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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는 색의 깊이 달라요”
서양화가 허은숙 씨
서울 한가람 미술관 전시
2015년 03월 05일(목) 18:20 [영천시민신문]
 

↑↑ 허은숙씨가 성내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전시회를 위한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하라는 사람도 없는데 그림 그리는 것이 생활인줄 알았어요. 될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죠. 직장에서는 직원, 가정에서는 아내와 엄마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내가 진짜 나라고 생각해요. 나의 근본과 가장 가까운 진실한 나 말이예요”
화가 허은숙씨의 말이다. ‘화가’ 라고 발음했을때 그녀는 예의 그 어색하고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충분히 그렇게 불릴만하지만 스스로 자기검증의 절차를 거치느라 그렇다. ‘수많은 전공자가 있고, 전공을 하고도 화가로 불려지기 어려운 세상에서 당당히 이름을 알리는 화가가 있고,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화가들이 있는데 나를 화가라고 수식해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의 흔적이 얼굴에 스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들은 단지 ‘화가’라는 단어에 제한된다. 화가로서의 그녀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그림 그리는데 쓰고, 주말이면 사생을 나간다. 창도 없는 콘테이너 화실에서 식사도 대충하고 하루 10시간 내내 그림만 그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게 보낸 그녀의 그림인생이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간다.
“1995년을 전후로 당시 여성복지회관 서양화반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죠. 저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류 화가들이 모두 저와 비슷해요. ‘그림사랑회’를 결성해 전시를 한지도 벌써 21회째입니다.”
그녀의 그림이 전환기를 맞은 것은 사생(현장에 나가 그림을 그림)을 나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많은 화가들이 풍경사진을 옮겨 그린다. 하지만 사생을 통해 자연에서 얻는 색의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경험한 이후로 사생에 대한 그녀의 애착은 특별한 것이 되었다. 사생을 함께 나가는 동료 화가들이 톡톡 던지는 한마디의 첨언도 그녀에겐 약효가 확실한 처방이다. 자신은 실패했다고 생각해 사장될 뻔한 그림을 다시 재조명해 주는 이들도 그들이다.
“박수근 화가도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모네는 늘 자신의 정원을 바라보며 사생을 했다고 해요. 이런 이야기들이 위안이 됩니다. 제 미래요?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그림을 그리고 있겠지요. 인정을 받는 못받든 유명하든 안하든지요. 저에게 있어 그림은 그냥 생활입니다. 장보고 밥하고 청소하고 그림 그리고…”
그녀는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진다. 지역에서는 동료인 장선애씨가 함께 전시한다. 서울까지 그것도 굴지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전시를 한다는 한가람 미술관에서 지역의 비전공 작가가 전시를 한다니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그녀들의 뚜벅이 같은 그림 사랑의 행보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어진다.
최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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