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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서 '얼음골' 발견
기룡산 해발 600m지점
2008년 08월 26일(화) 13:47 [영천시민신문]
 

↑↑ ▲ 자양면 보현2리 뒷편 기룡산에서 발견된 풍혈.
ⓒ 영천시민뉴스

↑↑ ▲ 동굴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확인하는 모습.
ⓒ 영천시민뉴스

↑↑ ▲ 바위동굴 위에 서 있는 제보자 김태호 씨.
ⓒ 영천시민뉴스

↑↑ ▲ 온도계가 8도를 가르키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영천 기룡산에서 찬바람을 내뿜는 바위동굴이 발견됐다.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내부 온도가 섭씨8도를 나타내 기온차가 20도를 넘었으며, 체감온도는 훨씬 낮게 느껴졌다. 입구는 폭이 60㎝, 높이 1m정도 됐으며, 성인이 움츠리고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그 끝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곳은 지난달 12일 주말을 틈타 약초채취를 위해 자양면 보현리에 위치한 기룡산 중턱을 오르던 한 등산객이 우연히 발견해냈다.
제보자 김태호(영천농협 화남지점장)씨는 "주말이라 지인들과 약초탐방을 목적으로 산에 올랐는데 일행은 등산로를 벗어나 산 정상 가까이 오르다가 잠시 휴식을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며 "차가운 기운이 느껴져 살펴보니 큰 바윗돌 틈에서 뿌연 안개 같은 기체와 함께 찬바람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현2리가 고향인 영천시의회 이상근 의원은 "어린 시절부터 이 마을에서 살아왔지만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냉장고가 없었던 40~50년 전에는 보현산에 위치한 천문대에서 화북면으로 넘어 가는 어딘가에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곳이 있어 마을어른들이 주전자에 담아서 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인지 그 이야기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에는 찬바람이 나온다는 바위동굴을 찾아 제보자 김씨와 동행했다.
이날 오전 농협화남지점에서 김씨와 함께 온도계, 줄자, 끈 등 필요한 도구를 챙겨 자양면 보현2리로 이동했다.
현재 기온 28도. 오전에는 평소보다 풍속이 빨라 산에 오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오전 11시35분경에 마을 뒤편 기룡산으로 입산. 산 아래 밤 밭을 지나 처음 발견당시와 같이 등산로를 타지 않고 길을 찾아가는 김씨의 뒤를 따라무작정 정상으로 향했다.
출발 한지 10분 정도 지나 지면위로 높이 쏟아 있는 큰 바위에 도달. 김씨는 "이곳보다 더 올라가야 한다"며 "등산로가 없어 한 번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계속 산을 오르다가 12시경 5분간 휴식을 하고 다시 출발했지만 목표지점은 이번이 두 번째 가보는 곳이라 찾기 힘들었다.
시간은 40여분이 더 지난 12시45분. 위에서 내려다보니 산 아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큼직한 바윗돌위에서 잠시 휴식하기로 했다. 쉬는 동안 주변을 살펴보니 처음 올랐던 봉우리는 현재 위치에서 서쪽 바로 옆 봉우리였다.
현재시각 13시. 봉우리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옆 봉우리로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정상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누군가 나뭇가지에 매놓은 '새벽인', '1-306'이라고 적힌 붉은색리본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확한 지점을 몰라 시간을 조금 지체하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순간 김씨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렸다. 현재시각 13시30분경. 입산한지 2시간여 만에 찬바람을 내뿜는다는 바위동굴을 다시 찾아냈다.
김씨는 "여기가 맞다. 처음 왔을 때 '심봤다'고 외치니 일행들이 산삼이냐고 물어 '천연에어컨바위'라고 했다"며 "경험상 울릉도 에어컨굴과 의성 빙계계곡과 같고 청송 얼음굴보다는 월등하게 차가운 바람이 분다"고 말했다.
굴 안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온도계를 줄에 매달아 동굴 속으로 넣은 뒤 잘게 찢은 휴지조각을 끈에 붙여 입구에다 대고 바람세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
확인결과 섭씨 8도의 차가운 바람이 휴지조각을 가볍게 날리며, 10여초동안 불어왔다. 같은 세기의 바람은 몇 초간 멈췄다가 다시금 불어오는 것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안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바깥공기와 만나면서 기체가 안개처럼 뿌옇게 만들어지기도 했다.
동굴 안쪽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지만 확인해볼 방법이 없어 사진촬영을 하고 하산했다.
풍혈답사 후 만난 이 의원은 "풍혈이 발견된 곳이 해발 700m 넘는 기룡산의 정상부근이라면 접근성이 떨어져 관광자원으로의 개발은 힘들어 보이며, 등산로가 개발된다면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이곳에 들러 체험할 수 있다면 지역홍보도 되고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보자인 김씨는 "좋은 관광자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동굴 속과 주변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궁금해지는 만큼 학계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볼 이유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영천에서는 이런 신기한 곳이 처음 발견된 것 같아서 먼저 영천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었다"고 말한 뒤 "며칠 지나 한 공무원이 함께 가보기로 했지만 약속일을 미룬 뒤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밀양 얼음골, 청송 얼음골, 의성군 춘산면 빙계계곡의 빙혈, 단양 금수산의 하양지가 대표적인 얼음굴이다. 이밖에도 전북 진안군 풍혈냉천과 강원 정선군 한골, 경기 연천군 풍혈 등은 여름에도 찬바람이 불어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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