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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래시장 활성화 대안없나
현대화사업 원치 않아 ...독립된 5일장 희망
2009년 09월 14일(월) 16:18 [영천시민신문]
 
영천 공설시장은 예로부터 영남의 3대 5일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잇따른 입점으로 재래시장은 침체를 거듭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위기의 재래시장을 구할 방법은 없을까. 본사에서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공설시장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한강이북 최고의 독립장으로 꼽히는 포천 민속장을 찾았다.

1 영천공설시장의 현주소
2 공설시장 무엇이 문제인가
3 활성화 모색…선진지 탐방
① 경기도 포천 민속장
② 부산 국제시장
③ 안동 중앙 신시장
4 현대화사업의 허와 실

3 활성화 모색…선진지 탐방
① 경기도 포천 민속장

ⓒ 영천시민뉴스

강북 최고의 5일장으로 손꼽히는 포천 민속장이 서는 날은 5, 10일이다.
장날을 맞춰 포천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4일 영천을 출발해 4시간여 만에 경기도 포천에 도착했다.
평소 생각했던 재래시장은 영천공설시장처럼 상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는 것으로 생각해 포천시청에 상가번영회 및 회장이 연락처를 물었지만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장날인 5일 취재를 준비하기 위해 전날에 무작정 민속장을 찾았는데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상가라고는 하나도 없고 넓고 기다란 주차장만 있을 뿐 상인도 한 명도 없었다. 순간 재래시장 기획취재 선정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인근 시민들에게 민속장이 열리는 곳이 맞냐고 물으니 내일 장이 선다고 말했지만 상설시장을 많이 본 나로서는 의심스럽기만 해 다음날이 되기를 기다렸다.
장날인 5일 아침. 어제의 넓고 기다란 주차장은 온데간데없고 예전의 영천5일 장처럼 노점형태의 상인들이 두 줄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열돼 있었다.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용성1리 일대에 위치한 민속장은 포천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포천천(일명 한내천) 강변을 따라 약 500m 거리에 줄지어 있었다.
시장 입구가 따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는 곳은 영천의 잠수교처럼 작은 구름다리로 포천 시민들의 왕래가 많았다.
구름다리 입구에는 50대 노점상 아주머니가 저글링을 하면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뒤로 고추전과 어물전을 시작으로 500여 노점상들이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포천 민속장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듯이 지게, 보리개떡 등 예전에 사용하던 물건과 먹거리부터 휴대폰, 액세서리 등 젊은 층이 원하는 최신 유행제품까지 다양하게 있다.
장이 서는 날에는 포천을 비롯해 인근의 의정부, 남양주, 연천 등지에서 하루 4천여 명의 고객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재래시장의 특성상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5일이 토요일이라서 인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물건을 구입하는 새내기 주부들도 많이 보였다.
민속장이 이처럼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복개천 따라 늘어선 장터 어딜 가더라도 후덕한 인심을 엿볼 수 있는 질 좋은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많은 볼거리가 있다는 것에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했다.
민속장을 찾은 박종배 씨(66세)는 "확실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6.25 사변 전부터 시장이 형성됐다. 수입 농산물이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민속장만은 믿을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아직 옛 정취가 묻어있어 구입할 물건이 없더라도 지나가는 길에 구경이라도 하게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장터 입구 어물전에는 민물고기부터 바닷고기까지 모든 생선들이 즐비했고 건어물, 식당, 옷가게, 잡화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품목들이 상가도 없이 천막아래에 진열돼 있다.
민속장은 자체내 질서유지를 위해 상인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이범재 상인회장은 "예전형태의 독립된 5일장으로 최대 규모일 것이다. 포천 시내에서 출발한 민속장은 장터를 3번이나 옮겼지만 고객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다."며 "포천 민속장의 원조는 예전 윗동네(지금은 북한지역)의 약초 등과 물물교환부터 시작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장날 평균 4,000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고 설, 추석 등 대목장에는 배 이상 사람들이 찾는다."며 "상인들은 포천사람도 있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다."고 설명했다.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할 의향에 대하여 묻자 이 회장은 "이곳은 복개천으로 어떠한 건축행위도 할 수가 없다. 예전 행정기간에서 설문조사를 했지만 상인 대부분이 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처럼 독립된 5일장으로 계속 운영하기를 원했다.
경북 안동이 고향이면서 포천장에서 30년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태 씨는 "경북사람을 만나 반갑다. 포천민속장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20% 저렴한 가격이다. 산지 직송과 상가가 없어 유지관리비가 적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다."며 "이곳 상인들은 자부심이 강하다. 외형은 허름하지만 상인간 결속이 강하다. 오늘도 20년전 장사한 상인의 청첩장을 돌릴 정도로 남다른 의리가 있다."고 자랑했다.
실명을 밝히길 거부한 한 아주머니는 "내가 여기서 장사해 자식 모두를 대학까지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포천 민속장은 내 인생의 전부이자 삶의 터전이다."고 말했다.
포천 민속장. 많은 인파가 몰려 든다는 의미의 '도떼기시장'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곳이다.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이 꾸준히 진행되지만 포천장은 예전의 독립된 5일장을 고수하면서 그들만의 삶을 선택해 성공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성공의 뒷길에는 상인 상호간 믿음과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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