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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기획⑪]“정직함으로 고객들과 소통해요”… 25년간 꽃과 함께 인생설계
정현용 중앙꽃화훼 대표
2020년 06월 16일(화) 08:44 1116호 [영천시민신문]
 
영천시민신문사에서는 2009년부터 시민기자 연중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2009년 영천명물, 2010년 이색단체, 2011년 영천최고, 2012~2014년 동네소개, 2015년 억대부농, 2016년 매력시민, 2017년 봉사단체, 2018년 문화재조명, 2019년 영천사람을 주제로 기획시리즈로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힘내라 소상공인’을 주제로 연재를 합니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공유하며 과거 국난극복에 앞장섰던 영천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시민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살맛나는 지역사회가 되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기대합니다.

↑↑ 정현용 대표가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저에게 꽃은 생활이자 행복입니다.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나요. 그 아름다운 것을 보며 기분 좋아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25년째 야사동에서 ‘중앙 꽃 화훼’라는 상호의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현용(62) 대표다. 강산이 두 번 바뀌고 반 바퀴 더 바뀔 만큼의 세월동안 꽃가게를 운영하며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꽃집을 운영하기 전에 지역의 상호신용금고와 연관되어 형편이 좋지 않았기에 새 사업으로 꽃집을 생각하게 됐다며 “평소에도 꽃 가꾸는 것과 분재 같은 것을 잘 다루었고 또 좋아했어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꽃집을 열어야겠다고 맘먹고는 가까운 친구로부터 자금을 융통했죠.” 정 대표가 최초 개업한 매장은 현재 점포의 건너편에 위치한 99㎡(30평) 남짓의 상가였다. 한자리에서만 25년을 지켜온 것으로 최근에 바로 길 건너 새 보금자리로 이전했다.

정 대표는 “당시에 꽃가게가 많지 않았기에 경쟁력도 좋았고 손님도 적당해서 자식들 키우며 밥 먹고 살기엔 딱 알맞다고 판단했어요. 97년쯤인가 세계적 금융위기가 닥쳐 실업자와 파산하는 사업자들도 많았지만 저희는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는 있었으니 이 일이 제게는 천직이려니 하고 살았습니다.”라며 열심히 장사하며 빚도 갚아나가고 자녀들을 성장시키다보니 어느새 머리에 흰 눈이 소복하게 내려 있더라고 웃으며 털어놓는 주인공이다.

꽃은 곧 행복이며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지게 하는 매개체 중 하나라고 어필하는 정 대표의 생활신조는 남에게 나쁜 소리 듣지 않고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을 만큼 정직하고 반듯하게 살자는 것이다. 덧붙여 자식들에게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남는 아버지로 인생을 끝내는 것이라 했다.

↑↑ 정대표가 자신의 꽃가게를 설명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정현용 대표는 “우스갯소리로, 세상의 세 가지 거짓말 중에 하나가 ‘장사꾼이 팔아도 남는 거 없다’는 말 있잖아요. 근데 저는 장사하면서 한 번도 정직하지 않게 고객을 대한 적이 없어요. 그것만은 장담합니다.”라고 말했다. 동석한 부인이 그 말을 받아 “그래서 우리가 큰돈을 못 벌었잖아요.” 그 이야기에 자리는 웃음바다가 됐다.

우리 지역에서 화훼 협회는 활동하지 않는다. 처음 매장을 시작할 때 24곳의 업장이 협회를 구성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거나 모임을 가졌고 정 대표가 협회장을 맡은 적도 있었다. 이후 꽃 문화도 시장에서 많은 변화가 오고 소위 ‘재탕꽃’이 나오거나 각각 업주들이 마음대로 매긴 꽃값으로 엉망진창이 돼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정 대표는 “서로 각을 세워 싸울 필요가 없죠. 근래 케이블 방송 등에서 많은 광고가 나오잖아요. 3만 원, 5만 원짜리 화환요. 정상적으로 하면 절대 불가능한 가격입니다. 꽃이 흔한 한여름 같으면 5만원 내지 6만원 화환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찬바람이 불거나 국제적 꽃 가격이 급등하면 택도 없는 일 아닙니까. 꽃을 재사용해서 만들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소비자들이 잘 몰라 그렇지, 꽃을 재사용해서 보내거나 받게 되는 걸 안다면 정말 기분 안 좋을 일이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 부모님 상가에 다른 장례식장에서 사용했던 꽃이 다시 쓰게 된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죠.”라며 싼 게 무조건 좋은 것만도 아니며 정직한 장사법 또한 아니라 근절해야 될 일이라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안 팔면 안 팔았지 내 고객들에게 그런 치사한 장사는 절대 안합니다.”정 대표의 성품을 보여주는 말이다.

정현용 대표는 화분의 관엽 종류를 대구 불로동 화훼단지에서 구입해온다. 화훼단지 내의 점포들도 전부 도매상이 아니라 항상 거래하는 몇 곳에서 도매로 나무를 구매하고 화분은 따로 대량 구입해 와서 직접 심거나 분갈이를 해서 판다. 또 꽃은 김해의 입찰시장에서 구입해오고 있다.

“사업자금이 부족했던 장사 초기에는 미니화물차를 구입해 주문받은 화환이나 화분을 배달했어요. 지금은 꽃집마다 체인점으로 되어있어 전화 한 통이면 어디든 주문배달이 되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아서 작은 화분 하나도 직접 배달해야 했죠.”라며 기억에 남는 일화를 꺼내기 시작했다.

청송군 골짜기 마을의 개업 집에 화분을 주문받고 배달할 때였다. 미니트럭에는 덮개도 없지, 길은 꼬불꼬불하지, 바람은 또 어찌나 부는지, 기가 막혔다. 갈 길은 멀고 약속시간은 다되어가니 마음이 바빠져 자기도 모르게 자꾸 속도를 내고 있었다. 인근에 도착해서 화물칸을 보고 어이상실 상태가 됐다. 나무의 잎이 다 떨어진 채 벌거숭이가 되어 앙상한 나무 가지만 남아 있는 게 아닌가. “황당하고 막막한 심정으로 개업 집에 갔죠. 그러고는 주인에게 죄송하다고, 꽃집을 처음 열어 어설프게 배달이 됐다며 진심으로 사과를 드렸어요. 그 가게의 주인이 너그럽게 대해주어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죽어도 잊을 수 없는 과거사에요.”라고 말한 뒤 얼마 전에 청송 갈 길이 있어 그 가게에 가보았더니 여전히 거기서 장사를 하고 있고 그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더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당시에는 근조화환도 나무지게와 꽃, 사철나무 등 모두 따로 가져가서 산소 옆에 자리 잡고 조립 완성시키며 일을 하던 때라고 한다.

중앙꽃집을 운영하며 월 평균매출 400만 원 정도로 그럭저럭 살만했었지만 김영란 법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힘든 시기가 도래했다. 모든 화훼업계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가 또 조금씩 적응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올해 코로나19 라는 전염병으로 다시 암흑기에 빠졌다고 한다. 졸업식과 입학식 행사 자체가 축소 혹은 취소되어 영세한 소규모 화훼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꽃과 나무화분 재고가 많이 나는데 앞으로 작은 이벤트를 열어보는 일에 대해서도 고려한다고 전했다.

정현용 씨는 영천시 의용소방대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지난해까지는 중앙동 이·통장협의회장(2018~2019)을 맡아 지역을 위한 봉사에 동참했다. 특히 경북북부 제1교도소(청송)의 장기 수감자들에게 매달 찾아가 소통하는 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2007년부터 시작해 보람을 느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재소자들도 속을 털어놓고 말해보면 기막힌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어요. 처음에는 어색해서 마음을 열지 않지만 몇 달간 만남이 지속되면 조금씩 속에 담은 이야기를 꺼내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기도 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이고 보람이죠.”라고 소개를 했다.

앞으로 더 발전하고 싶다는 빈말은 접어두고 이제 부인과 조금씩 여유를 가지고 맘 편히 살고 싶다고 전하며 웃는 정현용 대표의 눈가에 황금빛 주름이 잡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박순하 시민기자  smtim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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