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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역신문 연합취재
100세 장수시대, 농촌과 도시 대비책이 다르다!
2011년 12월 05일(월) 10:32 [영천시민신문]
 
30년 만에 뇌졸중사망 1위서 평균수명 1위 비결은
나가노 현, 염분섭취 줄이기 등 식생활 개선운동

↑↑ 나가노 현의 장수비결을 설명하는 건강장수과 공무원들.
ⓒ 영천시민뉴스

장수를 하는 비결은 의료의 질일까, 생활 습관일까.
가령 “꾸준히 건강치료를 도움 받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일까?” 장수문제를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쉽게 내던져 볼 수 있으리라. 유전적 요인이나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수명은 달라지겠지만, 의미심장하게 관찰해 볼만한 지역이 있다.
평균 수명은 높은데, 의료비는 적게 드는 곳, 1998년 동계올림픽 개최로 유명한 일본의 나가노 현이다. 이 지역은 일본에서 남성들의 평균 수명이 가장 높은 79.84세로 전국 1위, 여성은 86.48세로 전국 5위를 기록하고 있다.(2005년 기준)
반면 일본의 도도부를 포함한 47개 현 중 1인당 노인 의료비는 가장 적은 편에 해당하는 3번째로 전국 평균 86만5146엔보다 적은 72만1989엔을 기록했다. 가장 의료비가 많이 들어간 곳은 후쿠오카로 108만9424엔이 소요됐다.(2008년 기준)
나가노 현은 의료비용을 많이 안 써도 오래 살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나가노 현의 평균수명은 남자들이 1965년 68.45세로 전국 9위, 1970년 전국 7위, 1975년 전국 4위, 1980년 전국 3위, 1985년 전국 2위, 1990년 전국 1위를 달성한 뒤 계속해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가노현 건강장수과의 하나오카 사키코 계장은 마치 육상 경기장의 기록갱신을 설명하듯 자부심이 넘치는 표정으로 나가노 주민들의 장수 현황을 설명했다. 같은 기간 여성들도 1965년 72.81세로 전국 26위에서 2000년 85.31세로 3위로 끌어 올리며 평균 수명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이는 성과를 가져왔다.
2010년 10월 통계로 보면 100세 이상은 인구 215만 명 가운데 1151명, 65세 이상은 26.5%로 전국의 23%보다 높은 편이다.
나가노 현 건강복지정책과 와타시마 시게오 계장은 “우리 지역은 노인 1인당 의료비가 지난 18년 연속 가장 적은 현이지만, 평균 수명은 남성의 경우 1위일 정도로 장수 지역이고, 집에서 사망하는 노인들도 전국에서 1위라 할 정도로 가족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요”라고 뿌듯하게 자랑했다.
실제 나가노 현 노인들의 입원 건수는 100명 당 69.1건으로 전국 87.7건보다 낮은 전국 46위, 100명 당 외래환자 건수는 1502건으로 전국 1631건보다 적은 41위, 평균 병원 입원일은 26.3일로 전국 33.2일 보다 낮은 45위를 기록하는 등 각종 통계에서 의료비가 타 지역보다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가노 현의 고령자가 타 지역보다 활동적이면서도 가족 간 유대가 강하다는 점은 다른 통계에서도 나타나는데, 고령자 취업율은 29.9%(전국 평균 21.1%)로 전국 1위, 고령자 인구 1000명 당 방문간호이용자수가 13.7명(전국 평균 8.4명)으로 전국 1위, 재택 사망율이 22.8%(전국 평균 17.4%)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수십 년에 걸친 일종의 지역사회의 건강운동에서 비롯되었다고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
하나오카 사키코 계장이 펼쳐 보이는 재단법인 일본식생활협회가 발행한 ‘장수일본 전승의 맛’이란 책에서 “1960년대 나가노 현의 뇌졸중 사망율은 전국 1위였으나 식생활 개선 운동으로 이를 극복하고 남성들의 평균 수명이 전국 1위가 되었다.”는 기록이 눈에 띄었다.
나가노 현의 주민 일체 혈압검진은 1961년부터 시작되어 1964년 소화기 검진, 1965년 혈당검사 등이 실시됐다. 뇌졸중의 위험을 알고 대대적인 염분 섭취 줄이기 운동을 펼친 것은 1981년부터였다.
1만1000여 명에 달하는 건강보도원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식생활개선추진원 등은 주변 사람들에게 소금 섭취를 줄이는 음식의 보급과 각종 만성질환에 대비하는 여러 건강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와타시마 시게오 계장은 지역의 건강 관심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건강보도원 제도는 우리 현이 전국에서 제일 먼저 실시했습니다. 반상회 같은 곳에서 이들을 임명하여 건강과 관련된 과정을 연수시키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건강 관련 앙케이트 조사 및 간단한 건강 정보 전달 등의 임무를 맡겼는데, 이러한 활동이 장기적으로 결실을 본 것입니다.”
나가노 현의 식생활개선추진협의회의 활약도 컸다. 이들은 지역 15개 보건소에서 운영한 건강 영양교실을 수료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1967년부터 결성되어 각종 건강 음식을 전파시켰다. 현재 나가노 현에는 10개 지부 4750명이 활동 중이다.
뇌졸중 사망 1위 지역에서 30년 만에 평균 수명 1위로 끌어올린 변화에는 자치단체의 건강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따뜻한 마을문화 형성이 장수비결
후지미 촌 고바야시 카즈히코 촌장

↑↑ 마을에서 생산되는 장수물을 자랑하는 고바야시 카즈히코 후지미 촌장.
ⓒ 영천시민뉴스

일본의 후지산이 잘 보이는 인구 1만5000여 명의 작은 도시인 후지미 촌(富士見町). 남성 평균 수명이 일본 열도에서 가장 높은 나가노 현의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2011년 10월 27일 오전 8시 59분 현재 최고 연령자는 103세로 3명, 100세 이상은 10명이다. 전체 인구 1만5273명에서 65세 이상은 4472명으로 29.3%. 나가노 현의 평균 26.5%와 전국 평균 23%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이 ‘물자랑’(후지미 마을에서 생산하는 생수의 상표) 물을 한 병 마시면 수명이 1년씩 늘어 납니다”
한국에서 온 기자들에게 능숙한 영어실력으로 마을 세일즈를 하는 고바야시 카즈히코(67) 촌장은 “우리 지역은 주변 산자락이 포근하여 공기가 좋고 물이 좋은 등 환경적인 영향 때문에 옛날부터 장수 노인들이 많다.”고 전하고 “고령자가 고독감을 느끼지 않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돌볼 수 있는 따뜻한 마을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
일본전기주식회사(NEC)에서 중역까지 역임하다가 정년으로 퇴임 뒤, 고향으로 돌아와 2년 전 선거로 당선된 카즈히코 촌장은 “수확기 등 계절마다 노인들을 참여시키는 축제를 늘리고, 도시와 달리 서예, 스포츠, 가요 등 커뮤니티 활동을 강화시켜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후지미 촌은 지원이 필요한 고령자들의 현황을 지리정보시스템과 연동시킨 ‘요원호자(要援護者)지원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 전면 실시를 앞두고 후지미 마을 등 몇 곳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이 시스템은 보호가 필요한 노인들의 주거형태, 치매 등 병력 등을 지리정보와 결합시켜 지원의 효율성을 강화한 것으로 마을 자원봉사자 43명으로 구성된 민생위원들이 활용하고 있다.


야채 많이 먹고 지역민과 꾸준히 대화
후지미 마을의 95세 노인 ‘미야꼬시 유키토’

↑↑ 은퇴한 후 마을 산보로 소일하면서도 건강을 잃지 않은 95세의 미야꼬시 유키토.
ⓒ 영천시민뉴스

1916년에 태어나 한 평생을 후지미 마을에서 살아온 미야꼬시 유키토 옹(95)을 만난 것은 마을 중심 상가의 오래된 카페 ‘미야꼬시’였다.
올해 95세의 노인은 2년 전 정식으로 일터에서 은퇴했다. 야채와 화분, 각종 원예제품 등을 판매했던 가게를 ‘그란도 라인’이라는 마을 단체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더니, 젊은 주부들이 그의 이름을 따 커피와 마을에서 생산하는 과일, 각종 소품들을 판매하는 장소로 변화시켰다.
이제 노년의 그가 일주일에 몇 번씩 들러 사람들을 만나는 장소이자, 지역 신문에도 소개가 된 삶의 흔적이 담긴 명소 카페가 되었다. 구석에서는 벽 난로의 나무 장작이 오랜 대금같은 소리를 내며 타오르고 그의 삶이 하나 둘 이야기되고 있었다.
얼굴에 검버섯도 없고, 주름도 크게 없이 곱게 옷을 입은 그는 아직도 정정한 노신사였지, 은퇴한 95세의 할아버지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손녀 딸이 몇년 전 백혈병으로 죽으면서 담배를 끊으라고 해서 현재는 담배를 안피지.”
특별한 건강 비법이 없이 그저 묵묵히 지난 1952년부터 2009년까지 60여년 가까이 카페 ‘미야꼬시’ 자리에서 야채 가게를 했다는 그의 장수비결은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노동과 삶에의 재미였다.
“아내는 1995년 68세로 먼저 갔지. 아들 하나, 딸 셋이야. 이곳은 산수가 좋고, 사람들이 즐거워. 난 평소에 밥 세끼 거르지 않고 먹고, 가게를 운영했기 때문에 항상 동네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고 살았어. 주로 먹는 음식은 밥을 주식으로 먹고 야채가게를 해서 야채는 많이 먹었어. 아직도 술은 저녁에 건강주로 조금 하지.”
“지금은 아침 식사를 8시 경 하고 낮에는 주로 동네 산보를 하고, 오후 5시 경이면 아들이 운영하는 온천에 둘러보고 밤 8시 경 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신문이나 TV 등을 보면서 소일거리를 삼아. 최근에는 치매 방지를 위해 매일 글을 쓰기위해 노력하고 있어.”
한달에 8만엔(120만원 정도)이 안되는 연금을 받지만 아들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일본 동경 건강장수의료센터가 말하는 장수비결
“나이 들수록 식사 잘하고 잘 먹어라”

↑↑ 치매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동경 건강장수의료센터 히로키 이나가키 연구원.
ⓒ 영천시민뉴스

일본에서 장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동경 건강장수의료센터는 생로병사의 실마리를 풀었을까. 1972년 설립된 이곳은 일본 최초의 고령자연구소로 노인들의 신체적 생리의학, 심리, 사회복지, 가족 내 노인학대 문제 등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 연구원은 90명 그외 비상근 사무직원 등 총 1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중 의사는 약 20명 정도.
특히 정부의 위탁 연구로 최근에는 치매예방에 대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히로키 이나가키 연구원은 “검사 결과 대부분 치매에 걸리는 유전자가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며,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목표를 향해 나가는 사람과 선천적으로 장수 유전자 갖고 있는 사람이 치매도 안걸린다”고 연구결과를 밝히고 “치매는 개인의 생활태도에 따른 정신적인 영역이며 머리 움직임에는 생활태도가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 곳은 올해 ‘쉰을 넘기면 식사를 잘 챙겨라’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장수비결을 언급하여 눈길을 끌었다.
70세 이상 노인 5000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양 섭취가 좋지 않고 마른 체형의 노인의 경우 노화가 빨리 진행될 뿐만 아니라 수명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동맥경화와 당뇨병 등을 우려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장수의 지름길이라는 기존 상식을 뒤엎는 것이다.
장기간 역학 조사에서는 마른 체형의 노인이 더 빨리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인은 대부분 암이나 폐렴 등이다. 특히 마른 체형으로 영양섭취가 나쁘면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쉽다. 저영양 상태 그룹 노인은 고영양 상태 노인보다 10년 이내에 심혈관 질환으로 죽을 확률이 무려 2~2.5배나 더 높았다.
따라서 연구소는 식사를 잘 챙기고 고기와 생선을 다 잘 먹는 등 고칼로리 식사가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권유했다.


<영천시민신문, 군포신문, 목포투데이, 영광신문, 태안신문, 한산신문 연합취재단>

-본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영천시민신문 기자  smtim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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