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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에 세상진리 있습니다"
김순복 동부한학당 훈장 공로패․감사패가 수고비
2008년 07월 08일(화) 14:24 [영천시민신문]
 
선생이란 먼저선(先) 날생(生)으로 직역하면 먼저 난 자를 일컫는다. 그러나 날생(生)의 뜻을 광범위하게 해석 했을 때, 먼저 그 길을 간 자, 먼저 뜻을 깨달은 자, 먼저 의를 이룬 자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제자가 많던 적던, 스승의 권위가 주어지던 주어지지 않던, 한결같은 모습으로 선생의 본분을 다 하는 이가 있다. 단지 그 길을 먼저 걸어가서, 선생이 된 동부한학당의 김순복(75) 훈장.
17년째 한학당을 지키며 제자들을 양성한 김 훈장. 한학당을 만든이도, 책상을 들인이도, 교재를 만든이도, 출석부를 만든 이도 김 훈장이다. 직접 만든 사물명칭 한자교재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실용한자 책이다.
동부한학당을 찾아가기 전, 언제쯤 수업이 시작하는지를 먼저 전화로 물었다. 수업은 3시부터 이고 4시쯤이면 학생들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4시쯤 도착한 한학당에는 한명의 학생도 없었다. 5시경 아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5시 반경까지 도착한 아이들은 모두 4명, 스승이 오히려 두어시간 넘게 4명의 제자들을 기다린 셈이다.
김 훈장은 "요즘 부모들이 한자교육을 가벼이 여긴다. 영어학원이나 공부방엘 가야하니 아이들이 시간이 없고 지쳐 자꾸 수가 준다"고 말한다.
17년전 교육에 열정이 있던 도지사가 영천에 예절교육의 현장이 없음을 안타까워 하고 그 현장을 찾기 시작했다. 2년여 동안 한자와 예절교육을 하던 동부한학당은 그제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미미한 지원을 받아오다 3년전에는 책상도 바꾸고 난로와 선풍기까지 지원됐다. 전기세, 종이값 등등의 비용으로 현재 200만원 정도의 지원을 받는다. 훈장님의 수고비는 당연히 없다. 간간히 받게되는 공로상과 감사패가 김훈장 수고비의 전부다.
5년전부터는 한자검정시험을 영천에서 치를수 있도록 했다. 김훈장이 서울까지 이리저리 쫓아다닌 결과다. 이제 대구, 포항까지 가던 학생들이 동부한학당에서 한자검정 시험을 본다. 배웠던 자리에서 시험을 보니 성적도 좋아졌다. 김훈장의 말을 빌리자면 "머리 좋은 놈은 조금만 해도 2급을 따고 좀 모자라는 놈들도 4, 5급은 딴다."
방학때면 서예과목이 추가된다. 오전엔 서예, 오후엔 한자를 공부하는 것이다. 서예시간엔 경찰서 통신계장도, 은퇴한 면장도, 신녕 임고에서 오는 주부들도 합세한다.
학교 담임선생님보다 한자를 더 많이 안다는 영천여중의 김찬주 학생은 명심보감을 다 익히고 한자검정 2급 자격증을 소유한 실력파다. 훈장님과 살가운 대화가 오가는 것으로 그 애정이 남다름을 알 수 있다. 훈장님 대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는 김찬주 학생은 "처음 온 아이들이 훈장님 무섭다고 하는데, 하나도 안 무서워요. 한자를 가르치시면서 역사이야기도 해주시는데, 정말 수업이 재미있어요."한다.
최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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