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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신 작가 통해 본 한국전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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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신 작가 통해 본 한국전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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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24일(화) 14:30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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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6.25전쟁)이 발발한지 58년이 지났다. 전쟁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가족이 죽고 삶의 터전이 불타는 참화를 겪게 만들었다. 전쟁을 체험하면서 그 시대의 지식인들은 전쟁의 참화, 전후의 황폐한 현실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인간과 상황의 대립, 기존 가치관의 몰락, 사회의 부조리와 도덕적 타락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남겼다. '역사 앞에서'의 작가 김성칠과, '수난이대'의 하근찬. 한국전쟁과 관련해 지역출신의 두 거장이 남긴 작품은 한국문학사 특히 전쟁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 두 작가와 작품을 통해 한국전쟁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하근찬의 '수난이대'
하근찬의 수난이대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사 서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국정 교과서에 기재된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다 읽었을 단편 ꡐ수난이대ꡑ의 작가 하근찬씨가 영천시 금노동에서 출생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징용에 끌려갔다 한쪽 팔을 잃은 박만도가 6․25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아들 진수를 업고 집으로 돌아오는 이 작품은 민족적 수난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6․25전쟁의 참극을 겪어나가는 두 세대의 아픔을 동시에 포착하면서 민족적 수난의 역사적 반복성을 의미있게 함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오키나와로 징용을 나가 폭격을 당하여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만도는 한국전쟁에 참가했다가 돌아온다는 아들의 소식을 듣고 신바람이 나서 마중을 나간다. 하지만 한쪽 다리를 잃고 나타난 아들 진수를 보고 깜짝 놀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 아들을 업고 건널 만큼 안정을 되찾으며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수난의 역사가 어떻게 한 개인이나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는가를 부자의 삶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전쟁을 다룬 상당수의 작가들과 달리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결합시킬 수 있었던 작가의 능력이 돋보인다. 더구나 그것을 부자 2대의 수난사로 연결시킴으로써 한순간의 일회적인 비극이 아니라 민족의 공통적인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 소설가 하근찬
하근찬은 1931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으며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수난이대'가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대학을 중퇴하고 작품을 발표해 오다 70년 전업 작가로 나서 창작집 '낙뢰' '나룻배 이야기' '왕릉과 주둔군' '일본도' '흰종이 수염'과 장편 '야호' '월례소전' '검은 자화상' '작은 용' '금병매' 등을 발표했다.
하근찬은 직접 목격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과 6․25전쟁을 평생 작품의 소재로 삼아 왔다. '수난이대'를 비롯해 1970년대 초 월간지 '신동아'에 연재된 작가의 대표 장편 '야호'요강)도 두 전쟁에 휩쓸린 힘없는 민초들의 수난을 그렸다. 한국문학상 조연현문학상 요산문학상 유주현문학상과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지난해 11월 25일 별세했다.
▶ 하근찬의 단편소설 '수난이대'중 일부
진수가 돌아온다. 진수가 살아서 돌아온다. 아무개는 전사했다는 통지가 왔고, 아무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통 소식이 없는데, 우리 진수는 살아서 오늘 돌아오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어깻바람이 날 일이다. 그래 그런지 몰라도 박만도는 여느때 같으면 아무래도 한두 군데 앉아 쉬어야 넘어설 수 있는 용머리재를 단숨에 올라채고 만 것이다. 가슴이 펄럭거리고 허벅지가 뻐근했다. 그러나 그는 고갯마루에서도 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들 건너 멀리 바라보이는 정거장에서 연기가 물씬물씬 피어오르며 삐익 기적 소리가 들려 왔기 때문이다. (중략)
"진수야!"
"예."
"니 우째다가 그래 됐노?"
"전쟁하다가 이래 안 됐심니꼬. 수류탄 쪼가리에 맞았심더."
"수류탄 쪼가리에?"
"예."
"음."
"얼른 낫지 않고 막 썩어 들어가기 땜에 군의관이 짤라 버립디더. 병원에서예. 아부지!"
"와?"
"이래 가지고 우째 살까 싶습니더."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그런 소리 하지 말아."
"……"
"나 봐라. 팔뚝이 하나 없어도 잘만 안 사나. 남 봄에 좀 덜 좋아서 그렇지, 살기사 왜 못 살아."
"차라리 아부지같이 팔이 하나 없는 편이 낫겠어예. 다리가 없어놓니, 첫째 걸어댕기기에 불편해서 똑 죽겠심더."
"야야. 안 그렇다. 걸어댕기기만 하면 뭐하노, 손을 지대로 놀려야 일이 뜻대로 되지."
"그러까예?"
"그렇다니, 그러니까 집에 앉아서 할 일은 니가 하고, 나댕기메할 일은 내가 하고, 그라면 안 대겠나, 그제?"
"예"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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