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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이 고스란히 보존돼 정통의 향기가 묻어난다
화산면 효정마을
2013년 11월 18일(월) 15:20 [영천시민신문]
 

↑↑ 2리마을 정오식 이장과 전민욱 문화해설사가 효열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옛날에 저 앞산이 우리 마을 쪽을 보고 앉아있는 범의 형상이라 마을 젊은이들이 많이 죽어 나가니 어른들이 대책을 세우는데 숲을 형성해 그 범산을 가리려고 나무를 많이 심었심더.” 평생을 효정마을에서 살아온 정달식(81) 어르신의 옛이야기다. 그래서 마을 넓은 들의 끝에 울창한 숲이 보이는데 나무를 빽빽하게 심고 산을 가린 이후로는 젊은이가 죽는 일이 없어졌다고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마저 들을 수 있었다.
효정마을은 600여 년 전 정몽길 선생이 입향해 자리를 잡아 마을을 개척했는데 당시 회나무를 많이 심어 마을이름을 괴정이라 불렀다고 유래한다. 지금도 나주 정씨 신녕파의 집성촌으로 조선의 개국공신이자 호조참판과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등 3도 관찰사를 지내고 선정을 펼친 정몽길과 아우 정몽상형제가 터를 잡아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는 마을이다.
1리 마을은 괴정, 곽산, 서당골 이라는 자연부락들로 형성되었고 마을입구에 450여년이 된 노거수를 시작으로 곳곳에 버티고 서있는 고목들이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많을 때는 200여 가구였으나 지금은 50여개 가구뿐이라고 한다.
2리 마을은 자연마을인 샘골과 강변리(갱마아), 효자문 세 개가 합쳐 형성된 곳으로 50가구, 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효자문부락은 효리라고도 하며 아우인 정몽상이 개척한 마을로 임진왜란때 정응거 장군의 형, 응기선생이 부모를 위해 홀로 왜적과 싸우다 죽었으며 그의 처는 왜병에게 잡혀가다가 말위에서 자결했다하여 이 부부의 정신을 기려 마을 앞에 효열정문(孝烈旌門)이 세워졌다.
2리의 정오식 이장은 “심심하리만치 고요하고 평화로운 우리 마을이라 크게 내세울 것은 없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주민 정달식(81)씨는 “나라를 지키고 집안을 지키려고 한 윗대의 정신을 잘 지켜 애국하고 착하게 사는 것이 자랑이라면 자랑이다.”고 했다. 2리마을 안에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이 없어 주민들이 모이거나 휴식을 취할 곳이 따로 없어서 아쉽다고 주민들이 털어놓았다. 마을어르신들은 “마을의 사위정에서 ‘효리 문중 정기총회’를 매년 열고 있는데 지금은 정자가 수리중이라 현판도 떼어둔 상태이다.”라고 현재 정자의 현판이 없는 것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효정마을에는 현재 효열각 이외 입향조 두 사람을 기리는 돈남정(遯南亭), 임란 공신 정응거(丁應居)의 형이자 효자인 응기(應璣), 종형인 응호(應湖), 응방(應芳)의 우애를 기려 후손들이 지은 정자 사위정, 조선후기 성리학자인 정갑조(丁甲祖)를 기리기 위해 제자들이 세운 활천정(活川亭)과 그 이외 선조들이 살던 고택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입향조가 여러 종류의 나무 중에서 느티나무와 회화나무를 골라 심은 뜻은 깊이 뿌리내려 온갖 풍파에도 흔들리지 말고 근본을 잃지 않기를 기원하며 나무의 재질이 단단해 건축용이나 가구재 등 쓰임새가 많은 느티나무처럼 어느 장소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것을, 회화나무는 벼슬길에 나아가거나 학자로서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물이 되라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런 유훈을 잊지 않은 후손들은 충신, 효자, 열녀, 행의(行義)가 바른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 출향인은 포항공대교수 정윤하 씨와 전 대구공고교사 정오진 씨 등이 있다.

-박순하 시민기자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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