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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재발견 ④ 숭렬당>영천읍성 중심부 향청으로 사용… 가족단위 산책코스로 각광
위양공 이순몽 장군 기리는 곳
2017년 02월 21일(화) 10:33 [영천시민신문]
 

↑↑ 숭렬당 모습.
ⓒ 영천시민뉴스
옛 영천읍성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숭렬당을 찾았다. 현재 성내동(숭렬당길)에 위치해 있고 차량통행이 빈번한 도로가에 있어 찾아가기에도 쉽지만 오랫동안 살아온 시민들도 스쳐지나가고 잠겨있으리라 짐작해 가보지 않은 이들이 많다. 숭렬당은 위양공 이순몽 장군을 모시는 사당으로 보물 521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도심의 공원(숭렬공원)으로 조성되어 가족이나 친구단위로 산책하며 둘러보는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먼저 숭렬당에 모셔진 인물 위양공 이순몽 장군에 대해 옮겨 본다.
이순몽(1386~1449) 장군은 세종 때의 무장이다. 영천에서 태어나 태종 때 무과에 급제, 본격적인 무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세종 때 우군절제사에 임명되어 쓰시마정벌에 참여하고 이후 중군절제사에 봉해져 여진족 토벌에 나서기도 했다. 세종의 총애가 두텁고 전쟁에서 패하지 않는다고 하여 ‘복장군’이라 불리기도 한 그는 경상도 도절제사를 지냈고 정1품 벼슬인 영중추원사에 이르렀으며 죽은 후에 위양공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본관이 영천이고 출생지도 영천이지만 서울에서 관직생활을 하고 경기도 양평에 묘소(경기도 지방문화재 지정)가 있다.
찬바람이 위세를 떨치던 지난 11일 지역 향토사에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가진 이원조 중앙동장과 경북문화재연구원 유지화 씨를 동반해 숭렬당을 찾아갔다. 사무관 교육 중 휴일을 이용해 마을행사 참석을 위해 잠시 다니러 온 이 동장과 만난 것이 행운이라 여겨졌다. 영천도심에 자리한 이순몽의 사제는 이름만 들어서는 충신이나 대단한 장군을 받드는 곳으로 생각된다. 개방된 공원이라 짧아진 담에 삼문을 단 솟을대문이 호방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위양공 이순몽 신도비와 이곳 출신인 포은 선생의 어머니 영천이씨의 추모비가 나란히 서있다.
본 건물은 서원이나 향교의 강당처럼 보이는데 대청위에 걸린 ‘숭렬당 중수기’에는 이순몽이 휴식을 취하고 생활하던 곳‘이라 했으니 일반 주택의 사랑채 역할을 한 것이 틀림없다. 건물도 장수였던 주인처럼 무장의 풍모가 느껴졌다. 아홉 칸의 대청은 시원하게 트여있고 대청양쪽으로 방을 하나씩 만들어 복잡하지 않고 담대한 기질이 엿보였다. 건물 앞 오른편 가장자리에 비석이 서있는데 ’보물 제 521호 숭열당‘이라 음각되어 있고 옆의 안내문에는 ’영천향사당입규현판‘이라는 제목 아래로 설명해둔 내용이 있어 당시 향사당(향서당)으로 사용되었음을 알려주었다.

ⓒ 영천시민뉴스

↑↑ 내부 향사당 입구 현판.
ⓒ 영천시민뉴스
우리 셋은 대청에 올라 오래 보존된 현판 ’영천향사당입규‘를 자세히 살펴보고 이 동장으로부터 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영천향사당입규는 향규이다. 즉 향회의 규약 혹은 규칙을 말한다. 조선시대 향촌의 질서를 바로 잡고 관청을 견제할 수 있었던(지금 시의회의 역할로 추정) 향청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당시의 기록이 정확히 남은 것이 없으나 영양도(영천역사문화박물관 소장)와 영천군지도 등 고지도에 향청으로 표기된 것, 바로 앞에 옥사(감옥)가 위치한 것들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다. 이원조 동장은 “임란전후로 향촌사회의 지배권을 가진 이들이 유향소라는 자치 기구를 만들고 향회를 통해 지역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며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고 임란 후 문란해진 지역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향청(향사당)의 힘이나 역할이 컸다고 보인다.”라 말했다. 그 무렵 영천지역 사림의 원로였던 정담(1552~1634)선생이 쓴 향규를 현판에 새겨 향사당에 걸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10년 후 전쟁이 할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시점, 사회적 혼란은 기존 질서를 위협하고 나라와 양반의 권위는 퇴락했으며 백성의 민심이 요동쳤다. 이 때 지역의 사림들은 향규와 향약 같은 유교적 규범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회복하고자 노력했고 영천향규는 당시 우리 지역의 사회적 상황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현판인 것이다.

↑↑ 공원바닥의 영천군 지도.
ⓒ 영천시민뉴스
시민들에게 다시 알려주고 싶은 것은 지역의 보물인 숭렬당이 단지 이순몽 장군을 기리는 장소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후계자가 없던 장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 지어진 것은 그의 사후 한참 뒤(160여년)인 광해군 때라고 전해진다. 따라서 건물의 원래 이름이 향청으로 사용된 향사당 혹은 향서당인데 위양공의 위패를 모시면서 ’숭렬당‘이라 붙여진 것 같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시내 지역에서 임진왜란 때 소실되지 않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역사적 장소인 숭렬당. 가족, 친구, 연인들 삼삼오오 찾아가 지역의 역사적 숨결을 더듬고 느껴볼 수 있을 만한 곳이다.

- 박순하 시민기자 -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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