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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전시된 무인 카페 가보셨나요
도예작가 김은화 씨의 전시장과 공방
2015년 11월 24일(화) 11:21 [영천시민신문]
 

ⓒ 영천시민뉴스
영천중학교 앞 상가구획지구 사이로 아주 특별한 공간이 들어섰다. ‘갤러리 앤 카페(gallery & coffee)’란 간판이 붙었고 특별히 인테리어가 멋진 이 공간을 흔히들 평범한 카페로 생각하겠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다 보면 그 생각이 틀렸음을 금방 알게 된다.
이곳은 종업원이 없는 무인카페이다. 카페 내부에는 커피머신과 컵, 얼음이 있고 커피나 음료,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종업원이 없으므로 모두 내 손으로 음료를 준비해서 마셔야 한다. 심지어 값도 계산해 직접 계산함 안에 넣어야 한다.
이 무인카페의 커피와 유자차의 가격은 2500원이다. 얼음을 넣은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다면 3000원을 계산함에 넣고 얼음을 추가하면 된다. 이 가격이면 다른 카페의 절반가격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개업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메니아층과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어떤 손님은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아예 창가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업무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카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곳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카페와는 또 다른 모습임을 발견할 수 있다. 유난히 많은 진열장과 그 위에 올려진 범상치 않은 도자기들… 그렇다. 이곳은 산업디자이너이자 도예가인 김은화(46) 씨의 작품 전시장이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그만둔지 3년이 되어가요. 지난해까지는 영천시여성복지회관에서 도자기 강의를 하기도 했었죠.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남편이 하는 골프연습장 3층에서 도자기 학원과 작업장을 병행하다가 이 장소에 공방을 마련하게 되었어요. 겉에서 보기엔 카페같지만 사실 이곳은 제가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이예요. 처음에 공방을 만들다가 전시장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전시장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전시장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카페의 형태를 갖추게 한 것이지요. 제 본래 일이 도자기 만들고 가르치는 일이어서 카페를 운영할수 없으니 무인카페가 된 것이구요.”

↑↑ 김은화 작가가 공방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도예가인 남편과 함께 오랫동안 도자기 작업을 해온 김 작가는 소소한 인테리어 소품과 작은 나무 의자 정도는 직접 만들어 썼었던 터라 이번에도 전시장과 카페의 디자인을 손수 하겠노라 소매를 걷어부쳤다. 철재를 맞추고 목재를 구입해 수차례 사포로 문지르고 왁스를 발랐다. 바닥과 벽의 마감은 물론 카페에 필요한 작은 글씨까지 직접 썼다. 그리고 지난 10년동안 구상했던 도자기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굽기 시작했다. 흙을 빚고 모양을 구상하고 문양을 새기고 도료를 입히는 작업들이 이어졌다.
마지막 그림을 그리다가도 마음먹은 대로 나오지 않으면 11시, 12시를 넘기기가 일쑤였다. 그렇게 계획했던대로 전시장과 카페의 공간이 메워지지기 시작했고 영천 최초의 무인 카페가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과연 무인카페가 가능할까라는 것이었죠. 전국에서도 몇 되지 않은 무인카페인데 영천의 정서에 맞을까 반신반의 했죠. 하지만 과감하게 결행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예요. 무인카페의 특성상 도난 같은 보안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믿음과 신뢰를 먼저 심었을때에는 누구도 쉽게 그것을 깨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차와 음료도 그렇지만 고가의 도자기들도 있는데 한번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았어요.”
어떤때는 마신 음료보다 계산함에 돈이 더 많을때도 있고 때로 잔돈이 부족해 전화를 거는 이도 있다. 마신 금액보다 비용을 더 내고 가는 손님도 있고 가진 돈이 부족하면 다음에 와서 그 비용을 내고 돌아가는 이도 있다는 것이 김 작가의 설명이다.
차를 마시며 카페에 진열된 도자기 작품을 감상하다가 구입문의를 하는 이들도 많다. 주로 커플 컵이나 도자기 액자, 식기, 스탠드 등을 특별주문 한다. 특히 김 작가가 개발한 도자기 찜기는 만들기 무섭게 팔리는 이 공방의 완소아이템이다. 도자기 제작 주문을 받으면 김 작가는 카페의 옆방에 마련한 도자기 공방에서 도자기 제작 작업에 몰입한다.
카페의 옆방이기도 한 도자기 공방은 김 작가의 작업공간이기도 하지만 도자기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육장이기도 하다. 이번주만 해도 개별 수업은 물론 중앙유치원과, 장애인협회 등 단체 도자기 수업이 여러차례 진행되었다. 영천에서는 20년 경력으로 도자기 초창기 멤버이며 여성복지회관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이어왔던 김 작가를 찾는 이들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수업과 주문 작품 제작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귀띔한다.
“공방과 카페를 계획하면서 오랫동안 이어오던 강의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지금은 성인수업은 전혀 하지 않고 아이들 도자기 수업만 진행합니다. 아이들에게 흙을 만지며 놀게 하는 일은 훌륭한 놀이이자 교육입니다. 어린이집을 시작하게 된 것도 흙을 만지며 이루어지는 진정성 있는 교육을 해보고 싶어서였죠. 하지만 어린이집을 운영했던 10년 동안 본질적인 것보다 부수적인 일들이 더 많았어요. 원장으로써 학부모들과 부딛혀야 하는것들이 저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죠. 그래서 어린이집을 접고 다시 본격적인 도자기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
김 작가는 어린이집을 하며 언젠가는 만들겠노라 몇해 동안이나 구상만 했었던 도자기 작업들을 하나하나 진행해 가고 있다. 흙을 만지고 색을 입히고 도자기를 굽는 현재의 나날이 그녀는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은화 작가는 “지난 8월 10일 오픈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요. 영천에 이렇게 예쁜 도자기를 파는 곳도 있었구나 하며 많은 사람들이 와서 도자기를 구입합니다. 나를 인정해주는 것 같아 아주 기분이 좋아요.”라며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사는 이 특유의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최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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