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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탐방】 검찰총장·국가안전기획부장 역임한 서동권 변호사
“임고서원 신도비 제가 쓰게 돼… 글씨체 1년 반 연습”
2012년 09월 20일(목) 16:56 [영천시민신문]
 
영천은 수많은 법조인을 배출한 고장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검찰총장과 안기부장을 역임한 서동권 변호사이다.
서동권 변호사는 1956년 고려대학교 정법대 재학 중에 사법고시(8회)에 합격한 후 1961년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법무부차관, 서울고등검사장을 거쳐 1985~1987년 검찰총장으로 봉직한 후 1989~1992년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역임했다. 영천군 화북면 자천 출생인 서동권 변호사는 영남지역의 유서 깊은 달성 서씨집안의 후손으로 조선조 숙종때 문과에 장원급제하고 형조판서, 병조판서,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에 이른 당대의 대학자인 공숙공 서문중(恭肅公 徐文重)의 12대손이다. 현재 재경영천향우회의 원로고문이기도 한 서동권 변호사에게 재경영천향우회의 현안 사업을 설명하고 자문을 받기위해 조강호 향우회장을 비롯해 관계자들과 함께 변호사사무실인 동서법률문화연구소를 찾았다. 서동권변호사는 최근 디스크수술의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특유의 근엄함과 동시에 동안인 얼굴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향우회 현안사업에 대한 향우회관계자들의 설명을 경청한 후 향우회발전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친김에 평소에 궁금하던 사항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쾌히 승낙해주었다.

↑↑ 서동권 변호사(좌)와 조강호(우) 재경영천향우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 여든이 넘은 연세임에도 사무실에 출근하시는데 힘들지는 않은지?
“사실은 근년에 들어 두 번 허리디스크수술을 두 번 했는데 후유증이 조금 있어 조금 힘들긴 합니다. 그러나 평생동안 일만 해오던 습관이 들어 그런지 하는 일 없이 집에만 있는 것이 더 힘들어 출근합니다.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건강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출근해서 옛날처럼 많은 일은 못하지만 반가운 사람들도 만나고 뭔가 보람 있는 일도 하게 됩니다. 출근을 하니까 오늘처럼 조강호 향우회장을 비롯해서 여러분들도 만나고 향우회발전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게 된게 아닙니까?”

- 고향 영천에 대한 어린 시절 기억나는 일은?
“화북면 자천이 고향입니다. 일제때 자천보통학교를 다니다가 당시 공무원이시던 부친의 전근에 따라 서울의 미동초등학교에 전학 와서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대구의 경북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방학이 되면 항상 고향에 내려가서 지냈고 아직도 그시절의 아름다웠던 고향의 풍경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고 항상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 6·25때 경북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재학 중에 사법고시를 합격했는데 청년시절 추억은?
“경북고 5학년때 6·25동란이 발발했고 동란 중에 고려대 정법대에 입학했습니다. 동란 후 어수선한 시국이어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면서 시국에 대한 걱정과 토론으로 밤을 지새우던 날이 많았습니다. 그 시절 고교와 대학 1년 선배였던 유수호 변호사(전 국회의원·대구)와 하숙을 같이 했습니다.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도 항상 방에 불이 켜져있던 유수호 선배를 보면서 국가와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는 공허한 입씨름보다는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지요. 그래서 사법고시 합격을 목표로 뒤늦게 공부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 검찰을 떠난지 20년이 훨씬 지났는데 지금의 검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시대가 변하다보면 검찰의 위상이나 역할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중요한 사실은 국가의 안정과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검찰권행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자면 검찰의 위상이 정립되어있어야 하고 그것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권에 휘둘리고 언론에 난타당하는 동네북이 되어서는 안 되지요.”

- 검찰총장과 안기부장을 역임하는 등 그동안 공직에 재직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은? 또 그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지켜온 좌우명이 있다면?
“우리나라와 민족이 힘들고 어려웠던 해방 전후 그리고 6·25동란, 4·19혁명, 5·16이후 조국근대화과정을 거쳐 세계 속의 경제대국, 민주주의국가로 발전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제가 살아온 생애와 그 기간을 함께해온 것 같습니다. 그 기간동안 고뇌어린 청년시절을 겪은 후 공직자로써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대과없이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 보람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습관처럼 일기를 써왔습니다. 증자(曾子)의 ‘일일삼성(一日三省)’을 실천하여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실수를 줄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좌우명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 올해 대선을 맞고 있는 우리 사회는 교육문제, 청년실업, 빈부격차 등 혼란과 갈등 속에 있습니다. 원로로서 조언을 한다면?
“오늘날 우리사회가 처하고 있는 많은 숙제들과 국가의 명운이 이번 대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이 시기가 우리 후손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삶은 물론 세계 속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수 있느냐 없느냐하는 기로에 서있다는 거지요. 다수 국민의 여망을 흡수해야하는 것은 물론 우리 국민들이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끊임없는 고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어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데요. 이수장학회 설립과 임고서원을 새로 단장하는 사업에 많은 힘을 쏟아주신 일에 대해서 지금도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던데요.
“이수장학회의 경우, 사실 제가 주도적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김한주 박사, 여기 계신 조강호 회장, 박상길 회장 등 많은 분들이 설립을 위해 힘쓰고 있기에 힘을 조금 보탠 것뿐입니다. 임고서원을 새로 단장하는 사업에는 나름대로 공을 좀 들였지요. 포은 정몽주선생이 우리 고향 영천에서 출생했다는 것은 영천사람 모두의 자랑이고 긍지가 아니겠습니까? 다행히 공직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관계기관 요로에 아는 분들이 많아 당시 공사비 20억원은 거금이었는데 많은 기관들과 여러분들의 협조로 공사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것은 임고서원의 신도비를 제가 쓰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엔 유명서예가에게 맡기려했는데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추진위원들의 의견으로 제가 쓰게 된거지요. 하는 수없이 수소문 끝에 분당에 있는 포은선생의 친필인 신도비를 찾아 탁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서체인 그 글씨체를 꼬박 1년반을 연습했습니다. 덕분에 웬만한 서예가 못지않다는 소리도 듣게 되어 일석이조가 된 셈입니다. 그래서 많은 고향후배여러분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고향을 위해 힘을 많이 써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

-최동필 서울본부 기자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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