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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영천은 있지만 영천사람은 없다
2015년 07월 14일(화) 15:11 [영천시민신문]
 

↑↑ 최형국 역사학박사 · 문화의 달 실행위원
ⓒ 영천시민뉴스
영천이 국제적 말(馬) 산업도시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년 10월에는 조선통신사와 마상재를 주재로 한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개최 등을 비롯하여 금호읍 일원 148만7600㎡(45만평) 부지에 건립을 추진 중인 영천경마공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게 될 예정이다. 특히 얼마 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구미 상주 군위 의성과 함께 말 산업특구로 지정받아 국책지원사업비를 받을 정도로 말 산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천시는 정책적으로 말관련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렛츠런 테마파크 조성, 거점승용마조련센터 활성화, 승마활성화 및 경주마 휴양시설 등 경마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전력질주를 준비 중이다. 말 그대로 이제는 영천이 말로 도약을 할 차례가 되었다. 영천의 도시브랜드 ‘스카이 런 영천(하늘을 달리는 영천!)’도 선보였다. 그 의미는 말의 고장, 별의 도시, 항공산업의 도시 비전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있어 조심스럽게 영천을 위한 제언을 띄워 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말 관련 사업들이 제각각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다. 경마공원은 마사회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경주마 휴양시설은 말의 휴식처로, 승용마조련센타는 말의 훈련장으로, 렛츠런 테마파크는 말 관련 역사문화콘텐츠로….
이 모든 것이 분명히 말과 관련된 거대한 사업이지만 본질적으로 영천의 색깔이 제대로 담긴 것은 거의 없다. 또한 이 사업들에는 ‘영천’은 있지만, ‘영천사람’은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모든 것이 영천의 미래 먹거리로 활용 가능한 자원들이지만 그곳에는 미래의 성장 동력인 ‘영천의 아이들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 혹자들은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몇 백 아니 몇 천 몇 만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영천발전의 축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일자리의 질이나 일자리를 채워 줄 사람들이 누구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한번 영천을 제대로 돌아보고 이야기하자. 영천의 아이들은 학교공부를 하기 위하여 대체 어디로 가는가? 왜 그렇게 통학시간에는 대구로 연결된 도로가 꽉꽉 막혀 그 가까운 거리에 몇 시간을 투자하는지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대구와 반대편에는 어떤 도시가 있고 영천과 어떤 관계인지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눈으로 보면서도 보이지 않는가? 안타깝기만 하다.
영천은 말의 고장이다. 또한 미래 대한민국 최고의 말산업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간이다. 이곳에 단 한 가지만 추가해서 풀어보자. 그럼 대안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올 수 도 있다. 마상재(馬上才)다. 조선시대 통신사 일행 중 한류 열풍의 꽃이었던 마상재는 국왕이 있는 서울도 아니고 배타고 일본으로 떠났던 부산도 아니고 오직 영천에서만 마상재를 최종적으로 훈련하고 공개 시범한 공간이었다. 대한민국 유일무이하게 마상재를 제대로 ‘내꺼’라고 주장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영천인 것이다. 현재 없는 설화도 자기 지역 것이라 우기며 문화콘텐츠로 만들려고 하는 지자체도 수없이 많다. 이렇게 확실하고 귀한 영천 것을 더 이상 소외시켜 두지 말자.
그 마상재를 영천의 아이들이 배우도록 하자. 초등학교 수업부터 중고등학교 수업까지 마상재를 체육과목으로 지정하고 공식적으로 학교교육의 일환으로 정책적으로 풀어 갈 수 도 있다. 마상재의 위험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식 마상재 교육을 진행하면 된다. 초등학생들에게 수학의 미분 적분을 가르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사칙연산에 해당하는 마상재 기초교육만 제대로 진행해도 영재들은 나오기 마련이다. 이후 그 아이들의 수준에 맞은 중고등학교 마상재 교육프로그램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마상재를 통하여 말과의 친숙함을 배운 아이들은 반드시 마상재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말산업과 관련된 수많은 공간에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다. 아니 그들이 주체적으로 영천의 말산업을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영천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진행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매달린 영천 마상재의 중요무형문화재 등록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되는 것이다.
마상재를 중심으로 현재의 사업을 다시 바라보면 훨씬 깊이 있는 영천의 도시마케팅을 펼칠 수 가 있다. 마상재를 중심으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승용마조련센터는 마상재용 말 조련센터와 겸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경주마 휴양시설에는 마상재용 말 휴양 시설을 더하고, 경마공원에는 마상재시범 및 훈련을 위한 공간을 추가하도록 정책적 힘을 보태면 영천은 더욱 강력한 전통의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여기에 마상재용 각종 장비인 마구류(안장 편자 고삐 장식) 등을 더하는 복합 말산업 지구가 만들어지면 영천은 최고의 인프라를 구성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영천의 경찰에는 기마경찰대를 만들고, 영천의 우체국에는 말 타고 우편배달을 하는 등 실생활에서 말을 접하는 기회를 높여 주면 영천은 자연스럽게 말의 고장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 자원들을 영천사람들로 채워 나간다면 대구로 부산으로 아니 서울로 빼앗긴 우리 소중한 영천의 꿈나무들을 영천에서 숨 쉴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더 이상 해마다 명절 때만 되면 먼 타향에서 고향에 돌아오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명절에 영천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스스로 축제를 펼칠 수 있도록 영천 사람들의 힘을 키워보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결단을 하루 빨리 이뤄내야 한다. 이미 다른 공간은 말보다 더 빠르게 달려 나가는 곳도 많다. 영천은 오로지 ‘말(馬)’로, 오로지 ‘마상재’로, 오로지 ‘영천의 아이들’과 함께 꿈을 키워 나갔으면 한다. ‘꿈’은 그대로 두면 기억에서 사라지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고 풀어가면 그것은 또 다른 ‘현실’이 된다. 영천의 ‘꿈’이 하루빨리 ‘현실’이 되길 빌어 본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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