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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전설로 무더위 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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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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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18일(화) 09:40 [영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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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에서는 무더위를 식히자는 취지로 내 고장에서 내려오는 흥미진진하고 실감나는 전설을 매주 게재합니다. 전설을 읽은 뒤 원고지 2매 내외의 소감문(이메일 smtime@chol.net 팩스 054-333-1244)을 시민신문사로 보내주시면 채택된 소감문에 대하여 상품권을 보내 드립니다.
1 용왕이 된 청지
2 노름꾼과 옥피리
3 범의 미련
4 봉림사 이전에 따른 전설
5 부처가 된 도둑들
6 불집골의 백사
3 범의 미련
영천에서 남쪽으로 지방 도로를 따라 20㎞ 쯤 가면 오길동(대창면)이란 동네가 있다.
채산을 등에 지고 야산들이 앞을 가로 막고 있어 높지 않은 산이지만 심산유곡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이 동네에는 다른 동네보다 늦게 해가 뜨고 일찍 해가 져 햇빛이 적게 드는 동네이지만 인심이 순후하고 넓지는 않지만 골짝마다 기름진 옥답이 있어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 난 동네이다.
채산에는 갖가지 나물과 약초가 자생하여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어 마을 사람들이 무척 고맙게 여겼다.
그러나 이 채산에는 불길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오랜 옛날 채산 중턱에 범 한 마리와 소 한 마리가 살았다고 한다.
산속에는 몸집이 큰 짐승이라고는 오직 두 마리 밖에 없어 그들은 쉽게 친할 수 있었다.
범은 산속을 헤메다가 기름진 풀이 있으면 채식하는 소에게 일러 주었고, 소는 풀 섶에 숨어 있는 토끼를 발견하면 범에게 알려 주었다.
두 짐승은 이렇게 의지하며 외로움을 달래면서 정이 더욱 깊어져 종족 보존까지 걱정하게 되었다. 소와 범이 새끼를 낳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엉뚱한 걱정에 사로잡힌 두 짐승은 차츰 초췌해지고 기력을 잃게 되었다.
이를 지켜본 채산의 산신은 짐승의 생각이지만 가상스럽게 생각되어 하루는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너희들은 정녕 부부가 되어 자식을 얻고 싶으냐."고 산신이 말했다.
두 짐승은 놀라면서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그렇다면 소가 되고 싶으냐. 범이 되고 싶으냐."
두 짐승은 서로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던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서로가 변신하기 싫으면 똑같이 말이 되는 것이 어떠냐."고 산신이 두 짐승에게 물었다.
그제서야 수긍이 가는 듯이 두 짐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오늘부터 백일 동안 뱀만 먹고 다른 것은 먹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들이 똑같이 말이 될 것이다.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말이 될 수 없느니라."
"하필 왜 뱀을 먹으라고 하십니까?" 두 짐승이 당황하여 물었다.
"이 산에 뱀이 없으면 나도 좋고 너희들도 부부가 되어 자식을 얻을 수 있으니 서로 좋은 일이 아니냐."라며 범을 따로 불러 소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우직한 놈이라 지금은 모르지만 아래 마을에 가면 자기 종족이 얼마든지 있으니 자칫 기회가 있어 떠나기 쉽다고 일러 주었다.
그날부터 두 짐승은 말로 변신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며 버티었다.
그러나 육식하는 범은 그런대로 지낼 수 있었으나 채식하던 소는 말이 아니었다. 아예 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내게 되었다.
산신이 말한 것처럼 소가 마을로 내려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동네와 멀리 떨어진 구룡산 중턱의 준령으로 이루어진 마제로 이주하였다.
두 짐승은 무척 지쳐있었지만 부부가 된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버티었다.
그러던 중 범은 산신이 시키는 대로 채산으로 뱀을 잡으러 떠났고 소만 혼자 끙끙 앓으며 누워있었다.
이때 다른 소 한 마리가 그 앞을 지나치며 풀을 먹다가 의아스럽게 쳐다보았고 누워있던 소도 자기와 흡사하게 생긴 것에 크게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누구냐고 물었고 지나치던 소는 오길동에 사는 소라고 대답하며 뒷산에서 풀을 뜯다가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자기처럼 생긴 짐승은 하나도 없다고 믿었던 소는 의외의 사실에 당혹하여 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하고 길 잃은 소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다.
소 두 마리는 고개를 맞대고 의논하여 도망가면 범이 찾아올테니 아예 힘을 합하여 죽여 버리자고 했다.
얼마 후 범이 돌아와 뱀을 소에게 먹으라고 주자, 소는 빙긋이 웃으며 도저히 견딜 수 없으니 헤어지자고 말하면서 거절하면 혼자라도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때 숨어있던 길 잃은 소가 풀 섶을 헤치고 나타나 종족을 만났으니 함께 떠나겠다고 말했다.
범은 부부가 되기로 약속하고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한꺼번에 무너져 버려 기가 막혔고 혼자서 살 행각을 하니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차라리 둘 다 죽어서 영혼이라도 함께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범은 이를 악물고 덤벼들었다. 소 두 마리도 죽지 않으려고 있는 힘을 다해 싸운 결과 범이 죽었고 소도 지칠 대로 지쳐 오줌 까지 싸게 되었다. 지금도 이 산을 오르는 길을 오줌길이라 한다.
소는 그 길로 오길동을 찾아갔고, 죽은 범은 한을 풀지 못하고 뒤를 따라와 채산 중턱에 범 바위로 굳어져 밤마다 울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마을의 소가 한 마리씩 죽어가 영문도 모르는 주민들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앉아서 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 주민들은 여러 가지로 대책을 숙의했으나 별 신통한 수가 없어 죽은 범을 위해 제사를 올려 넋을 달래 주었고 그 이후부터 마을에서 소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죽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독자소감문
'노름꾼과 옥피리'를 읽고 -김정은(망정동)
방학이 되어 이모네 집에 놀러오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영천 시민 신문에서 영천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금호강변에 자리 잡은 영천 땅에 제일가는 노름꾼 강길.
자신의 집이 불에 탔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름에만 빠져있는 그의 생활은 너무나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투전판을 사랑하는 그 때문에 옆에서 죄 없이 고생하는 강길의 아내는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만일 강길의 부인이라면 거지꼴을 면하기 위해 자신의 귀한 머리도 자르게 한 강길이 너무나도 미워서 보기도 싫을 텐데 남편이 다시는 노름을 하지 않게 되기를 부처에게 비는 것을 보면 아내도 인정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그렇게 고생을 하는 것을 보았으면 반성을 하며 올바른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데 그 반성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의 머리카락과 바꾼 말을 가지고 노름판에 뛰어든 그는 너무나도 한심한 양반이었다.
부인과의 맹세를 져 버린 채 다시 노름판에 뛰어 들었다가 말까지 잃은 강길.
꿈에서 조차도 노름을 하는 그는 대단한 노름꾼이었다.
그를 노름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동기를 마련해 준 것은 신선의 풍모를 지닌 사람들이었다. 옥구슬을 내기로 걸고 시작된 노름판에서 강길은 승리를 거두며 옥구슬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월수라는 곳을 건너다 옥경이로부터 도둑으로 몰리게 되고 그 후 옥경이와 내기를 하게 되었다. 6개월 동안 옥경이와 살게 된 강길. 아무리 꿈이라지만 자신의 노름으로 인해 고생만 하는 그의 아내는 어떻게 걱정을 단 한 번도 안 할 수 있는지 너무나도 한심하고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옥경이와의 내기에서 진 강길이 목숨을 내놓는 순간 부인이 찾아와 그를 살리게 되었고 강길을 꿈을 깨게 되었다. 그는 그제서야 아내의 사랑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사랑을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도 생을 마감하기 전에 노름의 허망함을 깨닫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노름은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노름 하나로 자신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주위사람들은 한사람의 노름 때문에 고통을 받고 고생을 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이 사회에서도 아직까지 노름이라는 것이 남아있다. 노름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이 글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노름에 대한 허망함 때문에 후회를 하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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