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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평 이응호 선생 생가위치 오락가락?
성내동 13번지 vs 성내동 56번지
2011년 07월 11일(월) 13:52 [영천시민신문]
 
영천시의 문화예술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황성옛터의 작곡가인 왕평 이응호 선생의 생가와 관련해 생존가족(동생)이 기존의 위치와 다른 곳을 지목했는데도 행정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생가의 위치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성내동 13번지인지 아니면 가족이 주장하는 56번지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영천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채 얼버무리고 있는 웃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논란이 왜 생겼나
최근 성내동 소재 숭렬당(국보 521호)에서 41m떨어진 곳에 무인모텔이 건립되자 대다수 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이 왕평선생의 생가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생가의 정확한 위치가 어디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근래까지 왕평의 생가는 성내동 13번지(현재 숭렬공원에 편입)로 인식돼 왔다. 수년전 선생의 동생인 이 모(1929년 청송에서 출생)씨가 왕평가요제에 참석한 후 석류원한식당(성내동 56번지)이 생가라고 주장했으나 당시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가 무인모텔이 건립되면서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왕평 생가인지 몰랐나. 왕평길이 왜 생겼나”라며 무인모텔허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왕평의 동생 이 모씨는 시청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그 집을 구입할 형편이 안됐다.”며 “시에서 도와주고 해야 하는데…. 시에서는 예산이 없어 못 산다고 했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 생가라고 새롭게 주장하는 성내동 56번지 구 석류원이 철거되고 있는 모습
ⓒ 영천시민뉴스

◇정확한 생가위치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위치는 성내동 13번지다. 근거는 왕평의 본적지가 성내동 13번지로 기록돼 있기 때문.
본사에서 생가에 대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논란이 되고 있는 성내동 56번지(구 석류원한식당·현재 모텔신축 중)와 본적지인 성내동 13번지의 토지대장에 기록된 소유주를 일일이 추적했다.
먼저 성내동 56번지의 경우 1909년 최초 토지대장에 등재된 소유주는 문○○이었고 한○○, 허○○, 김○○, 수야전태(일본인), 김○○, 김○○, 김○○ 순으로 여러 차례 집주인이 바뀌었다. 네 번째 소유주인 김○○ 씨의 손녀인 김미경(56·영화초등2회) 효성카톨릭대 교수는 “안채와 사랑채가 다른 시기에 지어졌는데 할아버지가 구입(1932년 소유권 이전)해 3대가 살았다. 그 집에 거주한지 80년이 조금 넘었다”며 “집(구 석류원) 앞과 옆으로 도로가 생기면서 지금은 (집 전체의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그 당시에는 본채 뒤쪽에도 집이 여럿 있었는데 (왕평은) 거기에 살았다는 말을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들었다. 어머니는 이 동네에서 시집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왕평생가가 56번지) 경계 안쪽인지 바깥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덧붙었다.
다음으로 13번지의 경우 왕평 선생의 백부(큰아버지)가 소유주로 등록된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선생의 부친이 13번지나 56번지를 소유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시청 담당부서 관계자는 “당시에는 관공서에 가서 본적지를 만드는데 선생의 부친이 1906년 분가해 성내동 13번지에 본적지를 만들었다.”며 “차남인 왕평은 출생기록도 없고 사망기록도 없다. 13번지에서 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분은 5형제 중 4남 1명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생존가족(5남)의 증언을 의식한 듯 “당시 시대상황으로 볼 때 서류만으로 생가위치를 단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영천문화원 조양각 옆에 세워진 황성옛터 노래비에는 ‘성내동 13번지에서 출생’으로 세겨져 있다.
ⓒ 영천시민뉴스

◇해결책은 없나
각 자치단체마다 실존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을 지역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영천이 배출한 역사적 인물의 생가 위치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영천시문화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 시민들의 시각이다.
시민 김 모씨는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조양각 양 옆으로 모텔을 허가해 줘서 밤에는 조양각 모습보다 모텔의 네온사인만 휘황찬란한 모습을 볼 때 어떤 느낌을 받느냐”며 “하필 유적지 옆 모텔허가라니 도대체 상식이라는 것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비난했다.
일부시민들은 현재 신축중인 무인모텔을 시청에서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사한 민원이 생길 때마다 시예산으로 매입해야 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전민욱 문화해설사(전 영천문화원사무국장)는 “지금까지 지역에서 왕평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연구한 인물이나 단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자료를 취합해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체계적인 연구필요성을 강조했다.

쪾 왕평선생은
이응호(1908?~1940)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대중가요, 영화, 연극분야에서 활동한 대중문화예술인이다.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로 유명한 대중가요 ‘황성옛터’를 비롯해 ‘대한팔경’ ‘비단장사왕서방’ 등 작품을 만들어 민족의 애환을 달랬다. 영천시는 대중가요의 효시로 항일가요 1호인 왕평선생을 기리기 위해 1996년부터 매년 왕평가요제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대상과 금상수상자에게는 가수자격증이 주어진다. 2010년 10월 개최된 제15회 대회에서는 전국에서 69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였다.
장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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