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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전설로 무더위 식히자
노름꾼과 옥피리
2009년 08월 10일(월) 11:59 [영천시민신문]
 
본사에서는 무더위를 식히자는 취지로 내 고장에서 내려오는 흥미진진하고 실감나는 전설을 매주 게재합니다. 전설을 읽은 뒤 원고지 2매 내외의 소감문(이메일 smtime@chol.net 팩스 054-333-1244)을 시민신문사로 보내주시면 채택된 소감문에 대하여 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글싣는 순서
1 용왕이 된 청지
2 노름군과 옥피리
3 범의 미련
4 봉림사 이전에 따른 전설
5 부처가 된 도둑들
6 불집골의 백사

2 노름군과 옥피리

↑↑ 금호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조양각 모습.
ⓒ 영천시민뉴스

아주 옛날 금호강변에 자리 잡은 영천 땅 어느 고을에 강길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어엿한 양반집 자손으로써 노름도 일종의 재주라고 여겼다.
아침 밥술을 놓기가 무섭게 투전판으로 달려갔다. 돈을 한 꾸러미 씩 안고 모여든 노름꾼들은 며칠 낮 며칠 밤을 세워가며 화투장을 돌렸던 것이다.
돈은 돌고 돌다가 오늘따라 운 좋게 강길이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때였다.
"주인마님, 큰일 났습니다. 집에 불이 났어요." 강길 네 하인이 목이 터져라 외쳐댔지만 강길이는 "이놈 끝 발 죽는다. 어서 없어 져라."하면서 노름판을 떠날 줄 몰랐다.
하인이 다녀간 후로는 하늘의 노여움인지 강길이는 계속 돈을 잃게 되었고 새벽녘에는 아주 털리게 되었다.
투덜투덜 집으로 돌아온 강길이는 집이 불에 탄 것을 보고 어젯밤에 하인이 외쳐대던 말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 노름판에서 돈을 날리고, 집마저 불에 타버렸으니 강길이는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셈이다.
이렇게 되자 그의 부인은 남편이 다시는 노름을 하지 않게 되기를 부처님께 빌고 난 뒤 그동안 푼푼히 모아두었던 몇 푼의 돈에다 그녀의 치렁치렁한 머리칼을 잘라서 말을 한 필 사게 되었다.
시장에서 짐이나 날라주고 또 행상을 하기 위함이었다.
노름판에서 돈을 날려 부인에게 미안하던 중에 부인의 귀한 머리칼마저 자르게 했으니 아무리 노름에 미친 강길이지만 마음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로 그날그날 벌어들인 돈으로 입에 풀칠을 하던 중 이웃마을에 행상을 나갔다가 주막에 들렀는데 골방안에서 사람들이 노름을 하고 있었다.
강길이는 노름을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으나 부인과의 맹세도 있고 해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는데 장기를 두고 있던 한 젊은이가, "장기나 한 판 두려오."하며 불러 앉혔다.
그날 번 돈 전부를 날려버린 강길이는 예전의 노름하던 근성이 나오기 시작해 귀한 말마저 잃어버린 뒤 기절해 길가에서 잠이 들었다.
강길이는 꿈에서 억만금을 가지고 남방 풍경을 구경하러 유람 길에 나섰다가 호수를 만나 배를 타고 건너던 중 밤이 깊어 하룻밤을 쉬어 가게 되었는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주사위 구르는 소리가 들려오다가 푸른 저고리를 단정하게 입은 두 처녀가 화장을 어여쁘게 하고 강길이를 찾아와
"저희 주인어른께서 긴 밤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어르신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무엇으로 무료함을 풀고자 하더냐"하고 강길이가 물었다.
"노름이옵니다." 하고 푸른 저고리를 입은 처녀들이 말하자 강길이가 "옳구나"하고 무릎을 치고 따라 갔다.
강길이가 따라간 곳은 큰 기와집 안에 있는 넓은 방으로 신선의 풍모를 지닌 네 사람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신선의 풍모를 지닌 사람들은 "우리도 유람중인데 심심풀이로 투전을 하고 있습니다.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말을 건넸다.
투전이 시작되기 무섭게 강길이가 투전판을 휩쓸자 한 젊은 신선이 "한 판 승부로 끝냅시다. 귀한 옥구슬을 걸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길이를 당해낼 수 없었던 젊은 신선은 강길이에게 "옥구슬은 귀한 보물이라 월수(지금의 경북 상주 소재 낙동강의 옛 이름)를 건널 때 옥경이라는 여신이 빼앗을지도 모르니 조심하시오."라고 주의를 주었다.
강길이가 월수를 건너려는 순간 별안간 숨겨둔 옥구슬이 사라져버렸다.
강길이는 옥경이라는 여신(이하 옥경)의 소행인 것을 직감하고 옥구슬을 찾아 옥경의 집으로 향했는데 하녀 십여 명이 서서 옥경이에게 "여왕님 얼마 전에 잃어버린 옥구슬의 도둑이 도착했습니다." 라고 말하자 강길이가 "무슨 소리냐, 도둑은 그쪽이 아니냐?" 고 반박했다.
강길이는 옥경에게 내기의 대가로 목을 걸고 옥경이는 6개월 동안 강길이와 함께 살기로 했다.
내기에서 이긴 강길이는 옥경과 함께 살았는데 6개월이 되는 마지막 날 옥경에게 내기에서 져 목을 늘어뜨리는 순간 부인이 찾아와 일으켜 세우기 위해 몸에 손을 대는 순간 꿈에서 깼다.
허망함과 괴이함을 느낀 강길이는 이후로부터 절대로 노름을 하지 않고 오직 부인만을 사랑하며 부지런히 일하여 부자로 잘 살게 되었다고 한다.

독자소감문
용왕이 된 청지를 읽고
김미향씨(43. 야사동)
영천시민이 되었는지 20년이 조금 넘었다. 하지만 청지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어릴 적 내가 살았던 강원도 태백에는 황지 연못이 있다. 물론 연못에 얽힌 전설도 있는데, 이 곳 영천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태백을 찾는 이들의 관광이야기로 한 몫 하고 있다.
영천 나들목을 향하는 이정표를 보면 '청제비' 라는 갈색 표지판을 볼 수 있다. 누구나 '청제비' 라는 단어에 잠시 호기심을 가질 것이다. 물론 나도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보았다.
'푸른 제비! 아니면 뭘까?' 하면서도 쉽게 지나쳤다.
청제비는 도남 농공단지 근처에 있으며 청못를 만든 후에 세운 비석 이라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힘과 지혜를 겸비한 우직한 영천의 옛 조상님을 그려 보았다. 청지의 사연은 비록 전설이지만 좀 더 심사숙고하는 청지였다면 "당나라를 물리치고 훌륭한 천자가 되어 큰 제국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아쉬움이 남는다.
영천은 이제 나의 제2의 고향이며 지금 삶의 터전인데도 불구하고 영천을 대표하는 보물 하나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다. 이를 계기로 '영천에는 어떤 문화재가 있을까' 알아보아야 겠다.
청못은 역사도 오래 되었으며 선조들의 농사발전의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청못을 만들게 된 전설을 전하기 쉽게 잘 다듬어 영천테마 여행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길 바란다.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자기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아주 작은 유물 유적 문화라도 발굴개발한다.
청못은 역사도 오래 되었으며 선조들의 농사발전의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청못을 만들게 된 전설을 전하기 쉽게 잘 다듬어 영천테마 여행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길 바란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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