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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학령인구 감소 시대, 영천 교육 구조는 이대로 괜찮은가?
남고 1개교, 여고 3개교… 이제는 ‘교육의 질’을 중심에 둔 해법이 필요합니다
2025년 12월 24일(수) 10:16 1372호 [영천시민신문]
 

ⓒ 영천시민신문
요즘 시내 곳곳에 걸린 대입 진학 결과 축하 현수막을 보면 지역 교육의 성과와 이를 위해 애쓴 학교와 교직원들의 노고에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만큼 영천 교육이 쌓아온 성취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영천의 교육 현실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구조적 문제 앞에 서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예고가 아닌 현실이 되었고 특히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학생 수 변화가 학교 운영 방식과 교육의 질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영천 시내 일반계 고등학교의 구조는 남자고등학교 1개교, 여자고등학교 3개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불과 작년까지 남자 일반계 고등학교는 2개교였으나 이 중 하나였던 영천고등학교가 제2한민고로 전환되면서 현재는 영동고등학교 1개교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여자 일반계 고등학교는 영천여고, 영천성남여고, 선화여고 등 3개교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학교 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공통된 현실 속에서 성별에 따른 학교 수와 규모의 불균형은 교육과정 운영, 진학 지도, 학생 선택권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 학생들이 체감하는 교육의 질과 기회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교육과정 운영에는 심각한 한계가 발생합니다. 선택과목 개설이 제한되고, 진로 선택과목이나 융합 선택과목,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워집니다. 현행 대입 제도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학생의 선택과목 이수와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 수가 적어 과목 선택권이 제한된 학교의 학생들은 개인의 노력이나 성취와 무관하게 구조적 불리함을 안고 대학 입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지속되면서 학교와 교사들이 본연의 역할인 수업과 학습 지도, 진학 지도에 집중하기보다 ‘학교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학생을 붙잡기 위한 경쟁’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안정성을 해치고 영천 교육 전반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갑니다.
이제는 ‘학교를 지키는 논의’에서 ‘아이를 지키는 논의’로 시선을 옮겨야 할 때입니다. 학교의 역사와 전통, 지역사회와 동문의 애정은 분명 소중합니다. 그러나 교육 정책의 최우선 기준은 언제나 학생이어야 합니다. 현재의 학교 구조가 과연 아이들에게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아니면 구조를 조정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학생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책임 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결코 폐교를 전제로 한 논의가 아닙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조 재설계,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한 현실적인 선택의 문제입니다. 학교 수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순간, 교육의 본질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영천의 고등학교 구조 역시 변화에 대비해야 합니다.
첫째, 여자 일반계 고등학교 체제에 대한 중·장기적 구조 개편 논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학교 수 감축이 아니라, 2개교 중심의 일반계 운영, 1개교 특성화 운영, 남녀 공학 전환 등 다양한 대안을 열어두고 검토해야 합니다.둘째, 교육과정 경쟁력 강화 중심의 재편이 필요합니다. 학생 수가 과도하게 분산된 구조를 유지하기보다, 선택과목·심화 과정·진로 트랙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규모의 학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셋째, 교육청·학교·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적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행정이나 정치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학생 수 변화에 따른 객관적인 교육 여건 분석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넷째, 성별과 학교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중요한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남고 1개교, 여고 3개교라는 현재의 구조가 학생 선택권과 교육 기회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 있는 고교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의 교육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영천형 고등학교 구조 개편 로드맵을 마련하고 경북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어느 학교에 다니든 불이익 없이 공정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학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선택! 이제는 불편하더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영천의 미래를 위해 교육의 구조부터 바로 세워야 합니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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