 탱크가 찾아 왔을 때 이를 놓칠 리 없는 변 소위는, “사격 개시!” 하고 명령했지.

대원들은 일제히 로케트 포탄을 퍼붓기 시작했단다. 첫 번째의 탱크에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자 곧 변 소위는 두 번째 탱크, 세 번째 탱크의 차례로 쏘지 않고 맨 뒤에 오는 탱크에 로케트포를 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놀랍고도 슬기로운 작전이었지. 그리고 나서 대장인 변 소위 자신은 두 번째의 탱크에 뛰어 올랐었지.

↑↑ 성환산 공원 참전비.
ⓒ 영천시민뉴스

“자아! 받아라. 이 수류탄을…. 변 소위는 수류탄의 핀을 입으로 물어 뽑고는 전차 안에 던지니 탱크는 폭음도 요란하게 푹신 주저앉고 말았지.” 아버지는 직접 수류탄을 던지는 시늉을 내면서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나도 어떻게나 신이 났는지 아버지가 수류탄을 던지는 시늉을 할 때 벌떡 서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두 손을 불끈 쥐고 계셨습니다. 아버지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이때처럼 신나게 이야기 하시는 아버지 모습을 본 적이 없었으니 어머니까지 놀라 뛰어 오셨습니다. “당신은 웬 이야기를 그렇게 야단스럽게 하시오.”

“야단, 야단스럽게 안할 수 있어?” 아버지는 어머니의 물음은 아랑곳없이 다음 이야기를 계속 하셨습니다. 나는 온 몸에 열이 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특공대원이 무사해야 할 텐데.’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아 도사리고 앉았습니다. “하느님도 제발….” “자아! 내 이야길 들어 봐.”

아버지의 입가엔 거품이 나고 있었습니다.
“벌써 두 대의 탱크를 파괴한 특공대원들은 사기가 충천되었었지. 암, 되고말고. 로케트포 세례를 받은 맨 뒤의 탱크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아무데나 이리저리 기관총을 쏘면서 뒤로 물러서다가 교량 입구에서 스스로 전복되고 말았단다. 이 모양을 본 변 소위는 휘발유를 들고 탱크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지.” “대장님, 위험합니다. 엎드리세요.” 대원 한 사람이 고함치자 적의 총알이 쌩! 소리를 내며 변 소위의 머리를 스쳐 갔단다. 엎드려 있는 줄만 알았던 변 소위는 어느새 탱크에서 압사된 적병의 군복을 찢어 휘발유를 묻혀서 탱크 안으로 던지고는 달려왔었지.

‘쾅!’ 산천을 뒤흔드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탱크는 폭발되고 말았지. 이 침착하고도 용감한 변 소위의 모습은 탄복할 만하였단다. “자아! 다음은 수류탄으로!” 변 소위와 대원들은 각각 적의 탱크로 뛰어올랐었지. 길이 막혀 전진 못하는 적병들은 탱크의 뚜껑을 열다가 또 봉변을 당했으니 정말 귀신 잡는 특공대원 이었지. “이놈들아, 이제는 너희가 마지막이다. 손을 들고 나왓.”하고 고함을 지르니 적병들은 탱크 안에서 갈팡질팡 기관총을 난사하다가 “나가면 살려 주갔소?”하는 것이었다.

“살려 준다. 어서 나왓!” 하고 변 소위가 고함을 치니 겁을 먹은 공산군 장교 1명과 4명의 병사가 두 손을 들고 나왔단다. 다른 대원들도 나머지 탱크를 모조리 파괴시키고 적병 5명을 포로로 앞세우고 본부로 돌아올 때 국군 아저씨들은 모두 일어서서 환호성을 올렸지.
“야! 그 변 소위라는 분 굉장하군요. 정말 너무너무 용감하고 훌륭하시네요. 아버지! 훈장도 탔겠지요?” “암, 타고말고. 훈장뿐이겠니….

“아버지, 지금 어디 계시는지 꼭 한 번 보고 싶네요.” 나는 온 몸에 자꾸 열이 났습니다. 손을 얼마나 불끈 쥐었는지 땀에 축축히 젖어있었습니다. 어버지께서는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사단장 김종오 대령으로부터 육군 중위로 특진된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금성 을지 무공훈장도 받고 50만원의 상금까지 받게 되었단다. 물론 특공대를 지원했던 네 친구와 사병들도 모두 한 계급씩 특진을 했으며 모든 부대 장병들이 축하해주었고 전 국군 아저씨들의 사기가 하늘 끝까지 올랐었지. 그러한데도 변 소위는 이 영광은 대원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명령대로 잘 싸워준 덕이라면서 겸손해 하더란다. 이 얼마나 훌륭한 지휘관이니?” 아버지는 변 소위의 칭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런 일이 우리 고장에서 있었다니 꿈만 같군요. 나도 남자라면 커서 특공대원이 되어 공산군을 무찌르고 싶어요.” 나도 모르게 그런 소리를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불붙는 듯한 애국심이 없고는 정말 하기 힘든 일이란다. 그러나 6·25 때 수많은 국군 아저씨들이 이 이상의 어려운 전과를 세우고 숨진 ‘무명의 용사’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단다.”
<다음호에 계속>

정리 : 박순하 시민기자
박순하 시민기자  smtim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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