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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기획- 20]전통시장서 4대째 가업 잇다… 100년 역사 가진 건어물 상회
우진태 신우건어물 대표
2020년 09월 01일(화) 09:55 1126호 [영천시민신문]
 
영천시민신문사에서는 2009년부터 시민기자 연중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2009년 영천명물, 2010년 이색단체, 2011년 영천최고, 2012~2014년 동네소개, 2015년 억대부농, 2016년 매력시민, 2017년 봉사단체, 2018년 문화재조명, 2019년 영천사람을 주제로 기획시리즈로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힘내라 소상공인’을 주제로 연재를 합니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공유하며 과거 국난극복에 앞장섰던 영천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시민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살맛나는 지역사회가 되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기대합니다.

↑↑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는 우진태 대표.
ⓒ 영천시민뉴스
“저는 시장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시장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신녕공설시장과 영천공설시장은 제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진국일수록 가업을 잇는 상인들이 많다. 영천에서도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상인이 있어 기획취재를 통해 만나보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천공설시장에서 신우건어물 상회를 운영하는 우진태 씨다.

우진태 씨(38)가 태어난 곳은 신녕이다. 1대인 증조할아버지께서 신녕장에서 생선가게를 시작했다. 증조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인 1910년경 일본에서 생선장사를 시작한 뒤 해방(1945년) 전 죽어도 고국의 땅에서 죽겠다는 일념으로 일본에서 일궈낸 모든 사업들을 포기하고 신녕으로 돌아왔다.

신녕에서도 처음엔 생선가게를 시작했고 2대인 할아버지부터 건어물을 시작해 아버지인 우중근 씨(초대 신녕공설시장 상인회장)와 함께 4대인 본인까지 이어져 왔다. 말 그대로 100년 가게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진태 씨는 처음부터 가업을 이을 생각은 아니었다. 신녕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적이 우수해 아버지인 우중근 씨가 수도권(의정부)으로 유학을 보냈다. 의정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을 진학했고 대기업에 취직하여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진태 씨는 고향인 신녕에서 할어버지, 아버지와 함께 1t트럭에 건어물을 싣고 영천을 비롯해 우보와 의성, 의흥, 군위 등 장날을 찾아가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다. 그냥 장돌뱅이의 피가 몸속에 흐르는 것을 느낀 것이다.
우진태 씨는 “외지에서 힘들게 공부하고 취업했지만 마음속에는 가업을 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많았다.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많이 반대하셨지만 내가 확고한 의지를 보이자 포기하셨다. 이제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시다”고 말했다.

우진태 씨는 2009년 처음으로 건어물 상회를 운영했다. 처음에는 본가인 신녕공설시장 건어물 상회를 맡았다. 부모님이 뒤에서 후원한 덕에 어려움 없이 운영했지만 처음에는 몸으로 부딪혀 하는 일들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른 아침 제품에 따라 동해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좋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다니는 것과 산더미처럼 많은 물량을 옮기는 것이 진태 씨에게는 낮설고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1년. 2년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에서 장사하는 것이 힘든 것보다 앞으로 공설시장이 어떻게 해야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져 갔다.

↑↑ 우진태 대표가 오래된 단골손님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영천시민뉴스

우진태 씨는 “교통이 발달한 지금도 전통시장을 찾아 이동하면서 장사하는 것이 힘든데 예전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찾아가서 판매하는 것과 찾아와서 판매하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전통시장이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며 “각종 대형마트들이 면단위까지 진입한 시대에 전통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전통과 새로움을 합쳐 네트로 시대를 열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진태 씨는 몇 년 전부터 영천공설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SNS를 활용한 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건어물의 특성상 젊은 층이 아닌 노인층이 주 고객인 관계로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진태 씨는 “전통시장이 혼자 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전통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방문했다가 다른 물건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윈윈이다.”며 “상점 하나를 홍보하기는 힘들지만 전통시장 전체를 홍보하는 것은 가능하고 성공할 수도 있다. 이제는 상인들의 사고전환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전통시장’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진태 씨의 아버지이자 3대째 가게를 운영하는 우중근 씨는 “예전에 상인회장으로 시민신문에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전통시장이 변하기 위해 젊은층이 유입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 아들이 내가 평생 살아온 시장에서 장사를 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예전의 크고 번성한 전통시장의 모습이 사라져 안타까움도 많지만 아직도 전통시장을 고집하는 고객들과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제 4대째 가업을 잇는 아들이 뿌듯하게 생각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진태 씨의 삶을 뒤돌아 보면 10대에는 공부를 위해 외지로 갔고, 20대 중반에는 대기업에 취직했다. 20대 후반에는 가업을 잇기 위해 고향인 신녕공설시장으로 돌아왔고 이제 30대에는 영천공설시장에서 신우건어물 상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2016년 결혼해서 이제 3살된 아들을 두고 있는 우진태 씨의 40대 활기가 넘치고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전통시장의 어엿한 4대째 가업을 잇는 대표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김영우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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