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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화재 재조명 18-1>정세아·의번 부자의 소설같은 이야기… 충효정신 기려
경북 민속자료 제87호 환구세덕사
2018년 07월 31일(화) 20:11 1024호 [영천시민신문]
 
영천시민신문사에서는 2009년부터 시민기자 연중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2009년 영천명물, 2010년 이색단체, 2011년 영천최고, 2012~2014년 동네소개, 2015년 억대부농, 2016년 매력시민, 2017년 봉사단체를 발굴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문화가 그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에 발맞춰 2018년에는 영천지역 문화재를 새롭게 재조명합니다. 지역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문화재 사랑하기 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 임고 선원리 정영호, 정희웅 씨가 안내문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영천성을 수복하고 나서 8월 21일 경주성 수복전투가 한창 벌어졌다. 한 달여 전에 영천성을 되찾아 의병부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치밀한 전투 준비나 작전이 부족한 채 경주성을 공격했고 적들이 도망치는 듯하자 곧 성을 되찾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왜군의 함정이었다. 적들은 이미 전날 밤 인근에 매복한 채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고 사기충천한 채 돌진해온 창의정용군 연합부대는 오히려 적들에게 포위된 꼴이 되어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영천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워 경상좌방어사로 임명됐던 권응수 장군이 말에서 떨어져 팔을 다치고 전투를 지휘한 경상좌병사 박진도 안강으로 철수해버린 불리한 상황의 전개는 불을 보듯 뻔하다. 관군과 창의정용군(의병부대)들이 후퇴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었는데 그 속에서 끝까지 혈전을 치르던 사람, 정세아 선생과 그의 장남 의번이 있었다. 호수선생이 위험하다는 소리를 듣고 적진으로 뛰어들었지만 아들 의번은 아버지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적진으로 달려갔고 왜군에게 사로잡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후 정세아 선생은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으나 장남 의번의 전사소식을 접하고는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려 애쓰지만 난리 통에 찾을 수 없었다. 자식을 앞서 보낸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아버지는 시신이 없는 아들의 무덤을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보낸 죽음을 애도하는 시(글)와 제문, 아들의 옷가지 등을 함께 관에 넣고 장례를 치렀다. 이후에 후손들은 이 무덤을 시총(時塚)이라 불렀다(호수실기 중). 소설과도 같은 역사이야기의 주인공 정세아(1535~1612)와 아들 의번(1560~1592)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환구세덕사(경상북도 민속자료 제87호)가 임고면 선원리에 있다.
이번 탐방으로 살펴본 환구세덕사는 조선 숙종46년(1720)에 호수 정세아의 후손들이 환구위에 서재를 지어 문중 자재들의 강학 장소로 환구서사(環丘書社)로 불리기도 했다. 그 근거로 오천 정씨 경자보(庚子譜·1720년)의 발간장소와 발문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1784년(정조8)에 백암 정의번의 충효정려각으로 사당 좌측에 충효각이 건립되면서 신주를 모시고 제향의 기능을 가진 사우를 세우면서 서사의 기능을 합한 환구세덕사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세아 선생의 묘소와 아들 의번의 시총은 자양면 성곡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일대 또한 정세아 유적을 대표할만한 곳이라 여겨진다. 후손인 선원리 정희웅 씨는 “환구세덕사는 호수선생과 아들 백암선생의 충과 효를 기리기 위해 세운 건물입니다. 현재 환구세덕사 보존회에서 이곳을 관리하고 있고 보판각에 선생의 목판 등이 보관되어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1868년(고종5)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충효각과 추원당만 남아있던 환구세덕사가 지난 2016년 11월에 오천정씨 가문의 후손들에 의해 환구서원으로 승원 되어 재탄생했다. 훼철된 지 148년, 환구세덕사 창건부터는 339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당시 환구서원 승원 추진위원회는 2007년 경북도로부터 환구세덕사 복원을 승인받고 나서 2010년 흥인당 건립을 시작, 2015년까지 충의당과 사당, 서재 등을 새로 복원했다. 2011년 대구경북 10개 서원에 통문하여 서원으로 승원, 후손과 지역유림, 많은 기관장등이 참석해 축하를 받으며 준공식을 성대하게 개최했다.
환구서원 준공식 당시 서원 승원추진위원회가 했던 인사말처럼, 서원이 문을 개방하고 명실상부한 인성교육장으로 활용해 자라는 후손과 청소년들에게 호수공과 백암공 두 선조의 구국과 살신정신을 기리는 곳으로의 역할이 기대된다.

- 김인수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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