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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세계로 외연 확장하는 정선 아리랑… 수평적 교류로 상호 발전해야
4회: 아리랑의 원류 정선아리랑 배우다
2016년 09월 27일(화) 18:33 [영천시민신문]
 
글 싣는 순서
1회: 영천아리랑 역사의 의미 재조명
2회: 인류무형유산 영천아리랑의 현주소
3회: 민요의 고장 전남 진도 아리랑 타령
4회: 아리랑의 원류 정선아리랑 배우다
5회: 중국서 듣는 디아스포라 영천아리랑
6회: 영천아리랑과 함께 두만강 건넌 사람들
7회: 영천아리랑, 전승·발전을 위한 제언


↑↑ 2015년 정선아리랑제 기간에 펼쳐진 정선아리랑 대합창 공연.
ⓒ 영천시민뉴스

↑↑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정선아리랑 소리공연이 펼쳐지자 관람객들이 아리랑 장단에 함께 춤추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아리랑을 빼고 정선을 이야기 할 수 없을 만큼 정선에서 아리랑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영천아리랑의 전승과 발전방향의 모색을 위해 한국 아리랑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정선군을 방문했다. 정선은 영천에서 270km, 자동차로 약 4시간이 소요되는 곳이었다. 정선군은 ‘해 뜨자 해 넘어가는 두메산골’이라고 부를 만큼 첩첩산중이 둘러싼 도시로 인구는 4만명이 채 못되었다. 그러나 이 작은 도시에서 펼쳐지는 아리랑 정책은 세계에거 가장 으뜸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광범위하고 뛰어났다. 정선 아리랑전수관, 아리랑시장, 아리리촌, 아리랑센터를 차례로 방문하며 영천아리랑의 발전방향의 해답을 모색해 보았다.

◇ 아리랑 가르치고 배우는 정선아리랑전수관

↑↑ 학생들의 차로 붐비는 정선 아리랑전수관의 모습.
ⓒ 영천시민뉴스

↑↑ 이현수 전수조교의 아리랑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정선아리랑 전수관은 정선아리랑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2001년 10월 정선군 여량면에 836.20㎡(253평)규모로 건립했고 매주 수요일 10시부터 3시까지 4시간 동안 정선아리랑 전수교육이 펼쳐진다. 방문한 날이 마침 전체수업이 있는 수요일이어서 전수관 교실마다 정선아리랑을 배우는 학생들의 노랫가락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전수관 사무실에서 정선아리랑 예능보유자이자 정선아리랑보존회 회장인 유영란(63) 씨를 만나 정선아리랑 전수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유영란 정선아리랑보존회장
ⓒ 영천시민뉴스
유 회장은 “정선아리랑보존회에서 95년도부터 전수관을 운영하며 정선아리랑을 가르치고 보급했어요. 예술회관 2층을 빌려 사용하다가 2000년 현재의 전수관이 세워졌습니다. 이곳에서 69명의 정선아리랑보존회 회원과 비회원들이 수업을 받습니다.”라며 전수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정선아리랑 전수관은 4명의 지도위원(예능보유자)이 수업을 진행하는데 전수조교 7명이 이 수업을 돕는다고 한다. 예능보유자와 전수조교 외에도 이수자 10명, 전수장학생 6명이 있는데 이들을 포함한 40여명이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원이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은 정선 장날인 2일과 7일에 정선아리랑센터와 정선관내 시장, 아우라지, 싸리골 등지에서 아리랑 공연을 한다. 아리랑센터에서는 극 공연이 이루어지며 시장에서는 주로 소리 공연이 펼쳐진다.

◇ 배울수록 힘든 정선아리랑 10년은 돼야 잘 부를 수 있어
이현수 전수조교와 제자들의 수업을 참관했다. 조교가 선창하고 제자들이 후창을 하거나 어려운 부분을 독창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업을 받던 조순애(56) 씨는 “우연한 기회에 정선아리랑을 배우게 되었는데 어렸을 때 엄마가 푸념하듯 중얼 거리던 소리라는 것을 알고 가슴이 애잔해졌어요. 배울수록 어렵지만 마음속의 답답함을 토해내는 것 같아 좋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현수 전수조교(52)는 “평소 20명 정도 수업하는데 오늘은 공연이 있는 날이라 학생 수가 적어요. 소리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 노력해야하는 장르입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무형문화재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영천과의 인연도 깊었는데 1995년 즈음 영천아리랑 가사를 몇 수 지어 전달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영천아리랑은 이제 움트는 아리랑이고 현재 전은석 보존회장이 열심히 하고 있다. 격려해 주고 지원해주면 경북과 국가의 문화재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상설공연으로 북적이는 정선 아리랑시장
이어 방문한 곳은 정선 아리랑시장이었다. 방문한 날이 장날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고 특히 아리랑 공연장에 몰려든 관객으로 장사진이었다. 공연장 주변 주막집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빈대떡과 감자부침을 안주로 막거리를 한사발씩 들이키고 있었다.
이곳 정선 아리랑시장은 종합관광안내센터를 별도로 운영하며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방문자들에게 아리랑에 대한 역사와 정선 관광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는데 김지선 문화관광해설사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김지선 해설사는 정선아리랑의 역사를 시작으로 정선아리랑과 공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정선아리랑이 불려진 것은 600여 년 전인 조선초기입니다. 당시 고려왕조를 섬기고 벼슬하던 선비들 중 불사이군의 충성을 다짐하며 송도에서 은신하다가 정선(지금의 남면 거칠현동)으로 은거지를 옮겨서 살았는데 임금에 대한 충절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심정을 한시로 읊었어요. 여기에 지방에서 구전되던 토착음을 붙여 불렀던 것이 정선아리랑의 시초입니다.”
정선아리랑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한스럽고 느린 정선아리랑이 ‘긴 아리랑’이고 경쾌하게 부르는 ‘자진 아리랑’과 앞부분을 긴 사설로 엮어나가다가 나중에 늘어지게 부르는 ‘엮음아리랑’이 있다. 정선 아리랑시장의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소통하고 흥겨워야 하기 때문에 자진아리랑을 주로 부른다고 한다. 7~8명의 단원이 약 30분 동안 공연했는데 물박, 다듬이, 여물통 등으로 장단을 맞추는 신나는 공연이었다. 특히 물박은 정선아리랑 외에는 박자가 맞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1월부터 개통돼 청량리와 정선을 오가는 정선아리랑 열차로 인해 최근 장날 아리랑공연 관객이 대폭 늘었다고 한다.

◇ 사랑과 연정 사연 담긴 정선아리랑 이야기
정선아리랑의 노랫말은 남녀의 사랑과 연정, 신세한탄, 세태 풍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가사에는 정선의 지명이 많이 드러난다. 가사는 부르는 사람에 의하여 즉흥적으로 덧붙여질 수 있고 가창 방식은 주로 혼자 부르는 독창의 경우가 많으나, 여럿이 부를 때에는 메기고 받는 선후창형식으로 부른다. 곡조는 메나리토리로 가락이 늘어지며 비음이 많다. 정선아리랑박물관 진용선 관장이 2014년 펴낸 ‘정선아리랑 가사사전’에는 4992개의 아리랑이 수록되어 있는데 고정적으로 전승되는 노랫말 중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 /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너주게 /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 (후렴) / 한치 뒷산에 곤드레 딱죽이 임의 맛만 같다면 / 올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네. / (후렴) / 명사십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나. / 모춘 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우나. / (후렴) / 정선읍네 물레방아는 사시장철 물을 안고 뱅글뱅글 도는데 / 우리집에 서방님은 날 안고 돌 줄을 왜 모르나. (후렴)
이 가사 중 하나가 영천의 자양에서 불려지던 장두표 옹의 영천토민의 아리랑 가사와 많이 닮아있어 기자의 관심을 끌었다.

◇ 아라리촌에서 정선아리랑비 사연을 듣다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아라리촌은 양반가의 전통가옥을 비롯하여 주막, 토속매점 등을 조성한 관광명소이다. 이곳에서 변상근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나 정선아리랑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정선 아리랑비는 1977년 10월 제2회 정선아리랑제 개막식과 함께 정선의 비봉산마루턱 충혼탑 옆에 세워졌다고 하는데 국내뿐만 아니고 세계적으로도 민요비로서는 최초의 비이다. 변상근 해설사가 몸이 불편해 안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안타깝게도 아리랑비를 직접 볼 수 없었다.

◇ 아리랑의 가치 세계적으로 알리는 정선 아리랑센터

↑↑ 정선아리랑센터의 웅장한 모습.
ⓒ 영천시민뉴스

↑↑ 변상근 문화관광해설사
ⓒ 영천시민뉴스
정선 아리랑시장 공연을 보고 정선 아라리촌에서 아리랑비 설명을 듣다보니 아리랑센터의 공연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정선 아리랑센터에서는 정선 5일장인 2일과 7일 오후 2시에 상설로 정선아리랑의 연대기를 한 판으로 엮어 만든 다큐 연희극 ‘판아리랑’을 공연한다. 이희란 정선아리랑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과 함께 공연장인 2층 아리랑 홀에 들어섰다. 휴가 시즌이 지난 평일이었는데도 객석 612석 중 3/2 정도의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정선아리랑 상품권 5000원권을 구입하면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며 공연은 약 60분간 진행된다.
공연을 관람한 후 찾아간 아리랑센터 사무실에서 아리랑센터 건축디자인 컨셉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아우라지에서 출발하여 남한강 천리물길을 따라 흘러갔던 정선뗏목을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 되었으며 아리랑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아리랑문화 용출의 중심에 서기 위해 건립했다는 설명이었다. 아리랑센터는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6271㎡(1896평) 규모로 정선에서는 가장 아름답고 규모가 커서 눈에 띠는 건물이다. 이곳에는 공연장과, 아리랑박물관,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사무실이 있다. 공연장 객석은 663㎡, 무대는 704㎡ 규모이며 아리랑 박물관 전시관은 상설전시관 307㎡, 기획전시관 127㎡, 그리고 수장고가 있다. 방문했을때 기획전시관에서는 아리랑박물관 개관기념기획 ‘아디동 블루스’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디동 블루스에서 시작된 한국의 아리랑이 세계의 아리랑으로 알려지는 기나긴 여정이 담긴 음반과 공연기록, 문헌자료의 전시였다.
지자체의 박물관이 마치 민속관처럼 잡다한 자료들을 전시한 것으로 기억하던 본 기자에게 오스카 페티포드부터 김씨스터즈까지 아리랑 음반을 세계의 재즈 속에서 찾아 전시한 그 특별함이 무척 신선하고 놀라웠는데 이 전시의 배경에는 아리랑 연구소장이자 아리랑 박물관장인 진용선 씨의 열정이 숨겨져 있었다. 진용선 관장은 영천 아리랑의 역사에서도 그 행적을 찾아 볼 수 있는 반가운 인물로 신나라레크드 CD에 실린 로가기향 신승촌 차병걸 노인에게서 영천아리랑을 녹취한 장본인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덥석 반가움이 일었다.

◇ 유네스코 등재 이후 세계의 아리랑 축제로 확산

↑↑ 아리랑센터 공연장에서 열리는 다큐연희극 ‘판 아리랑’
ⓒ 영천시민뉴스
정선 아리랑제는 정선아리랑제위원회 주관으로 1976년부터 열리고 있다. 올해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아라리공원 일원에서 열리며 군민 200여명이 참여하는 정선아리랑 테마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무용·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분야를 접목한 ‘정선아리랑 대합창극’ 개막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유네스코 등재 이후 세계의 아리랑제로 확대되어 진행되었는데 올해 역시 세계 민요를 초청한 세계 아리랑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정선아리랑제가 강원도 대표축제로 선정, 추가예산을 받게 되어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한다.

◇ 진용선 아리랑박물관장 인터뷰

↑↑ 진용선 정선아리랑박물관장
ⓒ 영천시민뉴스
“1950년대부터 정선아리랑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인 연구자들도 있었고 또 정선아리랑이 강원도 무형문화재가 되어 지역민들에게는 자긍심이 되고 도에서는 지원과 육성의 근거가 되었던 거죠. 1976년 처음 아리랑제를 시작해 올해 41회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자체 동력이 되어 많은 콘텐츠를 보유게 되었던 거죠. 앞으로의 정선아리랑은 외연을 넓혀가는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젠 얼마나 멋지게 펼칠치, 어떻게 구연할지에 대한 차원의 문제인거죠. 영천아리랑은 현재 지역 자생력이 약한 것 같습니다. 아리랑의 자생력은 그 지역에서 아리랑에 미친 사람들,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내야 합니다. 저는 영천아리랑의 발전방향으로 정선아리랑과의 수평적인 교류는 어떨까 생각해 봅았습니다. 정선아리랑은 일찍 아리랑의 토대를 이끌어온 아리랑이고 영천아리랑은 이제 막 발전을 시작한 아리랑입니다. 두 아리랑이 형, 동생의 친근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교류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영천아리랑제를 할때 정선아리랑에서는 방대한 자료 중 영천아리랑에 관련한 자료를 뽑아 내려가 전시하고, 정선아리랑제를 할때는 영천아리랑 팀을 초대해 다른 토리의 아리랑 초청공연을 들어보는 것입니다. 정선아리랑을 만들어 갔던 중장기 계획들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공유할 수도 있구요. 이는 유네스코의 의지와 상통한 일이기도 합니다. 아리랑을 등재할 때 한국의 모든 아리랑으로 지칭했고 아리랑의 개방성을 전제로 했었거든요. 서로간의 수평적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015년 정선아리랑제 기간에 펼쳐진 정선아리랑 대합창 공연.
ⓒ 영천시민뉴스


◇ 정선, 영천아리랑 미래 일구는 희망 되어주길
정선에서는 대형 규모의 아리랑센터와 전수관 건립, 정기적인 전수교실 운영, 아리랑예능보유자·전수조교·이수자·전수장학생으로 이어지는 정선아리랑 전문가 확보, 군립아리랑예술단이 장날마다 펼치는 극과 소리공연, 수준높은 아리랑박물관 전시, 아리랑 관련 전문서적 발간 등 우리지역에서는 감히 꿈꿔보기 어려운 아리랑 정책들을 척척 펼치고 있었다. 이번 취재는 정선이 진정한 아리랑의 고장임을 확인하고 실감하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라기는 이번 정 아리랑 취재가 영천아리랑의 미래를 일구는 희망의 도구가 되어 주는 것이다.
. 장칠원·최은하 기자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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