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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단체장 정당공천 반대한다
박중보 칼럼
2007년 06월 08일(금) 15:19 [영천시민신문]
 
지난 6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지방선거법개정안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지방의원의 유급제와 기초의원이 정당공천제, 그리고 기초의원의 중대선거구제이다.

지방의회가 유능한 인재들을 유입함으로써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찾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봄직하다. 그러나 기초의회의원의 정당공천제와 중선거구제는 뭔가 개운치 않는 맛이다. 기초의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는 그동안 줄 곳 논란이 돼왔다.

1991년 지방의회의원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여야는 기초의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었다. 당시 여당인 민정당은 기초의회의원 뿐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장까지 정당공천배제를 주장했고, 이에 대해 야당인 평민당은 기초자치단체장은 물론이고 기초의회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주장했다.

민정당이 정당공천배제를 주장한 명분은 중앙의 입김이 작용되는 정당공천제는 지방자치체의 취지와 역행한다는 것이었고, 평민당이 주장한 정당공천의 명분은 지방자치가 발달된 일본과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정당 공천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절충안으로 당시 제1야당 이었던 신민당이 제기한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과 기초의회의원의 공천배제가 채택,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명분의 정치적 이면에는 여야간에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었다. 민정당은 비록 여당이었지만 총선에서 참패를 하고 지방선거에서까지 참패를 당하면 재기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직면해 있었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평민당은 공천이 바로 당선이라는 상황에서 당의 자금조달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6-30 지방선거법개정안의 정치적 이면을 살펴보면 명분을 무색케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 영남의 정서는 지난 보선에서 입증된 것처럼 과거 호남과 다를 바 없다.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자질은 뒷전이고 따 놓은 당상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중대선거 구제를 할지라고 싹쓸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은 소 뒷발로 쥐잡기 식으로 한 두 개라도 건질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감이 맞아떨어진 재정안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지방자치제의 정당공천이 적절한 것인가? 지방자치체가 발달된 선진국에서도 정당공천제가 있다. 그러나 일본의 기초단체인 시-정-촌의 지방의원이 90%이상이 무소속이고, 기초자치단체장의 80%이상이 무소속이다. 지방자치제 하는데 무슨 중앙의 입김이 작용하느냐, 정당보다는 인물과 능력위주로 뽑아서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을 가해다한다는 성숙된 주민의식의 결과이다.

이에 비해 우리주민들의 지방자치제에 대한 성숙도는 어느 정도일까? 왜 골치 아프게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는가? 매년 선거를 하여 예산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 지역의 화합은 고사하고 서로 패를 갈라서 반목 대립만 가중시키고, 누가 되어도 마찬가지고 누가 된 들 나와 무순 상관인가? 당선된 사람만 살 판 난 것이지.

안타깝게도 우리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러한 주민들의 의식을 개혁시킬 기회를 활용치 못했다. 4대 지방선거가 실시된 지난 10여년 동안 자치단체마다 자치대학을 개설했지만 지방자치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시킨 곳을 본 적이 없다. 대부분 춤, 노래, 컴퓨터, 수영, 요리 등 복지행정 수준을 넘지 못했다.

지방자치가 무엇이고, 왜하는지, 중앙과 지방의 관계, 자체단체와 주민과의 관계,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등 이같은 기본적인 의식이 성숙되지 않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루고 있어 원초적인 지역정당이 판칠 수밖에 없었다. 학연 지연 혈연을 연고주의라고 한다. 원초적인 지역정당이란 이 중에서도 지연, 즉 지역감정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편파적인 연고주의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성숙된 지방자치제를 기대할 수 없다.

연고주의를 타파하여 성공한 예는 2002년 월드컵의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 이었다. 그는 한국인의 편향된 연고주의를 간파하고 선수선발의 전권을 요구하였다. 그는 오로지 훈련과 실력을 지고의 가치로 삼아서 마침내 16강을 넘어서 4강의 기적을 이뤄 냈다.

중앙집권시대에서는 시장 군수를 대통령이 임명했었다. 지방자치시대의 임명권자는 주민들이다. 주민들이 지장자치제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원초적인 정치의식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지방자치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 각자가 히딩크가 되어 지방자치에 관한 소양과 정치의식이 정비 될대까지 기초의회의원은 물론이고 기초자치단체장까지 정당공천제는 배제돼야 바람직할 것이다. /박중보 전 경북도의원
칠곡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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