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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기획⑬]“정직한 나무쟁이가 되고 싶네요”… 미세공예분야 전국서 인정
권순조 대한민국 전통명장
2020년 06월 30일(화) 13:07 1118호 [영천시민뉴스]
 
영천시민신문사에서는 2009년부터 시민기자 연중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2009년 영천명물, 2010년 이색단체, 2011년 영천최고, 2012~2014년 동네소개, 2015년 억대부농, 2016년 매력시민, 2017년 봉사단체, 2018년 문화재조명, 2019년 영천사람을 주제로 기획시리즈로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힘내라 소상공인’을 주제로 연재를 합니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공유하며 과거 국난극복에 앞장섰던 영천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시민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살맛나는 지역사회가 되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기대합니다.

↑↑ 직접 새긴 인장을 선보이는 권순조 씨.
ⓒ 영천시민뉴스
“나무를 알면 목공예가 쉬워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무 자체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대로만 다루려고 하니 그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축소되고 마는 거죠.”

지역에서 국산의 좋은 나무로만 갖춰진 ‘목공예 명소’ 혹은 ‘나무 나라’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알려보고 싶다는 포부를 당차게 소개하는 사람, 자칭 나무쟁이, 대한민국전통명장 권순조(49) 공예가의 업장으로 찾아갔다. 연고가 전혀 없는 영천 북안면에 들어와 자리 잡은 지 10년 째. 전체 부지 3000㎡(1000)평의 면적에 창고와 작업장, 전시판매장, 게스트하우스까지 갖춘 ‘새벽공예’ 공방과 전시장을 운영하며 작품 활동도 하고 있는 권 대표는 스스로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와 친숙한 사람이라며 공예를 시작한 지 35년 되었다고 말했다.

“인장사업을 시작으로 해서 다양한 품목으로, 100% 국산나무만 수집해 가공한 나무를 판매하거나 작품을 직접 만들고 있어요. 작은 생활 소품부터 테이블, 가구 등을 만드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차(茶)도구입니다.” 권 대표가 최초 공예로 시작했던 일은 인장, 즉 도장의 외형에 무늬를 넣어 새기는 것이었다. 용, 글자 등 다양한 모양의 인장들이 작업장 선반에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은은한 나무향이 가득한 전시장 내부에도 많은 양의 소품과 차탁, 테이블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지만 주인장이 가장 눈에 띠게 자랑 하는 것은 단연 차도구 이다. 가늘고 긴 상아를 이용해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각해놓은 차스푼 손잡이의 문양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 소품공예를 시연하는 권 대표.
ⓒ 영천시민뉴스

“전국적으로 미세 목공조각을 하는 공예가는 몇 되지 않습니다. 제가 아주 세밀한 조각을 하는 사람이라 공예를 하는 분 혹은 관심 있는 수집가들이 물어물어 찾아오시기도 해요. 저 스스로는 잘 몰랐는데 전시회나 대회에 나가서 얘기를 나누다가 저를 소개하게 되면 더러 아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제 작품들 자체가 미세하고 독특해서 유명해졌다는군요.” 미세 공예로 업계에서 유명한 것은 손가락 크기만한 인장 공예를 시작으로 한 그의 강점이라 보여진다.
권순조 씨는 18년 전 초기 독립할 당시 대구에서 1000만원의 종자돈으로 작은 작업장을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4년 만에 600㎡(200평), 180㎡(60평) 건물로 확장이전 했는데 이후 땅 소유자가 바뀌면서 다시 옮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고 비싸지 않은 터를 물색하다가 영천의 외곽으로 오게 됐다. 그렇게 이주해온지 10년 만에 지금 자리에 다섯 동의 건물과 오래된 마을공동작업장까지 임대·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입소문으로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은 이 곳에서 며칠씩 묵으며 배워가기도 하고 공예 스터디 그룹을 결성하자는 제의도 더러 들어왔다고 말하는 권 대표는 “여기서 배움의 공간을 만들어 공예 숙련자든지 초보자든지 누구나 관심 있는 사람들이 나무를 알고 친숙해지고 또 조각해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라며 30년 이상 목공예 일을 하다 보니 동년배로 견주어볼 때 경력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데다가 4년 전에는 미세공예분야에서 인정받으면서 ‘대한민국 전통명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목공예 가운데도 배우고 싶은 다양한 장르별로 새벽공예 안에서 선택적으로 배워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 추진하고 있다는 권순조 대표다.

↑↑ 찾아온 손님들에게 목공예 작업장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 영천시민뉴스

“대개 목공예를 하는 곳에 가보면 목재관리가 허술한 곳이 많아요. 제가 어릴 때 처음 나무공예를 접하고 나서 목공예가 공부보다 훨씬 재미있고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당시에도 목공소의 나무관리가 무척 허술한 것을 많이 보고 알았어요.”라며 “아, 나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나무 수집부터 관리, 작품 활동까지 체계적이고 완벽하게 해서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무관리의 기준 혹은 지침이 되도록 나부터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어요.”라며 나무를 관리하는 비법이 새벽공예 작업장과 창고 내부에 모두 숨어있다고 털어놓았다.

먼저, 통나무 원목을 들여오면 나무마다의 성질을 감안해 각각 필요한 시간만큼(2~3년) 보관하고 있다가 이후 제재를 해 햇볕과 바람을 쏘여 준 다음 삶아낸다. 삶은 나무는 꺼내서 물기가 다 빠지면 다시 통풍시킨 뒤 1년간 창고에서 건조시킨다. 작업장 한 쪽에 보였던 대형 솥에다가 물을 끓여 나무를 삶는다고 하니 그 대단한 작업이 상상이 돼서 놀랍기만 했다. “혼자 나무를 쓰려고 삶아내는 게 아니라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대량이라 일이 많고 힘들죠. 아마 이렇게 작업하는 건 전국을 통틀어 몇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라며 장담하는 모습이다. 또 “공부만 할 어린 나이에 선친의 지인에 의해 처음 접하게 돼서 흥미 없었던 공부는 완전히 뒷전이 되어버리고 나무 조각에만 미친 듯이 매달렸어요. 말할 수 없이 재미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봐도 공부는 할 시기에 해야 되는 것이 맞지요. 하지만 그 때 공부를 접고 목공예에 입문한 것에 대해 조금도 후회는 없어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이죠.”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며 속내를 피력했다. 지난해까지 새벽공예의 연매출은 1억원 수준이었는데 코로나의 영향으로 매출액도 절반이상 삭감되는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 누구나 힘든 시기라 조금씩 적응하고 대처해가면서 다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거라고 했다.

ⓒ 영천시민뉴스

ⓒ 영천시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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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조 씨는 대한민국 공예대전과 경북 공예대전, 경북 관광기념품 공모, 현대조형 미술대전 등 굵직한 대회에 참가해 입상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그의 꿈은 대회에서의 입상만은 아니다. “나무를 속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판매를 위해, 내 이익을 위해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고 정직한 나무쟁이가 되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죠.” 덧붙여 “장사꾼이나 고루한 장인이라는 명칭도 사양합니다. 저는 진정한 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 영천시민뉴스

나무를 잘 알고 나무를 이해하는 나무 전문가로 이름이 남고 싶다는 사람, 새벽공예를 운영하는 권순조 대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박순하 시민기자  smtim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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