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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녕 장수도, 14개 역 관리… 찰방 송덕비 5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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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별관 흔적 ‘관가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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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25일(월) 14:37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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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은 한양에서 부산을 잇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였고 전략적 요충지였다. 조선통신사 사행원의 2차 집결지이었고 조양각(현 영천문화원 옆)에서 전별연과 함께 마지막 점검을 위한 리허설로 마상재가 열렸다는데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나라 최초 공연한류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상재가 영천에서 지속적으로 개최된 배경에는 신녕에 위치한 큰 역인 장수도(長水道)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역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중앙과 지방의 교통과 통신을 위해 설치된 기관이다. 고려시대에는 22개 역도에 525개 역, 조선시대에는 41개 역도에 537개 역이 있었다. 역참(驛站)은 중앙과 지방의 공문서를 전달하거나 사신을 맞이하고 관리의 사행(使行) 및 운수(運輸)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런 역(驛)을 관할하는 관리의 역할과 명칭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고려 초기에는 역순관이 파견됐다가 제도관역사, 정역소복별감으로 바뀌었다. 조선 초기에는 역승과 정역찰방을 설치했다가 1457년 역승을 없애고 찰방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찰방이 관할하는 역이 많아 1462년 찰방도에 역승을 두게 되었다. 이후 1535년(조선 중종30년)에 시행된 역제에 따라 전국의 큰 역(현재 지방철도청 급)에 찰방(종6품 외관직)을 두고 찰방역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찰방의 숫자는 경기도6, 충청도5, 경상도11, 전라도6, 황해도3, 강원도4, 평안도2인 이었다.
신녕 지역에 위치한 장수도(노선)는 1400년대 초 태종 때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녕현의 소재지가 화남에 있다가 신녕에 장수도가 생기면서 현을 신녕으로 이전했다. 현재 신녕면사무소가 있는 신녕면 화성리 일원에는 현감(종6품) 관할의 본관이 있었고 신녕중학교가 있는 매양리 일원에는 찰방이 관장하는 별관이 있었다.
신녕군읍지(1899년)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좋은 풍광을 배경으로 한 죽서정(竹西亭) 또는 죽각(竹閣)이라는 정자가 있었는데 그 위치는 확인할 길이 없다. 장수역에는 큰말 2필, 중말 2필, 복마(짐 싣는 말) 10필이 있었다. 또 역리 20명, 남자종 170명, 여종 86명을 거느렸다. 이곳 찰방이 관할했던 역은 의흥 우곡, 하양 화양, 자인 산역, 청통, 청경, 경주 아화·모량·의곡·사리·조역·구어·경역·인비, 울산 부평 등 14곳(초기에는 16곳)이었다. 이중 청통역과 청경역 2개가 영천지역에 있었다. 청통역은 현재의 오수동이나 영천여고 인근으로 추정되고 있고 청경역은 고경면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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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전민욱 경상북도 문화관광해설사가 신녕면사무소 입구 양측에 있는 찰방 공덕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 면사무소 신축공사가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두 줄인 비석을 한 줄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 | ⓒ 영천시민뉴스 | | 찰방의 임기는 보통 3년인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1562년부터 1884년까지 장수도에서 찰방으로 재직한 인물은 138명이다.
현재 신녕면사무소 전정에는 총 32기의 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관찰사 1기, 암행어사 1기, 현감(군수) 21기, 찰방 5기, 이방 1기, 내용을 알 수 없는 비석 1기다. 1914년 신녕면사무소가 생긴 이후, 흩어져 있던 송덕비를 이곳으로 옮겨와 한곳에 설치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찰방에 대한 송덕비가 5기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현감의 송덕비는 곳곳에 많이 남아있는데 찰방의 송덕비가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 드물다. 이러한 유물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등재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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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지역 주민이 장수도 별관에서 사용했던 우물(관가샘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 ⓒ 영천시민뉴스 | | 현재 장수도역의 유일한 흔적으로는 ‘관가샘터’가 남아 있다. 신녕중학교 인근 매양리에 위치한 장수역 관가샘터는 깊이가 7m 가량 된다. 사시사철 우물 바깥으로 물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40년 전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우물에 수중모터를 달아 마을 간이상수도로 사용했다. 이후 신녕면 왕산리 상수도가 준공돼 식수를 공급하자 이곳에 있던 우물을 폐쇄했다가 10년 전 복원작업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관가샘터 앞에 살고 있는 이춘후(57)씨는 “어릴 적에 우물가에서 놀다 우물에 빠진 적이 있다. 지금은 비가 많이 오면 우물에 4m가량 물이 차는데 평상시에는 50㎝정도 물이 고인다.”면서 “우물에서 물이 계속 흘러나왔고 흐르는 물에 빨래도 했다. 130가구 정도 됐는데 모두 이곳의 물을 사용했다”며 관정개발과 하천정비공사 등으로 지하수 수위가 자꾸 아래로 내려가 물이 말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관가샘터 복원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정기택 시의원은 “(복원 전에는) 시멘트로 (우물을) 덮어 두었고 그냥 방치돼 샘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면서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관련 기관단체의 도움을 받아 복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통신사와 인연이 있는 지역 출신 인물로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11대손인 정찬술 군관이 1711년(숙종37년) 8번째 조선통신사 사행으로 참가했다. 특히 1763년(영조 40년) 11번째 사행에는 금호출신의 조학신 장군이 도총도사로 일본을 다녀온 사실이 취재과정에서 밝혀졌다. 신녕의 장수도 찰방과 인연이 있는 역사적 인물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있다. 다산시문집에는 ‘신녕의 별관에서 자는데 밤에 비가 오므로 시내 소리를 읊다’라는 구절이 있다. 또 정조임금의 어진을 그린 화가로 유명한 이명기(장수도 찰방)의 호는 ‘화산관’이다. 신녕의 옛 지명인 화산을 붙여 화산관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어진이 훼손되자 영천 은해사에 보관돼 있던 어진을 경주로 옮겨갔고 이명기 찰방이 옮겨간 어진을 보고 다시 그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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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894년 경상도 내 각 역도의 찰방이 작성한 역지를 의정부에서 편찬한 영남역지에 수록돼 있는 신녕지장수도지도. | | ⓒ 영천시민뉴스 | | 전민욱 경상북도 문화관광해설사(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는 “현감은 문과, 찰방은 잡과에서 많이 나왔다. 신녕 장수도를 비롯해 안동 안기도, 문경 유곡도, 포항 송라도, 양산 황산도 등 역참의 명칭은 그 지역 지명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그 지역 고을 원님인 현감의 송덕비는 많이 있는데 찰방(현재 역장) 송덕비는 (전국적으로) 많지 않다. 찰방 송덕비(공덕비)가 신녕지역에 5기가 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완산동에는 말죽거리가 있다. 신녕의 장수도와는 연관관계를 찾을 수 없지만 1930년 (현재의) 영천역이 생기면서 이곳이 물류의 중심지로 부상했고 이 일대에 자연스럽게 말죽거리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관에서 관리하는 말이 아니고 주로 개인이 소유하던 말일 것이다. 찰방과 장수도 역에 대한 관련자료 수집과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장칠원·김기홍 기자 smtime@ch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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