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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016년 가장 바빴던 사람들을 만나다 ④행복전도사 집배원>
“따뜻한 차 한잔에 힘 얻어요”… 행복 전하는 제비아저씨
이승윤·박대성 집배원
2017년 02월 08일(수) 16:46 [영천시민신문]
 

↑↑ 이승윤, 박대성 집배원과 이준우 지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긴 기다림 속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바로 집배원 아저씨들이다. 예전에는 거리마다 빨간 우체통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행복을 전하는 빨간 우체통이 사라져 갔다. SNS, 문자메시지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명에 뒤로 밀렸지만 그래도 사랑과 행복이 담긴 것은 바로 손 편지다. 이렇듯 행복을 전하는 제비(우체국 마스코트)는 우리 주변에 항상 있다. 소중한 편지 한 통을 성심성의껏 전달하기 위해 산간오지도 마다하지 않고 오늘도 달리는 집배원아저씨를 만나보았다.

도둑을 만난 섬뜩한 경험 있어
시민신문이 가장 오래된 신문
요즘은 받기 싫은 우편물 많아
따뜻한 말 한마디에 용기 얻어

“추은 겨울날 한통의 편지를 전하려고 1시간씩 먼 산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 갈 때는 힘도 들지만 웃으면서 편지와 소포를 받는 고객들을 보면 힘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지난 1월23일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2016년도 가장 바쁘게 보낸 시민 가운데 집배원을 만나기 위해 영천우체국을 찾았다. 산더미처럼 쌓인 우편물과 소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우체국의 모습을 보니 설에 맞춰 취재를 요청한 것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할 수없이 발길을 돌리고 설 연휴가 끝난 2월1일 다시 영천우체국을 찾아 한숨 돌린 집배원들을 만났다.
영천우체국에 근무하는 직원은 전부 140명이다. 이 가운데 지역에 기쁜 소식과 행복을 전하며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집배원은 50명이다. 이들은 영천우체국 소속의 택배차량 15대와 47대의 오토바이로 각종 소포와 우편물을 각각의 가정에 배달하고 있다.

↑↑ 명절전인 1월 25일 물량을 배포하고 있는 집배원들의 모습.
ⓒ 영천시민뉴스
영천우체국은 평소 매일 2000통의 물량을 고객들에게 배달하고 있으며 이번처럼 명절에는 6000통 이상의 우편물과 소포를 각 가정마다 배달하고 있다.
50명의 집배원 아저씨 중에 영천우체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근무한 이승윤 집배원과 2대째 우체국과 인연을 맺고 있는 박대성 집배원을 만났다.

↑↑ 이승윤 집배원.
ⓒ 영천시민뉴스
이승윤 집배원은 1977년 단포우체국에서 근무를 시작해 40년동안 우체국과 인연을 맺어 삶 자체가 집배원이라고 말한다.
처음 자전거를 타고 우편물 배달을 시작한 이 집배원은 40년 동안 여러 가지 재미있고 황당한 일도 많이 겪었다. 가장 추억에 남는 것은 펜팔이 많았던 80년대 초 한명에게 200통 이상의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고 1983년경 단포우체국에서 근무할 당시 우편물을 배달 갔다가 도둑을 만난 섬뜩한 경험도 있었다. 마침 도둑이 도망가는 바람에 아무런 사고도 없고 피해를 입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승윤 집배원은 “1977년 별정우체국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왔다. 세월이 정말 빠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예전처럼 정을 주고 받는 집배원 이미지는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농촌 어르신들은 더울 때 물 한잔, 추울 땐 따뜻한 커피한잔을 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영천의 지역신문들을 배달하다 보니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다. 시민신문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 집배원은 “면단위 등은 농촌오지다 보니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가끔 어르신들이 생필품이나 약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집배원들이 웃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은 이미지로 남는다”고 말했다.
40년째 근무한 이상윤 집배원의 계획에 대하여 “이제 집배원 생활이 마무리 단계이다. 아무런 사고없이 지금껏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 다른 것보다 좋은 집배원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써 4년째 근무하며 환한 웃음으로 직장 동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박대성 집배원을 두 번째로 만나보았다. 박 집배원은 무엇보다 아버지 박찬석 전 집배원(1971년~2010년까지 근무)의에 이어 2대째 우체국과 인연을 맺은 것이 특이한 점이다.
취재당일 2층 집배실에서 우편물을 분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박대성 집배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쑥스러운 듯 너털웃음만 지었다.
40년을 근무한 아버지에 이어 2대째 근무하는 집배원이기에 꼭 취재를 하고 싶다는 말에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 박대성 집배원.
ⓒ 영천시민뉴스
아직 총각인 박대성 집배원은 현재 금호지역에 우편물과 소포를 배달하고 있다. 아침 일찍 시작된 일과를 보면 먼저 우편물을 분류하고 금호로 이동한 후 동네별로 배포를 한다. 이번처럼 명절이 되면 이런 일과를 최소 2번 해야만 모든 물량을 배포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경력이 짧아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신새대 집배원답게 그들만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박대성 집배원은 “예전에는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줘 집배원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고 아버지에게 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우편물 대부분들이 고지서나 등기 등 받기 싫은 우편물이 많아 집배원을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집배원)는 우리의 일을 하는 것인데 싫은 소리를 들을 때 일할 맛이 사라진다.”고 하소연 했다.
박 집배원은 “그래도 아직 농촌지역에는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는 분들이 있어 고맙다. 일은 힘들어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사회생활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2017년 미래에 대하여 박 집배원은 “개인적으로 2017년은 별정우체국의 각종 차별적인 제도를 우정노조에서 바꾸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천우체국에는 이준우 노조지부장을 중심으로 2016년도를 바쁘게 움직였고 2017년도에도 조합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 지부장은 보기 드물게 물량이 많은 날에는 직접 우편물을 배달할 정도로 영천우체국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이준우 지부장은 “많게는 100km이상을 이동하는 집배원들은 많은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힘든 일들을 이겨내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집배원임으로 항상 격려해 주길 바란다”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집배원이 있기에 좀 더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또 “구 주소에서 도로명 주소로 바뀌고, 우편보호가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뀌는 등 정책변화가 있다. 집배원도 노력해야 하지만 시민들에게 많은 홍보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통신문화의 발달로 그 옛날처럼 많은 편지들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편지는 누구나 기다리고 설렘을 가지게 한다. 한통의 편지를 배달하기 위해 왕복 2시간을 달려가는 빨간 제비아저씨(집배원)의 정성처럼 2017년도에도 웃음과 희망을 향해 달려가길 기대한다.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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