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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화재 재조명④-1>호연정 짓고 시조작품 77수 남겨… ‘병와가곡집’ 보물지정
보물 제652호 이형상 수고본
2018년 04월 24일(화) 16:25 1010호 [영천시민신문]
 

↑↑ 이형상선생의 호연정 안쪽에 자리한 유고각에 이형상수고본 이 보관돼있다.
ⓒ 영천시민뉴스
영천시내를 관통하는 금호강의 북쪽 언덕변에 풍채가 매우 고상한 정자가 보인다.
이 곳은 조선시대 학자였던 병와 이형상(1653~1733)선생을 기리는 호연정으로 선생이 말년에 기거하며 저술활동을 했던 곳이다. 이형상의 수고본 즉 유품이 보관되어 있는 유고각도 담 안에 있다. 건물내부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지런한 담장 안으로 꽃이 만개한 매화나무의 모습이 마치 선생의 꼿꼿한 선비다운 모습을 대변하는 듯 정자와 무척 잘 어울려보였다. 이형상 선생은 효령대군의 후손으로 1677년 사마시를 거쳐 1680년 별시문과에 급제했다.
특히 제주목사로 있던 1703년(숙종29)에 덕망 높은 선비를 뽑아 글을 가르치게 했고 몽매한 풍습을 없앤다며 100개 이상의 신당을 불태워 없애는 등 불교와 토착신앙을 배척하고 유교를 권장했다. 1727년(영조3) 호조참의에 임명되었지만 사퇴하고 영천으로 와서 호연정을 짓고 학문에 힘쓰면서 책을 썼다. 평소 시조에 깊은 관심을 가져 많은 자료를 모았으며 시조작품 77수를 남겼다. 많은 저서 중 가장 유명한 ‘악학습령’은 선생이 1726년~1727년 사이에 완성한 시조 1109수가 실린 시조집으로 일명 ‘병와가곡집’이라고도 한다.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223.3×22.8㎝ 크기, 15행 25자로 쓴 필사본으로 보물 제652-4호로 지정되었다. 또 ‘남환박물지’는 이형상이 1704년(숙종 30)년에 완성한 제주도 지리서로써 제주도 풍물 및 민족·자연 생태·자연경관·관방 수비에 관련된 필사본으로 1책 36.5×22㎝ 크기로 보물 제652-5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때 지역에서 사라져 큰 관심을 끌기도 했던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18)에 당시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였던 이형상이 제주도의 각 고을을 순회한 장면을 화공 김남길이 그린 채색 화첩으로 1첩 54.8×35㎝ 크기이고 반곽은 46×29㎝ 크기이다. 상단은 그림으로 하단에는 당시의 관방 및 물산에 대한 기록으로 되어 있는데 보물 제652-6호로 지정되었으나 현재 제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호연정 유고각의 ‘이형상 수고본’은 모두 10종 15책 필사본으로 탐라순력도가 제주도로 가게 되면서 9종 14책이 현재 보관돼 있다. 효령대군의 20대손이며 병와 이형상의 10대손으로 호연정을 관리하고 있는 이임괄 씨는 “병와선생이 자필로 기록한 저서는 악학습령이며 병와가곡집이라도 칭해요. 병와연보에 따르면 편찬연도는 1737년이라 보고 있어요.”라 설명했다. 몇 단계를 거쳐야 문이 열리는 철통보안 속 유고각 안에서 “선생은 평소에 늘 글을 쓰고 자료를 모아두었다가 책으로 엮는 일을 취미처럼 하셨던 것 같습니다.” “탐라순력도도 제주목사를 지낼 때 직접 섬을 돌면서 기록물로 만들고 그림을 그려 낱장으로 지니고 계시다가 영천에 머물며 책으로 엮어낸 것이라 생각됩니다.” 라 했다.
유고각의 금고에는 선생의 유품이 다량으로 보관되어 있는데 흰 천으로 겹겹이 싼 책들이 있다. 생전에 선생이 즐겼다는 거문고와 옥피리, 인장도 있고 인장 보관 궤 안에 있는 도장은 면마다 모두 다른 그림과 글자가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다.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면서도 섬세한 주인의 성품이 엿보였다. 인장, 호패, 거문고, 옥피리 외에도 홀, 칼, 표주박, 벼루, 화살, 관자, 고서, 문집초고본 등 종류와 양이 상당하다. 인문학 공부를 하거나 투어객이 많이 방문하고 있으며 모두 관람 후 감탄을 연발한다는 집주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의 생활터전 속 문화재를 유지 관리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특히 경제적인 문제를 빠뜨릴 수 없다. 우리가 후손으로서 잘 보존하고 있는 역사적 장소나 유물이 시민들에게 쉽게 개방되려면 시민의식부터 발전되어야 할 것이며 진정한 문화재에 인식의 재검토 또한 필요한 듯하다.

- 박순하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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