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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400기 돌탑 쌓은 사연
가슴에 묻은 아들 위한 돌탑
2016년 03월 22일(화) 10:41 [영천시민신문]
 

↑↑ 400여기의 돌탑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가고 있는 조수현씨.
ⓒ 영천시민뉴스
화남면 용계리 매실마을을 지나 방가산 정상까지 난 굽은 산길을 오르다 보면 400여기의 돌탑이 쌓인 진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신비로운 선계에 발을 디딘 듯 낯설고 몽환적인 장소로 그 규모 또한 크고 방대하다.
이곳에는 100여m 가량 이어진 길을 따라 10겹 정도 크고 작은 돌탑들이 즐비해 있는데 큰 탑은 높이가 8m에 이르기도 한다. 층층히 쌓은 돌탑 사이에는 나무를 깍아 만든 갖가지 표정의 장승들이 마치 돌탑을 수호하듯 둘러서 있다. 맨 처음 쌓았다는 주탑에는 자수정으로 만든 부처를 모셔놓은 감실이 있고 주탑 앞으로 푸른 물이 고인 연못과 정자가 한채 오롯이 서있다. 큰 돌탑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저 많은 돌을 어떻게 쌓았을까 무거운 머릿돌을 어떻게 올렸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이곳 방가산에서 6년에 걸쳐 400여기의 돌탑을 쌓아 온 주인공은 화남면 선천리에서 40년동안 매운탕집을 운영해 온 조수현(60)씨다. 조 씨는 6·25전쟁 당시 핏물이 계곡을 따라 흘렀다던 이곳 방가산 격전지에서 전몰군인들의 영령을 위로하고자 돌탑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2년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부터는 돌탑을 쌓는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슬픈 심경을 돌 하나하나에 담아 탑을 쌓으며 먼저간 아들과 자신을 위로한다.
“식당에서 아침 준비를 마치면 저는 바로 이곳으로 옵니다. 높이 올라오면 하늘이 가깝잖아요. 돌탑을 쌓으며 먼저간 아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자식을 잃은 제 마음의 고통을 덜어냅니다.”
조 씨가 먼저간 아들과 자신을 위안하는 방법은 돌탑을 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돌탑 옆에는 그가 직접 지었다는 6채의 흙집이 있는데 이곳에는 중증 환자 6명이 거주하고 있다. 몇 년전 모 방송국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무작정 찾아온 환자들을 그는 아무런 댓가 없이 보살핀다고 한다. 환자들을 보살피는 것 역시 그가 먼저간 아들을 기리는 또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흙집에 들어서는 여행객들에게도 꼭 진한 약차를 한잔씩 대접합니다. 백가지가 넘는 뿌리와 열매를 넣고 곤 다음 5년 동안 숙성시켜 진한 고 상태로 만드는데 이름이 백초고예요. 그 액을 차로 만들어 손님들께 드립니다. 백초고는 이곳에서 묵는 환자들의 건강과 치료를 위해 만든 약으로 환자분들에게 무료로 드시도록 해요.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건강을 되찾아 산을 내려가신 분들이 꽤 되십니다.”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약 2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이곳에 조 씨는 일대의 산을 더 매입해 1000개의 돌탑을 쌓을 예정이라고 한다. 조 씨는 “힘이 남아있는 한 계속해서 돌탑을 쌓을겁니다. 마이산의 돌탑도 80기 정도로 국내에는 1000개의 돌탑이 아직 없어요. 1000개 돌탑을 다 쌓으면 이곳이 영천의 명소 중 한 곳이 될겁니다. 탑이 다 완성되면 영천시에 기부할 생각이예요.”라고 말했다.
최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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