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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후원 연합취재
100세 달성도 장수문화가 있다
2011년 11월 23일(수) 09:42 [영천시민신문]
 

↑↑ 한국 40~50대 기자들과 게이트볼 경기를 하며 건강미를 과시하는 일본 90대 할머니들.
ⓒ 영천시민뉴스

“따~딱”
“오~나이스 샷”
지난 10월 23일 오키나와 북부 오기미 마을의 게이트볼 경기장.
한일 최초의 ‘남녀간 성 연령대결’이라 할 수 있는 필자를 비롯한 한국 남자 기자단 40~50대 취재단과 일본 할머니 80~90대 유이마루(한국말로는 연결된 원이란 뜻) 팀의 대결은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술과 컴퓨터 일로 찌들은 배불뚝 한국 팀들이 일본 할머니 팀에 끌려 다니며 점점 공의 거리가 멀어졌다.
오랜 비행기와 자동차 이동에 따른 시차병 탓이라며 손자뻘 한국 기자들이 어리광 섞인 하소연도 하지만, 할머니들은 매몰차다. 실력이 보통 아니다. 일본 팀의 최고령자는 94세 야마카와 마사루와 93세의 히라라 스미코. 한 시간이 넘어서면서 한국 기자들 몇의 숨이 벌써 헐떡거렸다. 옆에서 일본팀을 응원하는 80~90대 할아버지들의 눈빛도 무섭다. 그들 중 제일 어린 막내는 30분 전에 와서 경기장의 나뭇잎들을 청소한 70세의 헨도나 조이치.
패색이 짙었던 한국 팀이 기사회생했다. 영광군 체육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영광신문 박용구 대표가 내리 5~6개를 따라 잡으며 역전, 겨우 짜릿한 승부를 맛봤다.
나이가 무색하다. 열정에 나이가 없다.
도대체 세계 곳곳이 떠드는 세계의 손꼽히는 장수촌 일본 오기미 마을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80세인 당신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저승에서 90세에 당신을 오라고 하면 100세까지 기다리라고 해라. 우리는 점점 기운이 왕성해져 아이가 된다. 당신도 장수를 원하면 우리 마을에 와서 자연의 혜택과 장수의 비밀을 받아라. 우리 오기마 마을 노인들은 여기가 일본 제일의 장수촌임을 높이 높이 선언하노라”

오기미 마을 입구에 이곳 노인클럽연합회가 세운 장수촌 비석이 현대의술로 노화와 싸움하는 세계 의료계를 조롱하는 듯, “우리는 점점 아이가 되어간다”고 선언한다.
이 마을은 현재 3500여 명이 사는데 90세 이상은 16명 정도다.
요즘 노인들의 소원 가운데 하나가 ‘9988234’라고 한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픈 뒤 사망한다는 뜻이다. 94세의 야마카와 마사루 할머니에게 직설적으로 묻었다.
할머니 장수 비결이 뭐에요? 혹시 장수 음식이나 숨겨둔 비약 같은 거 있으세요?
“뭐여. 난 여기서 태어나 전쟁 때 본토에 갔다가 귀환한 이후 계속 여기서 살았어. 남편은 진작 천국으로 돌아갔고, 난 밭일하고 쉴 때는 게이트볼하고 춤추러 다니고 앉아있을 틈이 없어. 아까도 밭에서 일하는데 멧돼지가 나타나 쫓아내고 왔구만”
그녀는 농사일과 베짜는 일로 한평생을 보냈다. 운동은 주로 게이트볼. 인터뷰 한 날 오전에는 마을의 댐건설을 기념하는 그라운드 골프 대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한참 열심히 설명 중인데, 옆에 있는 히라라 스미코(93)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자, 야마카와 마사루도 따라서 어깨 춤을 춘다. 대충 이런 뜻이다.
“건강하려면 잘 먹고 마음 편하게 가져라. 취미 생활하면 치매가 없고, 이성한테 관심있으면 치매가 없다.”

이미 이곳 오기미 마을은 장수촌으로 알려져 많은 연구가들이 장수의 비결을 내놓았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독특한 식생활이다.
먹는 음식의 78%가 채소류이고 여러 종류의 과일, 콩류를 즐겨먹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콩 섭취량은 하루 평균 60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이한 것은 기존 건강학자들의 권유와 달리 이들이 돼지고기도 좋아한다는 것. 비결은 꼭 삶아 먹는 등 지방을 제거하고 튀겨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전통 음식점인 ‘에미(笑味)의 집’을 운영하는 관리 영양사 겸 요리사인 긴조 에미코(64)는 오기미 마을의 장수노인들이 생산하는 야채를 사와서 다양한 음식을 개발, 일종의 장수음식을 상품화시켰다. 그녀는 지역신문 오키나와 타임즈로부터 지역 공헌상을 받았다. 그녀는 “두부와 해조류, 야채, 고야라는 지역 특산 과일을 여러 음식으로 만들어 제공한다”고 했다.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원주 교수는 “오키나와 사람들은 콩을 일본 본토인보다 1.5배, 생선과 해조류를 서양 사람들보다 20배, 삶은 돼지고기를 일본 다른 지역보다 2.5,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다른 곳보다 1.5배 이상 먹는다”며 “오키나와 100세 장수인들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남자는 약 1400kcal, 여자는 1100kcal 정도로 서양인들이 섭취하는 2400kcal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여 절대로 과식하지 않고 골고루 영양소를 소취하는 것이 장수비결이다”고 분석했다.

백세장수에는 상부상조 문화가 있다
오키나와현의 분석

↑↑ 아직도 농사일을 하고 있는 야마카와 마사루(94)와 이라라 스미코(93).
ⓒ 영천시민뉴스

세계에서 이름 꼽히는 오기미 장수촌을 지역 내에 갖고 있는 오키나와 현은 어떻게 이 마을 바라보고 있을까.
의사출신(내과 전문의)으로 오키나와현 건강증진과를 맡고 있는 쿠니요시히데키 과장은 “오키나와 현은 장수 지역으로 20~30년 전부터 유명했는데, 생활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다른 지역보다 장수에 적합한 것 같다”며 “주민들 사이에 위암 등 성인병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데, 역시 식생활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민들이 야채를 많이 먹고 소금 섭취를 줄이고 기름함량을 줄인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오키나와현의 142만 명 중 100살 이상은 올해 9월 1일 기준으로 920명이다. 이중 여자가 803명, 남자가 117명이다. 65세 이상은 24만670명, 75세 이상은 11만9943명이다. 65세 이상이 총 인구에서 16.9%를 차지한다.
1995년 만들어진 오키나와현 장수지역 선언문을 보면 ‘유이마루’와 'ichariba chode'가 그들의 장수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유이마루’는 혼자서 어려운 사람을 돌봐주는 문화로 상부상조하는 것을 뜻한다. ichariba chode는 “한번 만나면 영원한 형제”라는 그들의 독특한 표현이다. 긍정적이고 상호관심을 갖는 문화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장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오키나와 현은 규슈와 대만의 거의 중간에 위치한 크고 작은 100 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 일본열도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겨울에도 도쿄나 오사카의 봄 기온으로, 일년 내내 온난한 기후다. 이들은 기후가 따뜻해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이웃집을 살핀다. 만약 창문이 닫혀 있으면 무슨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간주하여 찾아가 살피고 도와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장수촌 오기미 마을 돼지고기 요리법은?
돼지고기를 껍질째 무, 다시마 등과 함께 삶아서 기름을 쏙 뺀다.
기름이 빠진 돼지고기를 냉장고에 넣어 하얀 고체 기름이 생기면 그것을 제거한 후 먹는다. 이 과정을 통해 돼지고기의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줄어들어 매일 돼지고기를 먹으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영천시민신문, 군포신문, 목포투데이, 영광신문, 태안신문, 한산신문 연합취재단>
본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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