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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송계 한덕련 선생과 세심(洗心)운동
한명동 포은선생 숭모사업회 이사장
2018년 02월 06일(화) 10:37 1000호 [영천시민신문]
 

ⓒ 영천시민뉴스
송계 한덕련 선생은 영천이 낳은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이다. 신녕면 연정리 연계서원에 위패가 배향되어있다. 궁행실천 도학군자이신 송계선선문집에 세심시동지(洗心示同志)라는 선생의 철학이 담긴 장편의 시를 보고 앞으로 세심운동을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심운동은 현대사회에서 물질문명으로 쇠퇴한 정신문화를 마음공부를 하여 인간 행복 추구를 위해서 꼭 실천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는 충격적이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GDP(국내총생산)가 29%나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는 것이었다. 통계청이 ‘한국 삶의 질’학회와 공동으로 조사한 이 자료는 경제적 성장과 삶의 질의 간극이 갈수록 더욱 더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시켜 주었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사가 아닌가 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져도 행복하지 않다는 요지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다. 왜 이럴까? 현대문명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정신문화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가 한다. 세상의 질서를 세우는 뼈대가 돼 준 도덕규범과 인문학이 점점 더 퇴보되거나 경시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OECD 34개 회원국 중에 국민행복지수가 33위라는 처참한 결과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소득이 몇 천불 밖에 되지 않는 필리핀이나 미얀마보다 3만불의 우리 국민 행복지수가 낮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안으로 세심(洗心)운동을 제안한다. 국민행복 문제를 경제적으로 풀려고 하기보다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와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세심운동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우리가 현재 안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갈등과 지역, 세대, 이념, 빈부 갈등을 해결하는 원천적 치료는 세심이라고 생각한다.
세심이란 마음을 씻는다는 뜻인데 마음 닦는 지혜와 방법을 익혀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 마음을 닦는 마음공부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보다 앞자리라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모든 일에 기본이라는 경계일 수도 있다. 마음공부를 가로막는 물욕과 욕정, 나태, 시기, 질투 등 찌꺼기를 씻어야 한다. 이 그릇된 마음을 씻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옛 성인들이 남겨놓은 지혜와 근본 도리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마음을 씻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심이다.
세심이란 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성경, 불경, 논어 등을 비롯한 종교서적과 철학 서적에 수없이 등장한다.
서양의 어느 왕이 당시 그 나라 최고 철학자를 불러 인생이 무엇인지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철학자는 인생은 너무 복잡해서 인생을 논한 책만 해도 수 십 만권이 넘으니 한마디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 마음을 닦는 지혜와 방법, 마음을 수양하는 진리는 너무나도 많다.
내가 세심운동을 생각하게 된 것은 궁행실천 도학자이신 송계선생의 문집을 본 뒤부터이다. 그 중에서 특히 세심시동지(洗心示同志)라는 선생의 철학이 담긴 시를 보고 세심운동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닦고 다스리는 마음공부가 말은 쉽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증기기관의 1차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전기발명으로 이루어진 2차 산업 혁명, 그리고 정보화라는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이제는 AI(인공지능)과 네트워킹이 근간인 4차 산업혁명의 급류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과정에 수도 없이 많은 발명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발명했다고 다 실용화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발명 특허 가운데 실용화 되는 것은 극소수이다. 실용화 되지 않는 발명특허는 하나의 이론과 지식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인문과학도 마찬가지이다. 옛 성인들이 말한 수많은 진리와 지혜들이 실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용한 이론이고 지식일 뿐이다. 마치 실용화 되지 않은 발명 특허와 같은 것이다.
이제 옛 사람들이 갈고닦아 전수해 주신 인간 삶의 지혜와 진리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선비들은 행동 판단 근거로 ‘의불의’(義不義)를 내세웠지만 지금은 ‘이불이’(利不利)로 변질되고 말았다. ‘아침에 도를 익히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夕死可矣)는 정신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세상과 타협하고 이익만을 좇는 사태가 일반화되며 세상이 더욱 어지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세심운동의 대상과 방법은 적용 대상에 따라 달라야 한다. 어린이로부터 어른, 그리고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교육 등 각종 수준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옛 사람들의 세심에 대한 많은 자료 중 실천 가능한 핵심을 찾아내고 추려야한다. 실천 잣대가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실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에게 맡겨 연구하게 하면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해 실천적 아이디어를 찾아야한다. 세심 실천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새마을운동이 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세심운동은 정신적으로 잘 살기 위한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보릿고개 가난을 해결하고자 했던 국민들의 마음이 너무도 절실했기 때문이다. 또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물론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근면, 자조, 협동 정신도 흐트러진 국민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할 수 있다’는 새마을 정신을 뿌리내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그리고 스스로 노력하는 마을과 단체에 우선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했기 때문에 경쟁이 유발돼 엄청난 국민적, 국가적 운동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만약에 일률적으로 똑같이 정부가 지원 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조그마한 아이디어와 리더십이 성공의 주요인이었다 할 것이다.
세심운동도 사람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인식, 즉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유발시켜 자발적으로 참가하여 확산 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사회를 더욱 개인화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이 3차 산업혁명 못지않게 세계의 4차 산업혁명도 선도해 나가겠지만 사회적 갈등도 그만큼 심화될 것이다. 개인의 이익이 최우선이 되는 이 사회에서는 그동안 생각도 못한 사회 병리현상들이 속출해 사회를 심각한 위기로 몰고 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개인의 위기가 사회의 위기가 되고 종국에는 나라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심운동은 4차 산업혁명의 부작용에 대비한 절실한 사회운동이 돼야 한다. 향후 남은 여생을 세심운동을 위해 바쳐볼까 생각한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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