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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명물 찾아갑니다 5
■영천명물 찾아갑니다 5
2009년 05월 25일(월) 17:25 [영천시민신문]
 
시민기자들이 영천명물을 찾아 나섭니다.
영천시민신문 시민기자 26명이 우리고장의 명물이나 최고기록을 찾아내 새롭게 조명합니다. 매주1회 시민기자들이 직접 만드는 '영천과 영천인' 특집면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점심만 하는 식당 … 역사속으로

신라식당 이분조 할머니
건강상 식당일 그만두어

영천역 화물청사 입구에는 8평 남짓한 허름한 식당이 있다.
식당이름은 신라식당. 이 식당은 이분조 할머니가 41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분조(71세)할머니는 매일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40분 까지 점심때만 식당을 영업해 식당을 찾는 세인들은 시간을 맞춰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이곳 음식을 위해 몰려든다.
신라식당은 서비스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다섯 개 뿐인 테이블에 손님이 앉으면 할머니는 반찬과 밥만 차려줄 뿐 나머지는 손님들이 직접해야 하는 셀프음식점이다.
이곳에 올라오는 식재료는 할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어 만들어지고 깔끔한 순수 유기농 음식들이다. 때문에 점심때만 되면 손님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할머니가 점심때에만 영업을 하는 데는 평생을 식당일로 힘겨운 탓도 있지만 음식 찌꺼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 죽장리가 고향인 할머니는 17세에 시집와 지금까지 41년째 이곳에서 식당 영업을 하고 있다. 식당 입구에는 먼지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비질을 하고 왼쪽에는 옹기가 15여개 가지런히 놓여있어 할머니의 깔끔한 성품을 대변하고 있다.
할머니는 뇌진탕으로 병원신세를 진 남편 고 최용출 씨의 17년간 병간호 에도 불구하고 현재 생존해 계시는 91세의 시어머니까지 봉양하고 있어 효부로써도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
슬하에 세 아들을 두고 있는 할머니는 자녀 모두 훌륭하게 키웠다, 첫째 명호 씨와 둘째 태혁 씨는 현재 사업을 하고 있고 셋째 명신 씨는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에 종사하고 있다.
옆집의 민병홍씨(59세)는 오직 가족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일 해온 할머니를 개미에 비유하면서 "할머니의 부지런함과 절약정신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오늘도 청색 슬리퍼에 깨끗한 몸 빼 하나로 손님을 맞이하는 할머니는 "돈을 벌기위해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음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어 즐겁다"며 욕심 없는 소탈함을 보이기도 했다.
할머니의 구운 갈치 맛에 반한 단골 김모씨(55세)는 "음식 맛도 맛이지만 할머니의 군살 없는 입담과 깔끔한 성품이 손님을 모이게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아들들이 할머니의 건강을 이유로 식당일을 그만두라고 종용해 이번 토요일(23일)을 끝으로 신라식당에서 이분조 할머니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나지막한 키에 골 깊은 주름살의 이분조 할머니는 이시대의 진정한 어머니이자 할머니의 모습이다.

-장지수 시민기자


자전거 1대로 25개리 누볐다

박찬선 집배원, 39년 외길인생

자전거 1대와 검정 고무신을 신고 비포장 자갈길로 25개리를 누빈 박찬선 집배원.
청통우체국에 근무하는 박찬선 집배원은 철부지 20세에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항상 고객을 생각하며 묵묵히 일해 온지 어언 39년.
박정희 정권시 읍면마다 우체국이 다 있지 않았던 시절 1면 1국을 설치하기엔 너무나 벅찬 나라 사정으로 인하여 지역에서 유능한 인사에게 별정우체국을 설립하게 하여 우체국장에게 운영권을 주었다.
박찬선 집배원은 1971년 11월부터 청통우체국 근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별정국직원이란 신분으로 일반국 한번 가지 않고 내리 39년을 청통별정국에서 근무했다.
박씨는 71년 당시 봉급 4천원을 받고 자전거(중고품) 1대와 개인의 복장과 검정 고무신을 신고 비포장 자갈밭 도로를 누비며 오수. 쌍계. 서산(현재 서부동 소속)마을이 포함된 25개리의 광활한 면적의 집배구역을 돌려 가며 비포장도로에 차가 지나가면 먼지 범벅이 되어 앞이 보이지 않아 한참서 있다 가곤 했다고 한다.
1980년도 신녕우체국 교환실 근무를 하던 김말선 여사와 결혼 당시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신접살이를 전재산 2천원으로 출발했다고 회고했다.
박 집배원은 "요즈음 통신수단이 발달되어 전화 한통화만 하면 모든 것이 간단하게 해결되지만 당시는 교통이 불편하고 또한 거동이 쉽지 않은 두메산골 어르신들의 우체국 거래도 대신했다.
연세가 많아 글을 모르거나 눈이 어두워 편지를 읽지 못하여 온 동네를 들고 다니던 시절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지만 당시를 회고하면 하도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이미 고인이 되고 없으나 희로애락이 담긴 역사라고나 할까?
장마철 교량이 없던 시절 우편물은 머리에 이고 자전거는 끌고 불어난 개울을 건너다 자전거를 떠내려 보내고 자신도 물살에 휩쓸려 생사를 넘나들던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월남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파월장병의 전사통보를 전달해야 할 때는 내형제자매가 전사한 것 같이 가슴이 아팠다."며 "이 전사통보서를 연로하신 전사자의 부모님께 어떻게 전해 줄까 고민할 때가 제일 힘들고 어려웠다"고 했다.
지금은 잊혀 가는 것이지만 긴급연락을 위해 팔공산 은해사와 8개 암자 등에 특사전보배달이 있을 때는 숲속 오솔길3-4Km를 허겁지겁 정신없이 배달한 후 우체국에 도착하면 긴장감과 두려움에 옷이 흠뻑 젖었을 때가 부지기수였다.
박씨는 이산가족 찾기가 한창이었던 1985년도 사할린 동포와 중국동포의 고국가족을 찾는 편지를 배달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혈육의 소식을 전해줄때가 새삼스러웠다고 했다.
우편물배달을 하기위해 메어둔 소 뒷발에 차여 약 2m높이의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왼쪽 귀가 정상이 아니고 고물 자전거를 타고 비포장도로와 큰물을 건너며 생사를 넘나들며 배달해온 박 씨는 별정국 집배원으로는 최고의 6급32호봉으로 이젠 더 올라갈 자리가 없다.
박 집배원은 한 달간 집배주행거리 약 1천오백Km가 되며 지금까지 지구를 몇 바퀴를 돈 거린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1992년도 체신부장관상, 2002년도 정보통신부장관상, 영천우체국장상 10여차례, 청통면 청년회와 치일리, 대평리, 송천리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박 집배원은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때 당시 30~50대 이상이었던 분들이 일부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 아쉬움이 많다.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교육도 시켜 우체국이 나의 인생이다."며 "돌아보면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업적도, 자랑거리도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움이 앞선다."고 겸손했다.

-정선득 시민기자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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