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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화재 재조명19-2>조선시대 화산면 노비 문서… 토지주인 이름 함께 표기
노비 845명 이름이 적힌 ‘화산노비계안’
2018년 08월 14일(화) 13:30 1025호 [영천시민신문]
 

↑↑ 조선시대 화산면 노비 이름을 적은 필사본.
ⓒ 영천시민뉴스
조선시대 영천의 재지사족(在地士族) 즉, 지방의 이름난 양반들만이 기록되었던 향안은 다수 존재하고 있다. 향안 기록순서는 대개 관직·성명·본관·자·호·생년간지, 누구의 아들·아우 순으로 적었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름만 기록한 것도 있고 기록될 자격으로 친족은 물론 처족과 외족까지 포함된 족계가 분명한 문벌세족이어야만 가능했다.
영천역사문화박물관(지봉스님)이 소장한 화산노비계안 필사본에는 노비 명단만 845개에 이르는, 지금껏 지역에서 발견된 노비 명단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으로 매우 흥미롭다. 겉 표제에 쓰인 책이름은 ‘화산면 대동미 결포미 봉상책’이다. 그 명칭에서 알듯이 대동미·결수미·포수미 세 종류의 세금을 징수해 바치는 장부로 책의 크기는 18.2×18.8㎝이다. 비교적 작은 편으로 일반적인 고서의 장정법을 차용해 5군데를 뚫어 엮은 ‘오침안장법’으로 만들었다. 내용은 세로쓰기의 형태로 한문 필사되어 있으며 중요하거나 다시 바꾼 부분에는 붉은 글씨로 표시를 하거나 글을 다시 써 표기해 두었다.
이 책의 배경에서 조선후기 대동법의 역사를 볼 수 있다. 광해군이 1608년(즉위년) 3월 2일 내린 전교(傳敎)에는 선혜청을 설치해 백성의 구휼책을 강구하는데 선혜의 의미를 ‘무선일분지혜(務宣一分之惠)’ 즉 ‘한 푼의 은혜라도 베풀기를 힘써야 한다’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광해군은 복잡한 국가조세제도를 일원화하여 조세제도의 폐단을 막고 농민이나 소작인에게 조세부담을 줄이는 동시 지주들에게는 세금 부담을 늘여 소득의 재분배를 실현하고자한 최초의 경제 임금으로 볼 수 있다. 대동법은 이후 조선의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신분제 등에 커다란 변화를 유도하는 기폭제가 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조세가 쌀로 부과되었기 때문에 국가는 자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다시 민간으로부터 구입해야만 했다. 이때 국가에 필요한 물품을 납부해 준 이들이 바로 공인이다. 그들은 조선에 상거래의 활성화 및 상품화폐의 발달을 가져다 준 주역이었다. 이 법은 공물 대신 거두어들인 쌀로 세금을 낸 대동미와 논밭의 결(結)에 따라 토지세로 내던 자료이다. 이 고서는 화산면에 거주하는 노비들이 납부할 대동미와 결미와 포미를 나누어 조세로 납부한 내용을 기록했다. 지봉스님은 “흥미로운 내용은 영천군 화산면 719명의 노비의 이름과 함께 신분적으로 예속된 노비들의 노동력을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토지의 주인 명단이 함께 병기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예로, 전생원 댁에서 오월 달에 태어났다고 해서 ‘오월(五月)’이라 이름 지어진 노비와 현재의 시점을 가르치는 ‘지금(至今)’이 등 가슴 아픈 사연 하나쯤 있음직한 이름들이 눈에 들어온다. 또 임신년에 태어났다 하여 ‘임신’이, 금년에 태어났다하여 ‘금년’이 참으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다.”라 설명했다. 이 명단에는 크게 4종류의 인물들이 보이고 있다. 사고 팔수 있는 즉 매매가 가능한 노비가 719명이다. 그리고 신분적으로 자유로워 스스로 노비가 된 양인노비 마순금, 박치도, 박수문, 이군삼, 이명실 이순업 등 124명이 기록되어있다.
노비신분 안에서 신분의 차이가 있었는지 상대노 귀향, 중대노 금봉, 하대노 육금 등을 비롯해서 715명이 나타나고 있으며 승려 수택. 승려 석운 이라고 기록된 노비출신 승려의 흔적도 보인다. 노비의 이름 옆에 윤생원, 황생원, 서생원 등과 같이 노비의 소유자들이 작은 글씨로 병기되어있다. 마지막 장에는 217결의 세금을 거둔 것으로 기록되어있는데, 1결을 평균해서 2만㎡(6000평)정도로 본다면 약 430㏊(130만2000평)땅에 세금을 거둔 것으로 세액의 총합은 기록되어져 있지 않다.

- 박순하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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