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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화재 재조명②-1>모든 방향에서 불전의식 가능… 우리나라 불단 중 최고 작품
백흥암 극락전과 수미단
2018년 04월 10일(화) 10:16 1008호 [영천시민신문]
 

ⓒ 영천시민뉴스

↑↑ 주지 소현스님과 지봉스님이 수미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지난해 3월 이후 1년 여 만에 찾은 백흥암은 온통 목련과 벚꽃 등 봄꽃 천지로 봄의 향연이 한창이었고 고상한 풍채를 뽐내던 보화루는 보수공사중이라 가려져 있어 그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조금은 안타까웠다. 백흥암은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연중 두 번(사월초파일, 칠월보름 백중) 대중에게 문을 열고 참배를 허락하고 있기에 그 신비감을 더하는 사찰로 불교신도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 영천시민뉴스
이곳은 은해사에 속한 암자로, 은해사 서북쪽 팔공산 태실봉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1520년(중종15) 왕세자(인종)의 태를 봉안하면서 조정의 보호를 받게 되었고 영조 때는 어압봉안소로 지정해 경상감사로 하여금 특별수호의 책임을 맡게 했다.
법당인 극락전은 조선 인조 21년 건립,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에 다포식 건물로 조선초기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주어 더욱 중요한 자료가 되는 보물 제790호이며 극락전 내부 아미타 삼존불을 받치고 있는 수미단(須彌壇)이 보물 제486호로 지정되어 있다.
1년 전 방문했을 때의 감동을 기억하며 주지 소현스님의 안내로 함께 동반해주신 지봉스님과 극락전에 들어섰다. 여전히 은은한 부처의 미소에 압도되어 저절로 몸을 굽혀 인사를 하게 됐다. 극락전 내부에 걸려있는 탱화를 살펴보고 지봉스님의 설명으로 이 건물은 사방으로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부에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방범문이 가려져 있지만 분명 문이 네 방향으로 모두 나 있었다. 모든 방향에서 불전의 의식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의식용 전각이라 했다.

ⓒ 영천시민뉴스
아미타 삼존불을 받치고 있는 수미단은 목조불단으로 높이 125cm, 너비 413cm크기이다. 앞쪽은 상하대 각 1단과 중간대 3단(천상, 수중, 지상세계)의 5단으로 구성, 단마다 5개로 나뉘어 직사각 모양을 하고 있다. 천상을 나타내는 1단은 봉황 공작 꿩 학을 배치, 2단은 수생동식물이 주를 이뤄 황룡을 중심으로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용어 인어 물고기 거북 등을 조각, 3단은 지상을 나타내는 쌍사자 천마 기린 코끼리 해태 등이 정교한 모양을 드러내고 가장 아래 단은 가운데 용, 가장자리에 도깨비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동물과 꽃, 구름 등 30여 가지 문양을 지니고 있으며 불교뿐만 아니라 유교나 도교적인 색깔도 엿보여 우리나라 불단가운데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이 손색없어 보였다. 보물로 지정될 만큼 조각기법과 색감이 뛰어나 보였는데 주지 스님은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조금씩 색이 옅어지면서 변하고 있지만 특별히 보수를 하거나 손을 대지는 않을 것입니다.” 라고 했다. 법당천정을 올려다보면, 삼존불 위의 용조각이 눈길을 끈다.
“문헌기록상에서 백흥암은 1521년 인종태실이 만들어지고 난 후인 1531년부터 공산본사라 불리었다. 공산본사란 공산에서 가장 중요하고 으뜸 되는 사찰로, 1531년 묘법연화경 간행을 시작으로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 등 여러 가지 불서를 간행한 팔공산의 중심사찰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백흥암이 현재이름을 가지기 이전에 공산본사 라는 사찰명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아직 공식적으로는 밝혀지지 않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라며 여전히 연구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지봉스님의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백흥암의 구조는 팔공산 동북쪽 가람구조 가운데서 그 원형이 잘 남아있다. 극락전을 중심으로 향 좌측에는 주지스님이나 고승들이 머무는 공간, 향 우측에는 사찰업무나 승려들의 거주처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극락전 정면 앞에는 누각형태의 보화루가 자리하고 있어 전체 가람의 형태는 ‘□’자 모양이다. 극락전 처마 끝을 벗어나지 않게 양 건물을 배치한 것은 은해사 산내 암자들의 주요특징이다. 백흥암은 팔공산내에 현존하는 사찰가운데 불교 건축, 회화, 조각 등에 있어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사찰로써 그 위상과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되고 조선중기 불교문화의 최대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누구든 그러한 문화를 보고자한다면 꼭 백흥암을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 박순하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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