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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칼럼>인향만리(人香萬里)
순수한 정서와 넉넉한 인심이 있는 고향풍경
품격과 품성의 인성문화가 증발한 요즘 세상
2014년 02월 18일(화) 10:22 [영천시민신문]
 
씁쓸한 삶의 향기를 생각해 본다.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메인스타디움(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민족의 대이동이란 즐거움을 안고 모여드는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다. 대부분 도시에서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로 향함이 주를 이룬다.
고향이란 유전자의 정서속엔 어릴적 뛰어 놀던 마을 길과 앞산과 뒷산 그 곳의 땅과 넉넉한 사람들의 향기와 순수했던 첫사람의 추억이 널려 있고 또 겨울엔 얼음지치기 했던 미나리 밭이 있고 여름에 그냥 반바지만 입고 놀던 냇가가 있었다.
문화와 문학을 잉태케하고 칼바람의 북풍이 불어도 송아지는 엄마의 허리춤에 붙어서 반추의 삶을 익히며 사계 속 시간이 긴 겨울의 의미도 엄마는 가르치고 있다. 강인한 겨울의 힘은 만물에게 자신을 이겨 나가는 힘을 키우며 책임있는 의지와 내공을 쌓게 하는 자연의 지혜 앞에 나를 낮추는 겸손함도 알게 된다.
누구에게나 삶은 아름다움이며 소중하고 희망이라는 끈을 갖고 있다. 강인한 겨울은 새봄의 찬란함이 기다리고 있기에 결코 외롭지 않고 생명체들은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며 봄을 만들기 위한 긴 호흡으로 자연과 공존함을 알알이 새기고 있다.
고향은 가난하고 시간이 정지된 한폭의 풍경화다. 땅도 인심도 자연에 순응하고 이웃간 어우러지는 공동체 의식속에 마당이나 장독대 곁에 바람도 햇볕도 함께 쉬고 놀다가는 고요 속에 화합과 소통의 정서는 가람이나 다름없으며 노부모님의 섶은 긴 세월을 녹여 도시로 나간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낸 산실이기에 고향은 한국인 모두의 마음속에 담겨져 있다.
층간 소음으로 칼부림이 사회문제로 부상하면서 도시의 삶은 대체적으로 깐깐하고 말라진게 맞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모두가 수긍하면서도 밀림의 법칙이 인간사회로 번져오면서 양극화의 명암을 뚜렷하게 갈라 놓고 말았다.
배가 고프다 인권이 말이 아니다 등이 가장 큰 이유로 조국을 탈출한 후 인근의 몇 개국을 목숨을 걸고 긴 시간 속 사투를 벌인 끝에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새터민(탈북인)들을 보면 삶이 정녕코 그러한 것인가 하고 되새겨 본다.
물질문화가 풍족의 강을 범람하여 옷, 신발, 그릇류, 음식, 전자제품 등등을 버리고 또 버려도 냉장고마다 옷장마다 신발장마다 넘쳐 흐른다. 소문난 부자는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아도 가난한 사람 또한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60~70년대가 가난했다 해도 인성은 가난하지 않았다. 품격과 품성의 정갈한 인성문화가 증발해 버렸다. 민주화의 종점이 인간세계에서 ‘너 죽고 나 살자’로 귀착했다면 인간성 회복은 누가 할까.
진영논리에 갇힌 한국의 정치지형과 지성이 얽혀 뒤죽박죽이 되고 재벌의 총수가 돈 빼돌리다 법망에 묶여 삶의 평균점 이하로 초라해 보여도 그들은 오직 돈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는지.
우리의 부모님들께서 어떻게 하든 내 자식만은 대학교에 보내야지 했던 꿈들이 이제 현실로 고착화되어 을씨년스럽게 낙엽 구르듯 시선을 모으지 못하는 사회다. 삶이 이러한 것일까. 사계의 순리는 겨울을 비우면 봄이 와 차듯 확인자가 없어도 등대지기는 부근을 지나는 배들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다. 그래서 인향만리라 했지.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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