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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와 영천②]23일간 치열했던 보현산 전투… 폭격으로 모든 곳 폐허로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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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 19일(금) 08:12 1116호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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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25전쟁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6·25전쟁은 우리 민족사에서 최대 규모의 재앙을 초래한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으나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와 자녀세대인 청소년들에게는 점점 멀어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옛이야기가 됐다. 안타깝게도 이제 전쟁에 참전했고 그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증인들도 고령으로 인해 생존자가 많이 남지 않았다. 전쟁 이후 태어나 대한민국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땀 흘린 주역들과 지금의 평화나 자유가 너무나 당연한 시대에 태어난 세대들이 공존해 살고 있는 지금, 70년전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 다해 싸워야만 했던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되새겨보고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더불어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는 6·25전쟁 당시 기울어가던 국가의 명운을 되살린 우리 영천대첩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놓은 책, 몸소 겪은 이들의 이야기와 전투사를 엮어 자료로 쓰기위해 1973년 영천군교육청(교육장 김해인)에서 개간한 ‘6·25와 영천’이라는 책을 입수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6·25전쟁 70주년에 즈음하여 지역의 전쟁사에 대해 재조명하고 또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도 미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중요한 노력이라 여겨서다. 총 10여 차례 걸쳐 연재형식으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며 내용은 70년대 당시의 국어표기법에 의거하고 있다. <편집자주>
왠지 오늘따라 뻐꾸기가 처량히 웁니다. 6·25때 돌아가신 국군 용사들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우는지도 모릅니다. “혜지야! 보현산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버지의 수첩에 적혀있는 우리 고장에서 벌어진 전쟁의 모습을 날짜별로 한번 살펴 본 후 더 자세히 이야기 하자구나.” “그게 좋겠어요. 아저씨” 나는 아버지가 그러한 자료를 가지고 계신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세수를 하신 아버지가 마루 끝에 앉으시면서 아저씨께 이야기를 재촉했습니다. 붉은 노을의 서산으로 까마귀 한 마리가 날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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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6·25와 영천’책 속의 지도 모습. | | ⓒ 영천시민뉴스 | |
“어디 우리 고장의 지도를 볼까. 보현산은 영천군 화북면과 자양면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써 영천군과 청송군, 그리고 영일군과 경계를 이루고 높이 1124m의 높은 산이지. 이 산을 중심으로 우리 국군과 북한 공산군은 치열한 공방전을 거듭하였단다. 치열한 싸움터가 된 이 산은 나무 하나 돌 하나도 성한 것이 없어 폭격을 당하고 폐허가 되었지. 산은 온통 핏자국과 시체로 덮일 만큼 되었지. 공산군은 대구~부산 간의 병참 보급로를 차단해서 대구 방면의 국군 철수를 봉쇄하고 부산까지 진격할 작정으로 총공격을 하였단다. 그러나 용감한 우리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으로 적 제766부대는 분산되어 보현산 북쪽 산악지대에서 다시 전투할 준비를 갖추고 증원부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8월 13일 청송 방면에 침입하였던 공산군 제12사단 주력부대가 도평을 거쳐 영일군 입암으로 내려와 흩어졌던 공산군 제766부대의 남은 병력과 합쳐 입암과 보현산을 잇는 부락과 고지에 소수의 병력을 배치하고, 공산군은 유격전으로 보현산 주별에 주둔하고 있는 우리 국군의 방어진지를 총공격하였었지. 그러나 용감한 우리 국군 용사들은 쉽사리 물러서지 않고 이를 격퇴하는 동안 밀리고 쫓고, 전진 그리고 후퇴하는 여러 차례의 치열한 싸움판이 벌어졌단다. 그때 보현국민학교에는 공산군의 본부가 있었고 자양국민학교에서는 우리 국군이 주둔하고 있으면서 오랫동안 싸움이 계속되어 두 학교 근처는 온통 폭탄 자국과 파편들이 흩어져 있고 시체들도 무수히 많았단다. 그리고 우리 국군의 제2방어선은 지금 네가 다니는 임고국민학교에 두고 있었지.” “어머나, 그럼 우리 학교도 나중엔 싸움터가 되었겠네요” “그렇지. 그러니까 8월 25일이던가, 또 다시 공산군 15사단이 청송 쪽에서 증원되어 다시 총공격을 해 왔을 때 수적으로 많은 공산군 앞에서도 우리 국군은 죽음을 무릅쓰고 싸움에 이겨나갔으나 워낙 병력과 전투장비가 부족하여 적을 다 무찌르지 못하고 부득이 국군 제8사단에 소속된 제16연대와 제21연대 그리고 강원도 경찰대대가 9월 4일을 기해 자양면과 임고면을 거쳐 영천 방면으로 후퇴하였단다. 그 때 임고초등학교에는 무수한 폭격과 총격전으로 학교 책걸상이며 교실이 많이 파손되었단다.” “아유 나쁜 놈들. 그래서 임고국민학교까지도 적군이 차지했겠군요” “그렇단다. 너희들의 교실이 국군과 공산군들이 번갈아 차지하면서 싸움을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후퇴는 우리 국군의 작전 전술이었지. 우리 국군의 용맹스런 지휘관들의 전술 계획에 공산군은 말려들고 만거야. 영천 지구 전투 때는 이 지역의 공산군의 세력을 완전히 꺾고 말았단다.
이 보현산 전투야말로 영천 지구전투를 위한 전초전이었으며 우리 국군의 반격을 위한 준비단계였다고 할 수 있단다.”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다음 말을 이으셨습니다. “이 보현산 전투는 영일군 죽장면 입암동 그리고 구산동 감은동 지동 충효동 등지와 수석봉 운주산 기룡산 도덕산 용마산등의 높은 산봉우리와 593, 594, 839고지 등에서 23일 간이나 싸웠단다. 마을과 산은 허물어지고 가는 곳마다 피비린내요, 닿는 곳 마다 무수한 시체들이었지” 하시고는 그 때를 생각하시는 듯 눈을 지그시 감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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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6·25 전쟁 당시 북한군 주둔지인 보현 분교장의 모습. | | ⓒ 영천시민뉴스 | |
“아저씨 우리 국군과 유엔군들이 6·25때 많은 고생을 하셨겠어요. 완전히 우리 남한을 집어 삼키려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쳐들어온 공산군을 물리치려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겠어요” “그렇단다. 당시 공산군과 우리 국군의 군사력을 비교해 보면 적은 10개 보병사단에 1개 기갑여단과 242대의 소련제 탱크를 보유하고 있었단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8개 사단에 대전차 무기는 2.36인치 로케트포 뿐이며 전차는 한 대도 없는 아주 부족한 병력으로 싸웠단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산군을 무찌르다 숨진 국군 용사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깊이 새겨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이겨 나갈 굳은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저씨, 그럼 전차 한 대도 없이 어떻게 공산군을 물리칠 수 있었나요.” “응, 그것은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의 자유 우방 군인들(유엔군)이 전차와 제트 폭격기 등을 갖고 와서 도와주었고 또 우리 국군들이 용감하게 싸운 덕택이지.” “정말 고마운 일이군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월남을 도와주려 맹호부대 백마부대 청룡부대가 갔군요.” “그렇단다.” 마침 어머니께서 저녁상을 가져 왔습니다. 나는 이야기가 중단된 것이 서운했으나 저녁 식사 후에 들을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저녁상을 물린 나는 아저씨를 졸랐습니다.
“아저씨 다음은 신녕지구 전투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 주셔요.”
“아니다. 그 이야기는 내가 해주마.” 하고 아버지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어느새 그렇게 곱던 노을도 사라지고 하늘엔 별이 돋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는 언젠가 사회과 시간에 이야기를 해야지. 아니 도덕 시간에도 반공 이야기 자료로 써야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보현산 부근 전투 일지>
△1950년 8월 13일=공산군 제12사단 주력부대가 도평을 거쳐 영일군 입암으로 내려가 흩어져서 공산군 제766부대의 남은 병력과 합세하여 보현산을 잇는 부락과 고지에 배치되다.
△1950년 8월 14일=국군 제8사단 주력부대는 계속 방어전을 펴고 밤에는 육박전으로서 대항하다. 특히 제8사단 소속의 제16연대 제21연대 제10연대는 계속 강력한 방어진을 치다.
△1950년 8월 25일=공산군 제15사단이 증원되어 공산군 제12사단 잔여형과 합세 총공격을 가해 왔음. 싸움은 피차 승부 없이 계속되다.
△1950년 9월 4일=국군 제8사단 소속의 제16연대 제21연대 및 강원도 경찰대대 등이 공산군 제15사단의 발악적인 총공격에 후퇴하여 자양면 임고면을 통해 영천방면으로 후퇴하다.
<다음호에 신녕지구전투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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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하 시민기자 smtime@chol.com “시민신문을 보면 영천이 보입니다” - Copyrights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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