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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층선 전쟁과 우리 사회의 흑백논리
정치집단간 서로 비난 염려돼
2009년 08월 10일(월) 13:10 [영천시민신문]
 
2001. 9. 11.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에 의한 뉴욕의 세계무역센타와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 공격을 계기로 세계는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는 과연 공존할 수 없는 것인지를 자문하고, 일찍이 이를 분석, 예측한 세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론에 주목하였다. 헌팅턴은 세계 문명을 기독교(서구), 이슬람,중국(중화, 유교), 인도(힌두) 러시아(정교), 불교(티벳,인도차이나) 등으로 분류하고, 문명간의 이질감은 그 경계선에서 지구적이고 광범위한 분쟁 또는 전쟁으로 이어지며, 그 원인으로 민족, 종교, 언어, 인종이 다른 집단간의 정체성의 고수, 이질집단에 대한 적개심에 두고 있다. 근본적인 이질감을 안고 있는 문명의 충돌은 일시 완화될 수는 있어도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계몽시대 유럽의 거의 모든 분쟁(전쟁)이 종교전쟁이었고, 2차대전 후 지속된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간의 분쟁, 중앙 아시아의 이슬람 민족들에 대한 러시아의 병합 및 독립과 분쟁, 코스보에서의 인종 청소, 9.11 사태로 대표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서구문명에 대한 지속적인 테러 등이 모두 종교, 민족, 역사가 다른 이질집단의 정체성을 둘러싼 극단적인 충돌의 예에 불과하다. 최근에만 보더라도 티벳과 신쟝의 독립요구와 유혈폭력시위, 자카르타의 호텔 연쇄 자살폭탄테러 등도 서로 상이한 문명간에 어느 일방이 다른 일방을 병합,통치하거나, 적대시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며, 장구한 역사를 두고 격리되어 누적된 이질감과 경계면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된 충돌과 적개심의 확대, 전파로 현재로서는 그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돌이켜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이질감, 적개심의 확대 재생산으로 또 하나의 단층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남과 북이 다른 체제 아래 대치하며, 60여년을 지내 온 지금 그 이질감은 통일 후의 상당한 기간 통합을 위한 비용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우리가 받아 들여야 할 숙명이라 할 것이나, 한국 내에 정치집단간의 사사 건건 180도 다른 시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이제는 도를 넘어서 이질감과 적개심을 누적, 확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개성공단 근로자가 북에 억류된 상태에서 비슷한 시기에 억류되었던 미국의 두 여기자는 141일만에 클린턴 전대통령의 방북으로 석방되었다. 그것이 현재로서는 북,미간의 어떤 현안문제도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한 인도적인 차원의 여기자 석방이며,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클린턴의 북한방문을 찬양하면서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에 관한 한 완전히 정치적 미숙아이며, 한심한 정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한편 지난 해 관광객 피살 사건 등 북한의 천인공노할 도발행위에 대해서 민주당이 이를 비난하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이 어디에 있던 우리 근로자를 인질로 잡고, 관광객을 사살하고 적반하장으로 사과를 요구하며, 툭 하면 불바다, 전면전 등 가소로운 협박이나 해대는 북한집단에 대해서 특사나 파견하고 머리를 조아리라는 말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민주당의 위와 같은 성명이 반대를 위한 반대였다면 이성을 찾아서 우리 근로자와 어선을 억류하여 인질협상을 기대하는 북한집단을 성토함으로서 균형을 잡으면 될 것이나, 오래된 친북 성향이 누적된 결과라면 더 이상 이질화가 진행되기 전에 이 시점에서 근본적인 자기반성과 수술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는 대한민국인 것이다.
정치권의 투쟁이 국민들에게 염증과 무관심을 일으킨 결과 아예 싸잡아서 '깽판정치'로 폄하하는 태도도 문제이다. 그런 논조는 무엇이 근본적인 잘못인지는 덮어 두고 정치를 무관심의 영역으로 밀어 버리는 것으로 그 무관심 속에 극단적인 투쟁과 이질감은 확대되고 독버섯처럼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식자들이 관심을 갖고 격려하고 질타할 때 우리 정치도 바른 길로 갈 것이다.

-이덕모 전 국회의원

※ 사외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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