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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10일, 2009년 2월19일
종교계 거목 떠나며 정신문화 싹 틔워
2009년 03월 02일(월) 13:26 [영천시민신문]
 

ⓒ 영천시민뉴스

1993년 11월10일의 가야산 자락은 아침부터 가을비가 소담스럽게 내리기 시작하였다. 이날은 불가(佛家)의 성주(聖主)였던 성철스님이 이 해 11월4일 입적하신 후 7일째 큰 스님을 극락세계로 보내드리는 영결식이 열리던 날이었다.
가야산의 한 자락에 안긴 해인사의 경내와 그 분이 가시는 길 산사의 짧은 연도에는 3천여 명의 승려와 10만여 명의 불자와 시민들이 우리시대의 참 종교인 성철스님을 애도하는 추도의 물결이 수미산까지 적셔내었다.
이후 16년이 지난 2009년 2월16일 시대와 국가를 걱정하시고 평생을 낮은 곳으로 임하시면서 우리 모두를 위하여 지도해 주신 국민의 마음속 지도자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셨고 닷새 후 추기경을 주님의 품으로 보내드리는 2월 20일 명동성당을 떠나시는 날까지 추모의 물결은 한파속에서도 마지막으로 그 분을 뵙기 위하여 3시간여씩 기다리는 신자와 시민들의 구김없는 마음은 주위를 녹여 내었다. 님을 보내는 이날 애도의 슬픔은 천상에서도 문을 열고 겨울비를 내려주었다.
1993년 그때도 그랬었고 이번에도 그러함을 느꼈다. 필자는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이다. 마음을 종교에 의지하신 분들보다는 맹하고 척박하다. 그런데 국민된 도리는 외면할 수 없음일까
두 분의 참 종교의 지도자, 종교의 철학을 그대로 실행하다 벗어놓고 가시는 어르신들을 대할때마다 마음의 벽이 뚫린 것 같고 귀가 멍한 느낌을 피해갈 수 없었다. 큰 상실감이 심경을 싸잡는 느낌 또한 떨칠 수 없었다.
성급하고 사고가 깊지못한 판단일까 이렇게 큰 거목을 우리시대 또다른 제 3자를 대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앞선다. 있어야 할 텐데 염려스럽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속에서 큼직한 정신적 지주로 많은 국민들이 존경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정가와 종교계 아니면 사회 다른 분야에서도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죽음이 나와야 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사랑과 화합과 나눔을 감지하는 국민적 귀감이 될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다.
떠나면서 남긴 이 땅위의 정신문화의 씨앗은 국민 10명 중 9명이 존경한다는 통계가 나왔고 시신기증은 평소 몸을 아끼는 연예계까지 들불 번지듯 이 땅위에서 깡마른 경제의 봄바람과 함께 퍼져나가는 좋은 실정이다.
사람은 누구나 모두 선하게 살고 싶고 어려운 사람에게 도우고 싶음은 삶의 보편적인 가치체계이다. 이러한 기본이론을 부모로부터 유전인자로 받아 태어나며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함은 팍팍한 삶의 현실에 얽매여 몸 따로 마음 따로가 유죄의 주인공인 현실이다.
강도 높은 교리속의 수행과 숭고한 인간애를 남기신 두 분의 삶이 종교에서 나올 수 있는 종교지도자라 할지라도 존경스럽다.
차원이 다르고 비유가 곤란하지만 청와대를 거쳐 나가신 다섯분이 계시고 대한민국의 전역에는 종교와 종단에 따른 종교지도자들은 무수히 많다.
종교의 차원만으로 잣대를 대지 말고 현존하는 어느 분의 죽음에 이러한 국민적 애도가 있겠느냐는 자문자답도 해본다.
혼란과 갈등속에서 개인적 선택이라 해도 그 분들의 삶에 배어나온 비온 뒤의 새 봄 같은 향기는 정치와 경제의 벽을 넘어 같은 선상의 종교인도 다듬어 내지 못한 인간애를 담금질함은 현대사 속에서 영원히 두 개의 빛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와 매사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이 봄의 화두로 두고두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김대환 영남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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