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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두만강 건너고 아리랑 고개 넘으며 부른 영천아리랑
6회: 영천아리랑과 함께 두만강 건넌 사람들
중국 북한 접경지역 삼합 답사
2016년 10월 11일(화) 18:33 [영천시민신문]
 
글싣는 순서
1회: 영천아리랑 역사의 의미 재조명
2회: 인류무형유산 영천아리랑의 현주소
3회: 민요의 고장 전남 진도 아리랑 타령
4회: 아리랑의 원류 정선아리랑 배우다
5회: 중국서 듣는 디아스포라 영천아리랑
6회: 영천아리랑과 함께 두만강 건넌 사람들
7회: 영천아리랑, 전승·발전을 위한 제언

연길 방문 이틀째인 23일 아침 일찍 이광평 선생의 안내를 받아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삼합으로 출발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토지수탈로 인해 강제로 고향을 떠났고 두려움 속에서 두만강을 건너야 했던 영천사람들의 이주경로를 되짚어보기 위한 일정이었다.
당시 영천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한 이주민들은 함경북도 청진역에서 내려 두만강을 건너 만주로 이주했을 것이라고 한다. 일설로는 함북 회령과 청진을 잇는 회청선 철도의 노동자로 끌려왔다가 모진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이주했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당시 두만강을 건너던 이들은 일경에게 언제 붙잡힐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는데 특히 아흔아홉구비라는 험준한 아리랑고개를 넘을 때 그 두려움은 최고조에 달했다. 아리랑고개까지 무사히 넘은 이주민들은 명동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용정과 연길, 흑룡강성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만주의 거친 땅을 일구며 삶의 뿌리를 내렸다.

↑↑ 북한땅을 바라볼 수 있는 망강정.
ⓒ 영천시민뉴스
이광평 선생은 “당시 북한에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이주한 경로는 세곳인데 하나는 도문시를 통해 연길로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산툰을 통해서 용정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마지막 세 번째 길이 회령에서 두만강을 건너 삼합으로 왔다가 아리랑고개를 넘어 명동과 용정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민족시인 윤동주와 ‘아리랑’ 영화를 처음 만든 나운규 감독이 이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이주했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당시 대부분의 우리 민족들이 윤동주와 나운규가 거쳐간 회령의 두만강을 건넜을 것이고 우리 취재팀 역시 그 경로를 되밟기 위해 삼합행에 오른 것이다.
삼합에 도착하니 염려하던 대로 북한에서 시작된 홍수피해의 흔적이 여기저기 보였다. 우리가 지나는 길의 일부구간도 무너져 복구공사를 하고 있었으므로 농로를 따라 돌아가야만 했다.

↑↑ 망강정에서 아리랑이 출발한 두만강을 보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취재팀이 도착한 곳은 두만강과 북한의 회령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중국의 최접경에 지어진 망강정이란 3층 정자였다. 취재팀은 망강정에서 중국과 북한을 이어주는 국경다리와 그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회청선 철로 그리고 분단된 민족의 통한을 품고 지금까지 유유하게 흐르고 있는 두만강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역사의 현장에 발을 디딘 일행은 모두 숙연하고 울컥한 마음으로 잠시 말을 멈추고 침묵했다.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는 “영천아리랑의 출발은 여기서부터입니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두만강을 건너면서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비록 몸은 고국을 등지고 떠났지만 고향에서 불렀던 노래를 가슴에 품고 걸어갔던 것이지요. 당시 사람들은 내가 떠나온 고향땅의 아리랑을 부르며 조국과 고향을 기억하고자 했던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두만강을 건넌 영천사람들은 백성을 편안하게 해준다는안민대를 통해 아리랑고개로 접어들었고 험난한 고개를 넘어 희망의 도시 명동으로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민대에서 시작된 아리랑고개길은 현재 사람과 차의 통행이 어려운 길로 우리 일행은 아스팔트 포장을 한 도로를 통해 아리랑 고개를 넘어갔다.

↑↑ 명동학교 성역화사업 현장 인근의 조선족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당시 명동학교를 세운 김약연 선생은 이 아리랑고개에 사람을 보내 밤새 지키고 있게 했다가 조선 사람이 넘어오면 명동학교로 데리고 와서 씻기고 먹이고 하룻밤을 재운 뒤 길을 떠나게 했다고 한다.
우리를 안내해준 이광평 선생은 조선족 중에서도 역사와 문화적 자료를 가장 많이 알고,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명동학교 성역화 사업 등 조선족을 중심으로 한 명동 일대 관광화 사업에도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인물로 그의 주도하에 조선족이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명동의 한 식당으로 일행을 초대해 맛있는 점심을 대접해 주기도 했다.
식사 후 일행은 1906년에 설립되었다가 1년 만에 폐교된 서전서숙의 민족교육정신을 계승하여, 김약연과 김학연 등이 화룡현 명동촌에 세운 명동학교를 둘러보았다. 이 명동학교는 윤동주와 나운규, 문익환 목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거쳐간 곳으로 당시 만주에 살았던 조선인들의 독립운동 성지이자 요람이었다. 우리는 성역화사업으로 재건축한 명동학교의 내부와 표지석, 그리고 공사중인 정원을 둘러보며 고향을 떠나 첫발을 디딘 이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불렀을 영천인의 아리랑을 곱씹어보았다.
김연갑 이사는 “독립군 아리랑의 곡조가 영천아리랑의 곡조이다. 당시 독립군들이 군가를 부를 때 따로 작곡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고향에서 부르던 곡조에 가사를 바꿔 군가로 불렀던 것이다. 영천아리랑 곡조가 독립군 아리랑이 되고 밀양아리랑 곡조가 광복군 아리랑이 된 것이 그런 이유이다. 이 독립군 아리랑과 영천아리랑이 북한으로 가서 그 곡조에 가사를 바꾸고 랭산모판큰애기 아리랑이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아리랑의 위상은 엄청나다. 일종의 독립가이다. 북한의 모든 민요책에도 아리랑이 최우선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런 북한의 민요책인 ‘조선민요곡집’에 영천아리랑을 넣고 굳이 ‘대구 근처의 사과가 많이 나는 영천지역의 아리랑’이라고 적었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이미 영천 아리랑을 인지한 것이다.”라며 또 다시 강조했다..

↑↑ 시인 윤동주 생가에서 영천아리랑을 설명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이어 방문한 윤동주 생가의 유상 앞에서 김연갑 이사는 ‘조선민요곡집’을 펼쳐놓고 일행에게 ‘영천아리랑’을 설명한 대목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경상북도 영천의 아리랑’ 이라는 ‘조선민요곡집’의 글을 다 읽자 그는 “윤동주 시인 앞에서 이 글을 읽었으니 이제 윤동주 선생도 이 내용을 다 알게 되었다.”라고 진심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퍼포먼스 같은 일종의 의식이었으나 영천아리랑의 역사가 바로 잡혀 더 이상 근거 없는 주장들이 퍼지지 않기를 바라는 김연갑 이사의 간절함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 만주벌판이 내려다 보이는 일송정.
ⓒ 영천시민뉴스
명동촌을 떠난 일행은 일송정에 올라 굽이쳐 흐르는 해란강과 끝간데 없이 펼쳐진 만주벌판을 바라보며 이곳에 땅을 일구며 끈질긴 생명력으로 정착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장칠원·최은하 기자 -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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