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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영천아리랑, 일제강점기 만주 러시아 강제이주 영천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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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영천아리랑의 역사의 의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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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30일(화) 08:42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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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회: 영천아리랑의 역사의 의미 재조명
2회: 인류무형유산 영천아리랑의 현주소
3회: 민요의 고장 전남 진도 아리랑 타령
4회: 아리랑의 원류 정선아리랑 배우다
5회: 중국서 듣는 디아스포라 영천아리랑
6회: 영천아리랑과 함께 두만강 건넌 사람들
7회: 영천아리랑, 전승·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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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영천아리랑연구보존회 회원들이 ‘영천아리랑’ 을 공연하는 모습. 중앙에서 마이크를 잡은 전은석 영천아리랑연구보존회장. (사진 : 김윤주) | | ⓒ 영천시민뉴스 | | 한국의 대표적 서정민요인 ‘아리랑’이 2012년 12월 5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7차 무형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 위원회에서 24개국 위원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국의 모든 아리랑)가 확정되었다. 2015년 9월 24일에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29호로 지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지정 주요무형문화재인 ‘영천아리랑’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영천아리랑’의 전승 및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본다.
◇ 영천아리랑은 만주서 부른 고향 노래
아리랑은 역사적으로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한국의 일반 민중이 공동 노력으로 창조한 결과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는 약 60여 종, 3600여 곡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영천아리랑은 다른 아리랑과 조금 다른 역사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천아리랑은 일제강점기 황량했던 만주와 러시아로 강제 이주해야만 했던 영천지역 이주민들에 의해 불리다가 북한을 통해 알려지고 다시 고향 영천으로 귀환한 아리랑이다.
일제하에서 만주국 건설을 준비하며 일제는 “가서 3년만 농토를 개척해 3년이 지나면 모두 개인에게 무상으로 경작권을 준다. 만주는 지상낙토가 될 것이다.”라며 만주로의 이주를 유도했다. 일제의 경제 수탈이 전국에 걸쳐 진행되던 1920년대 중반부터의 강권이었다. 이때 경상도 일대의 농민들도 소작료의 급증과 토지수탈에 견디다 못해 일제의 술책에 넘어가 집단으로 이주했는데 바로 이때 이주민들이 황량한 만주를 개척하며 두고 온 고향산천과 일가친척들을 그리워하며 부른 고향의 노래가 바로 ‘영천아리랑’이다. ‘영천아리랑’ 처럼 일제강점기에 만주와 러시아에서 불리다 고향으로 귀환한 아리랑으로 ‘경상도 아리랑’ ‘독립군 아리랑’ ‘청주아리랑’ 등이 있다.
영천아리랑은 1970년 임동권의 ‘한국민요집’ 증보판에 처음 소개되고, 1981년 연변출판사가 펴낸 ‘민요집성’에 남원아리랑, 청주아리랑, 고성아리랑, 춘천아리랑 등 지명을 단 아리랑들과 함께 수록된다. 1984년에는 아리랑 연구가인 김연갑 씨가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펴내며 명칭상으로 다른 20여 가지를 추록해 독립된 아리랑 총 수가 50여 종 이상인 것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책에 ‘영천아리랑’이 포함되게 된다.
이처럼 아리랑을 집대성한 책이나 연구가들에 의해 ‘영천아리랑’의 존재는 기정사실화 되었으나 정작 영천지역에서는 ‘영천아리랑’의 존재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환영곡으로 ‘영천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의아해하는 남쪽 사람에게 북측 관계자가 “대구 옆 사과가 많이 나는 영천지방의 아리랑”이라고 귀띔해 주었던 것을 계기로 ‘영천아리랑’이 영천 사람들과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되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영천에서는 문헌적 고증과 현지 학술조사를 거쳐 영천아리랑보존회, 한국연예협회 영천지회 등과 함께 ‘화합의 노래 영천 아리랑, 꿈과 희망이 담긴 영천의 노래’ CD 1000여 장을 만들어 관내 초·중·고교와 시민들에게 배포했으며 ‘영천아리랑제’와 ‘아리랑미술제’,‘영천 아리랑’을 지정곡으로 한 ‘영천아리랑 경창대회’가 개최되기에 이르렀다.
◇ 영천아리랑 후렴구는 두가지 형태
영천아리랑은 후렴에서 두 가지 형태가 나타난다. 한 곡은 1995년 평양출판사의 민요삼천리에 실린 양산도 장단의 영천아리랑이며 한 곡은 현대적 가곡 풍으로 실제 북한주민들이 즐겨 부르는 영천아리랑을 한국생활음악협회 김천중 지부장이 편곡한 영천아리랑이다.
영천아리랑을 최초로 부른 정은하 명창, 영천아리랑연구보존회 전은석 회장, 그리고 유명한 국악인 김영임 씨 등이 부르는 영천아리랑은 양산도 장단의 영천아리랑이다. 영천아리랑 경창대회에서도 이 영천아리랑을 주로 부른다. 양산도 장단의 영천아리랑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아라린가 쓰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 고개로 날넘겨주소 (후렴) / 1. 아주까리 동배야 더 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난다 / 2. 탐스런 산열매 골라서 따먹고 산골집 큰애기 님 생각하네 / 3. 해마다 산열매 무르 익으니 큰 애기 사랑도 열매를 맺네
엇모리 장단의 영천아리랑은 양산도 장단의 아리랑과 조금 다른점이 있는데 아라린가 쓰라린가 라는 후렴구가 먼저 나오지 않고 간주가 있으며 이후 가사가 진행되고 말미에 후렴구가 반복되는 형식이다.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1. 아주까리 동배야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 난다 / 2. 머루야 다래야 더많이 열려라 산골집 큰애기 신바람 난다 / 3. 앵두나 오디는 단맛에 먹구요 딸기나 살구는 신맛에 먹는다 / 4. 저건너 앞산에 봉화가 떴구나 우리님을 어절씨구 만나를 보잔다 / 5. 울넘어 담넘어 님숨겨 두고 / 호박잎만 난들난들 날속였소 / 아라린가 스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 고개로 날넘겨 주소 (후렴)
◇ 영천아리랑의 분류와 평가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영천아리랑은 정서적으로나 음조적으로 볼 때는 경상도 민요보다 강원도 아리랑에 가깝다. 부르는 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강원도 메나리조(경상도 ·강원도 ·함경도의 민요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선율)에 가깝게 들리기도 하며 종지 부분에서는 경상도 토리(지방의 음악적 특징)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영천아리랑을 선법으로 분류했을 때 메나토리 선법에 속하며 음악적 형태상의 분류로는 창작아리랑에 속하고 계보상의 분류로는 아롱타령, 권역별 분류로는 경상도 아리랑권에 속한다.”라고 분류했다.
2000년 평양에서 조창호 편으로 발행된 ‘민요삼천리’ 제2권 영천아리랑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영천아리랑은 애조적으로 흐르는 경상도아리랑과는 달리 운치 있는 가락으로 이어지면서 경상북도 영천지방의 세속적인 생활풍경을 담고 있다. 그런가하면 농촌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인정세태와 소박한 련정적인 내용들을 노래하면서 산에도 풍년들고 들에도 풍년이 들어 만풍년이 올 것을 바라는 농민들의 갈망도 담고 있다. 영천아리랑도 다른 아리랑들과 마찬가지로 가사가 풍부하고 다양하다.” 라며 영천아리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어 영천지역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는데 “영남 지방에서 교통의 중심지로, 요충지대로 알려진 영천지방은 옛날에 대구와 함께 사과가 많이 나는 고장이었으며 밀양과 함께 쌍기둥을 이루는 곡창지대의 하나였다. 더욱이 영일군 죽장면에서 발원하여 달성, 영천 등을 거처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금호강과 그 유역에는 전설도 많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은요(隱謠)들도 많다고 하나 어떤 가락인지는 알 수가 없으므로 여기서는 경상도 지방의 대표적인 민요인 ‘영천아리랑’을 언급해 본다.”라는 문구로 영천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족 아리랑 연구가 김봉관 씨의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에는 영천아리랑에 대한 다음과 같은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영천아리랑이라는 노래제목은 노래의 후렴구에서 나온 것이다. 노래의 제목을 놓고 볼 때 경상도 지방에서 나온 노래라고 볼 수 있으나 음악적으로 정서적으로 볼 때 경상도 지방의 민요라기 보다는 강원도 지방의 민요에 더 가깝다. 영천아리랑에는 양산도장단에 기초한 것과 엇모리장단에 기초한 노래가 있는데 조식과 장단 등 두 노래의 양상이 판이하게 다르다. 양산도장단에 기초한 쳣 노래는 흥겹고 명랑한 느낌을 준다면 엇모리장단에 기초하고 있는 둘째 노래는 건드러지면서도 명랑한 느낌(북한에서 부르는 영천 아리랑의 영향)을 준다.”
◇ 북한에서의 영천아리랑
영천아리랑’에 대한 북측의 자료도 많은데 1995년 발행된 ‘조선의 노래’(예술교육출판사)와 ‘민요따라 삼천리’(평양출판사) 1999년 발행된 ‘조선민족음악전집’, 월북 작가 박태원 가족의 증언으로 최근의 북한 문헌에서는 ‘갑오농민전쟁’의 작가 박태원이 이 아리랑을 즐겨 불렀다는 언급(통일문학), 2000년 발행된 ‘민요삼천리’ (조창호 편), 이 작품을 관현악곡으로 작곡(편곡)한 작곡가 이한우(윤이상음악연구소 작곡실장)의 주장 등이다. 북한 문헌은 ‘영천’이 경상북도 영천시의 고유 지명임을 분명히 했으며 이 노래가 원래 영천에서 난 것으로 보았다.
현재 북한에서 발행한 CD, DVD, VHS등 관련 자료 속에는 ‘경상도 아리랑’과 ‘영천 아리랑’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 가 있다. 1980년대 북한의 대표적인 민족음악 시리즈 ‘조선민요’와 일본 재일조선인연합회가 발행한 ‘민요따라 삼천리’에도 마찬 가지이다.
◇ 중국에서의 영천아리랑
조선족 아리랑 연구가 김봉관 씨가 2009년 엮은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은 50년대 초부터 민요집성 사업으로 중국 동북지방의 조선족 민요를 채보해 1050곡을 묶어 책으로 편찬했는데 ‘영천 아리랑’ 3곡이 채보, 수록되었다. 채보 당시 영천 아리랑을 불렀던 조선족 민간 예술인은 다음과 같다.
이현규. 1921년 평안북도 출생. 광복이전 조선8도를 돌아다니며 힘겨운 품팔이를 함. 1945년 중국으로 이주. 중국군으로 입대. 조국해방전쟁에 참가. 1949년 10월에 복원. 임업공, 과수원, 양봉, 우체국 등지에서 종사. 어릴 때부터 민요를 즐기고 사랑하였다. ‘영천 아리랑’ ‘새 아리랑’ ‘탕세기’ ‘녕변가’ ‘수심가’ ‘장타령’ 등을 부름.
구룡환. 북한 개성 출생. 채보 당시의 나이가 67세(1962년 채보)로 1895생으로 추정. 북한에서 영천 아리랑 배움. ‘나무당기는 소리’ ‘잦은 난봉가’ ‘목도소리’ ‘출항가’ ‘산운제소리’ ‘원포귀범’ 등을 부름. (이황훈 채보, 김봉관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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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제1회 영천아리랑제에서 이언화무용단이 아리랑을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 모습. | | ⓒ 영천시민뉴스 | | ◇ 영천아리랑의 의의
영천아리랑의 확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영천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그리고 남한 영천으로 귀환했다는 설이고, 또 한 가지는 영천에서 국경지대로 갔고, 여기서 ‘독립군아리랑’으로 불려져 중국으로 갔던 것이란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영천아리랑은 일제강점기 영천지역민들이 고향의식과 연대정신을 아리랑을 통해 공유하고자 부른 노래로 중국과 러시아 교민들과 북한에서 널리 불려지다 귀향한 생명력 강한 진정한 영천의 노래인 것이다. 이러한 역사성과 전승과정은 어떤 아리랑과도 견줄 수 없는 영천아리랑만의 위상이다.
- 장칠원·최은하 기자 -
〈자료 : 김연갑(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의 논문 '영천아리랑의 위상 정립과 전승 방안', 김형관(전 KBS PD)의 논문 '영천아리랑의 귀환과 이동', 이소라(민족음악연구소 대표) 논문 '영천의 아리랑', 김봉관(조선족 아리랑 연구가) 씨의 ‘중국 조선족 민간 음악집’, 유네스코 홈페이지, 문화재청 홈페이지, 영천디지털대전 등〉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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