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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동 무인식당 “손님들 알아서 척! 척!”
새벽과 이른아침 줄을 설 정도로 손님 붐벼
하루 평균 17만원 수익, 돈 안내는 손님 없어
2015년 02월 04일(수) 23:30 [영천시민신문]
 
농촌이나 소도시는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제기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비용절감, 인력난 해소 등의 대체안으로 무인판매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무인판매 시스템을 찾아보고 3회에 걸쳐 무인 시스템의 장단점과 가능성에 대해 보도한다.
-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회 : 청송군 길안면 사과 무인 판매대
2회 : 영천시 완산동 무인 판매 식당
3회 : 무인 판매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과 무인 판매 운영 가능한 곳

↑↑ 무인식당 주인인 지성스님이 모처럼 나와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무인판매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두 번째 시간으로 완산동 시레기 해장국 무인판매 식당을 찾아가 보았다. 위치는 전화국(KT)에서 영천역으로 가는 도로변 50m 좌측편이다.
2014년 8월 3일부터 정식으로 무인식당을 열고 현재까지 영업을 무난하게 잘 해오고 있는 곳이다. 손님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아침 일찍(새벽) 식사를 해야하는 바쁜 시민들은 모두 이곳을 알고 있다고 한다.
무인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은 고경면 대의리에 있는 약사암의 지성스님이다. 사찰 일이 바쁜 스님이 무인식당을 한번 운영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사찰의 공양이라 생각해 큰 돈벌이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이 무인식당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 시레기국과 반찬을 담은 무인식당의 2인상.
ⓒ 영천시민뉴스
무인 식당이 하루동안 운영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른 새벽 식당 주인인 지성 스님이 시레기국과 밥, 반찬 등을 준비해 놓고 가면 7시 전부터 아침 손님들이 밀어 닥치기 시작한다. 아침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때가 많다고 한다.

↑↑ 가마솥 가득 시레기 국이 끓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손님이 들어오면 국과 밥을 프고, 반찬을 먹을 만큼 덜어서 그롯에 담아 자기 테이블로 옮겨 간다. 그리고 준비된 식탁에서 식사를 한다. 식탁 위에는 날계란를 놔두고 있어 식미에 맞게 계란을 넣어 먹을수도 있다. 식사 후에는 잔반을 처리하는 곳에 스스로 버리고 그릇은 설거지 싱크대에 담다두면 된다. 그리고 1인분 3천원을 오픈된 돈통에 넣고 나오면 식사가 끝난다.
스스로 식사를 다 챙기는 것이 번거롭다고 생각될수 있으나 3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번거로운 수고에 대한 위로가 되어 준다. 이만한 반찬과 밥으로 식사하는데 한끼 3천원이라는 가격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싸기 때문이다.

↑↑ 한끼 3000원의 식대를 넣는 오픈된 돈통.
ⓒ 영천시민뉴스
이곳에서 식사한 사람들은 일단 주인이 없는것에 놀라고, 다음으로 가격에 놀란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는 “잘 먹었다”라고 말하며 돌아간다.
그렇다면 수입과 지출은 어떻게 될까? 지성 스님은 “영천 사람들이 이만큼 질서를 잘 지킬지 정말 몰랐다. 이곳은 영천의 얼굴이다. 곳곳에서 찾아와서 칭찬하기도 하고 또 견학하고 간다”면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월 15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성 스님은 “그릇 수를 정확히 헤아려본적은 없다. 그냥 가마솥에 해장국이 가득 하면 하루 분량이다. 정확하게 한 가마솥양과 하루 판매금액이 맞아 떨어진다. 솥의 해장국 양과 밥을 계산해보면 그릇 수를 계산할 수 있지만 그렇게 따져본적은 없다. 먹고 그냥 가는 사람도 있고, 더 먹고 한 그릇 값만 지불하고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에 크게 게의치 않는다. 돈 벌 생각으로 운영하면 어렵다. 공양한다는 의미와 약간의 수익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성 스님은 “영천 시민들이 정말 협조를 잘해준다. 처음에는 질서없이 어수선했지만 갈 수록 자기가 먹은 자리는 반드시 물티슈로 깨끗히 치우고 간다. 다음 손님을 위해서다. 그래서 무인식당이지만 아주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곳은 영천을 대표하는 영천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 뿐만 아니라 돈 통도 작은 플라스틱통으로 오픈돼어 있으나 아무도 돈에 손을 대지 않는다. 돈을 몽땅 잃어버리거나 가져갔던 적이 한번도 없다. 간혹 돈이 필요해 가져간 사람은 모두 적어 놓고 가져갔다. 사람들이 돈 걱정을 많이 하는데 나는 전혀 걱정할 일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무인식당이 잘 운영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경주시청 공무원들이 이곳을 견학하고 “영천사람들 대단하다”며 칭찬하고 돌아가기도 했으며, 울산시, 대전 등에서 계속 견학을 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SBS TV에 방영되기도 했다.
이곳의 장점은 이른 아침(새벽) 밥을 찾는 사람들과 영천역을 이용하는 바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는 점이다. 또 시레기를 자주 먹는 사람들은 변비와 성인병(혈압 당뇨 혈관질환)을 고쳤다며 매일 한 번씩은 들러 간단하게 먹고 가기도 한다.
시레기는 고경면 단포리에서 생산한 무청과 배추를 섞어서 만들고, 불자들과 함께 직접 농사지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반찬을 만들기 때문에 해장국도 맛있고 반찬도 모두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식당내에는 무말랭이 고추말랭이 대추 등 여러 가지 농산물도 봉지에 넣어 3천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잘 팔린다. 대추는 일찍 품절되기도 한다.
하루 15만 원에서 17만 원의 평균 매출을 올리고 많이 팔때는 30만원 정도 매출(신정, 설, 추석 등 휴일 많은 날)을 올리기도 한다.
이곳 무인식당이 정착된 이유로는 주인의 부지런함, 좋은 재료, 저렴한 가격, 일찍 아침 먹을 곳이 없다는 점(하루 매출중 80%를 이른 아침 손님들이 차지), 바쁜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 식당의 메모판에 손님들이 남긴 메시지.
ⓒ 영천시민뉴스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고 과감하게 무인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지성 스님은 “영천 사람들이 질서를 너무 잘 지켜 고맙다”며 거듭 강조하며 “초기비용을 모두 벌고 나면 완전히 무료식당을 운영해볼 생각이다”라며 여유있는 웃음을 지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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