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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재발견⑧매산고택과 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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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배려한 독특한 가옥구조… 풍류 느낄 수 있는 산수정
페쇄적인 ‘ㅁ’자형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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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21일(화) 10:12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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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영준 삼매마을 이장(매산선생 9대손)과 지봉스님(우)이 독특한 가옥을 설명하고 있다. | | ⓒ 영천시민뉴스 | | 지난주 소개했던 훈·지 양(兩)선생의 횡계서당에 대한 글을 쓰다가 그들의 제자 가운데 대표적인 매산 정중기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래서 지난 18일 임고면 삼매리에 소재한 매산고택과 산수정으로 찾아갔다. 몇 해 전 마을소개취재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삼매마을의 정영준(70) 이장에게 미리 연락을 했더니 친히 고택의 문을 열고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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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양반의 풍류가 느껴지는 산수정의 모습. | | ⓒ 영천시민뉴스 | | 중요민속 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된 매산고택은 솟을 대문 입구에 안내문이 걸려있다. 대략적인 내용을 보면 ‘건물은 영조 3년(1727)문과급제 후 사간원정언, 사헌부 지평을 거쳐 형조참의에 이른 매산 정중기 선생이 짓기 시작해 그의 둘째 아들인 일찬이 완성한 살림집이다. 풍수설에 의하면 집터는 보현산을 정맥으로 한 기룡산 주령이 매화나무 가지처럼 뻗어 내린 매화꽃술에 해당하고 안산은 매화꽃술을 향해 날아드는 나비의 모습이라고 한다. 이 집의 서남쪽 바위벽에 있는 산수정은 매산이 만년에 지은 정자이다. 이 정자는 전면 3칸 맞배집으로 가운데 마루, 양쪽에 온돌방인데 자연석 바위를 주춧돌로 하여 기둥 높이가 다르고 허공에 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라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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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매산 고택의 안채. | | ⓒ 영천시민뉴스 | | 솟을대문으로 들어서 눈에 들어오는 본채 건물과 터는 당시 집안의 위세를 보여주는 듯 크고 당당했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솟을대문에서 집의 본채가 정면에 있지 않고 약간 왼쪽으로 비껴서 있는 건물의 모습. 당연히 큰 대문에서 바로 정면에 본채의 정문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입구문 위치가 비껴 있어서 문이 열려있다 해도 집안이 잘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집 안채로 들어서 보니 ‘ㅁ’자형의 내부구조로 매우 폐쇄적인 느낌을 주었다. 안채는 위쪽 향좌측에 부인방과 향우측에 며느리방이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매산 선생의 9대손이라는 정영준 씨는 “안채에 들어서 정면에서 우측방이 새 며느리의 방이고 마주보고 있는 방이 부인의 방이었어요. 나이가 들면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내려가는 식으로 방이 배치되었다고 전해요.”라고 설명했다. 집안을 찬찬히 돌아보며 방문을 열어보니 부인방이 가장 크고 부엌에 바로 붙어 있었다.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의 지봉스님은 “당시 부엌이라는 장소는 집안의 여성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부인의 권한을 상징하는 곳이죠. 아마 부엌에 인접한 그 방을 사용한 사람은 정중기 선생의 부인일 것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재 집안의 가장 중심되는 여성은 바로 그의 부인이었을 것”이라 추정하며 “매산 선생은 집을 지을 때 부인을 배려해 설계를 할 만큼 애처가였던 것 같아요. 구조상 안주인의 자리에서는 부엌을 관장하고 또 밖을 내다볼 수도 있도록 만들어 놓은 듯 하네요.”라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으로 유추해보다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안주인의 방 앞마루에 앉아 시선을 대문 밖으로 보내니 안채의 대문과 바깥마당을 지나 솟을 대문까지 일직선상에 딱 보이는 위치라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결국 범이 들어와도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ㅁ자형의 폐쇄적인 가옥구조는 여성들의 내밀한 집안사정을 밖에서는 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건축설계자의 의지이고 안채 문을 열었을 때 안주인은 바깥사정을 내다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안방의 여주인이 방에 앉아 발을 내려놓고 안채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음 놓고 내다보는 장면을 상상하니 매우 흥미로웠다. 집안의 남성들은 모두 안채의 정문을 통해 들어오지 않아도 옆으로 통하는 쪽문을 이용했을 것이고 손님이 방문할 경우도 바깥쪽으로 위치한 사랑방과 책방은 누마루를 통해 밖에서 얼마든지 통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깥쪽 사랑채와 안채사이에 성인 하나가 누울 규모의 작은 골방이 있는데 안채 쪽으로도 문이 나있다. 일설에 시체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지만 이 중간골방은 주안상을 두는 곳이었던 듯하다. 안에서 여인들이 바깥사랑채에 있는 손님들에게 상을 내주는 중간 통로쯤 된 듯 분주한 그림이 눈앞에 그려졌다. 대문을 들어서며 생겼던 수수께끼가 풀린 순간이다. 독특한 가옥의 구조나 역사적 가치 등으로 역사학자, 건축전문가,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고택을 찾아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고 정영준 씨가 전했다.
매산 정중기 선생(1685~1757)에 대해 알아보면 그는 함계 정석달 처사의 아들로 임고면 선원리 태생이다. 훈·지 선생의 제자로 31세쯤 학문이 무르익어 사마시 합격, 영조 3년에 문과급제 후 승문원부정자를 시작으로 승문원박사, 예조정랑, 사간원정언, 형조참의 등을 역임했다. 퇴계의 학맥으로 성리설과 예학에 능통했다고 전한다. 그의 나이 35세에 모친이 별세하고 이듬해 고향 선원리에 천연두가 돌아 부친마저 세상을 등지는 불운이 겹쳐 전염병을 피해 매곡마을이라 불리는 지금의 삼매에 가옥을 지어 이주하게 됐다고 전한다.
고택을 빠져나와 서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개울 건너편 산의 암벽에 자리 잡은 산수정으로 이동했다. 우리지역의 많은 누정에서 느끼는 한결같은 정서, 양반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정자다. 산속에 파묻힌 듯 아늑하면서도 마을의 높은 곳에 위치해 아래로 개울과 마을, 넓게 펼쳐진 과수원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주위의 배롱나무와 회화나무 등이 정자의 풍미를 한층 더 살리고 있었다. 정자내부에 폭이 좁고 길쭉한 현판 두 개가 나란히 걸려있는데 ‘산수정 12경’이라는 제목으로 열두 단락의 짤막한 시구가 쓰여 있다.
정영준 씨는 “선생은 평소 논어에 나오는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는 물을 좋아한다.(仁者樂山 知者樂水)’는 뜻을 취해 산수정이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라고 소개했다. 깨끗하게 청소된 정자에 올라서 풍광을 음미하니 이곳에서 차를 다려 마시고 시를 주고받으며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 박순하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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