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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전설로 무더위 식히자
용왕이 된 청지(靑知)
2009년 08월 05일(수) 13:35 [영천시민신문]
 

ⓒ 영천시민뉴스

본사에서는 '내고장 전통을 가꾸자'는 취지에서 우리 지역에 옛부터 내려오는 재미있고 신기한 전설을 찾아 매주 게재합니다.

글싣는 순서
1 용왕이 된 청지
2 노름군과 옥피리
3 범의 미련
4 봉림사 이전에 따른 전설
5 부처가 된 도둑들
6 불집골의 백사

용왕이 된 청지(靑知)

경부고속도로를 따라가면 영천 인터체인지가 있고 그 부근에 청지라는 큰 못이 있다.
원래는 못이 아니고 동네였다고 한다. 하루는 이 동네에 큰 경사가 생겼다. 20년 동안 자식이 없던 5대 독자로 내려오는 가정에서 아들을 순산한 것이다.
부부는 푸른 하늘이 준 아기라 해서 청지(靑知)라는 이름을 지었다.
청지는 자라면서 용모가 준수하고 지혜가 범상하며 힘이 장사라서 범을 타고 다니기도 하고 장정 20명을 상대로 줄당기기도 했다.
청지가 15살 되던 해였다. 꿈에 천상에서 내려왔다는 선녀가 찾아와 채약산 중턱에 있는 쉰길 바위를 무너버리라고 했다. 허물지 않으면 쉰길 바위에 서려있는 신기에 의하여 뜻도 펴지 못하고 죽으리라고 했다.
청지는 방정맞은 소리라고 했다. 세상에 무슨 놈의 바위에 신기가 있느냐고 크게 꾸짖었다. 그러나 선녀는 화도 내지 않고 반드시 후회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재차 권유했으나 청지는 눈을 부릅뜨고서 산천이 떠나갈 듯이 호통을 쳐서 선녀를 쫓아 버렸다.
한편 같은 시각에 당나라 궁성에서는 천자가 복술사와 함께 저녁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동쪽 하늘에서 찬란한 빛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천자가 깜짝 놀라 "저게 무슨 빛이냐?" 하고 옆에 있는 복술사에게 다그쳐 물었다.
복술사는 무엇인가 주문을 읽은 후에 조용히 눈을 감으며, "큰일 났습니다. 저 빛은 동쪽 제후국에서 뻗친 서기이온데 천자가 될 인재가 있다는 징조입니다."
천자는 "하늘에는 해가 둘일 수 없고 땅에는 천자가 두 사람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복술사의 경망스러운 말에 역정을 내었다.
"아니옵니다. 제 복술은 조금도 틀림이 없습니다. 날이 밝는 데로 빨리 군사를 풀어 그 근원을 제거하여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폐하께서 큰 환란을 당하시게 되옵니다."
복술가의 말에 천자는 뜬 눈으로 밤을 세운 뒤 이튿날 서기 어린 땅을 찾아내어 근원을 없애라고 명령했다. 복술가와 군사들은 몇달을 걸려 간신히 채약산 쉰 바위위에 도달하였다. 오랜 행군 끝이라 모두가 지쳐 바위를 베게 삼아 졸면서 쉬고 있는데 어디선가 우람한 목소리가,
"나는 쉰 길 바위의 넋이다. 내 모든 정기를 아래 마을에서 태어난 청자가 가져갔으므로 나는 무용지물이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서기를 피워 너희에게 알렸으니 나를 구해다오. 청자가 살면 내가 죽고, 내가 살려면 청지가 없어져야 한다."
모두가 깜짝 놀라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어디 계십니까?" 일행을 대표해서 복술사가 물었다.
"청지가 힘이 장사이니 힘으로서 대결하지 말아라. 마을을 아래로 옮겨 새 집들을 지어 주고 그곳에 못을 막아 가뭄이 들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설득하면 인정 많은 청지도 동네 사람 모두를 위하는 일이라 쉽게 들어 줄 것이니라."
쉰 길 바위의 넋은 복술사의 말에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자기 할 말만 하였다.
그 길로 복술사는 마을로 내려가 쉰 길 바위의 넋이 시키는 대로 조리있게 청지를 설득하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청지는 동네 사람 모두를 잘 살게 해 준다는데 반대할 수 없었다. 오히려 고맙게 여겨 마을을 옮기고 못을 막는데 솔선으로 일하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못 둑이 완성되던 날 갑자가 뇌성이 일고 폭우가 쏟아져 눈 깜짝할 사이에 못에 물이 가득 고였다. 그날부터 청지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여 못을 막느라 고생을 많이 한 청지를 위하여 마을 사람들은 백방으로 약을 구하여 간호했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날이 갈수록 병세가 악화되어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동네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청지를 위하여 수호신에게 제사를 올리기 시작했다.
제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천지가 온통 붉은 노을로 물들더니 우레 소리와 함께 못물이 갈라지고 날아갈 듯 현란한 날개를 퍼득이며 선녀 한 사람이 나타났다.
"어이하여 그대는 나의 말을 듣지 않았던고. 나는 하늘나라 천재님의 명을 받고 내려와 너에게 힘과 지혜를 주어 만백성을 평화롭게 다스리도록 하려 했는데 이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그러나 내기 15년 동안 쏟은 정성이 아까워 그냥 떠 날 수 없으니 그대는 이 못의 용왕이 되어라. 그리고 이제는 어리석은 유혹을 뿌리칠 줄 알아야 하며, 만약 이 못의 물이 마르면 동해와 뚫린 길이 있느니라. 그 길을 찾아 난을 ,피하면 또 다시 물이 찰 것이니 그 길을 반드시 찾아야 하느니라."
낭낭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우듯 일러주고 홀연히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 후 청지도 함께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못을 가리켜 청못이라 부르며 청지가 15세 나던 해 이 못의 용왕이 되었다고 해서 못의 둘레가 십오리라고 한다.

알아봅시다

청못은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소재로 기념물 152호로 지정. 신라시대 수리설의 실태를 알수있는 귀중한 사료로 현존하는 제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농업사 연구에도 가치는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 청제비는 보물 제517호로 지정되어 있다.

청못부근 가볼만한 곳

전설이 서려있는 청못 가까이에는 완귀정, 돌할매, 만불산, 도계서원이 있고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 둘어볼 만하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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